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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나영 한미약품 부사장 “포기하지 않고 개발한 '에페', 비만치료의 새로운 선택지로”

    [인터뷰] 사노피 권리 반환 이후 국내 임상·상용화까지…“에페는 한미의 도전 정신”

    효과·내약성·치료 지속성의 균형 강조…감량 후 유지까지 돕는 통합 관리·디지털융합의약품 추진

    기사입력시간 2026-11-02 16:02
    최종업데이트 2026-11-02 19:37

    김나영 한미약품 부사장은 “에페는 한국형 비만의 실제 모습에서 출발해 개발되고 검증된 치료제”라며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확보한 임상 근거를 강조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한미약품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지난 10월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GLP-1 계열 비만신약으로, 한국인 비만 환자 448명이 참여한 임상 3상의 40주 중간 분석에서 평균 9.75%의 체중 감소율을 보였다. 한미약품은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자체 생산해 국내 공급을 시작했다.

    한미약품은 에페의 경쟁력으로 체중 감량 효과와 내약성, 치료 지속성, 경제적 접근성의 균형을 내세웠다. 국내 비만 진료 현장에서 흔히 접하는 환자군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비만 환경을 고려한 치료제라는 설명이다. 약물과 앱, 건강기능식품을 연계하는 '토탈 라이프스타일 케어'를 통해 감량 이후의 체중 유지까지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미약품 혁신성장부문장 김나영 부사장은 메디게이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에페는 한미에 단순한 신약이 아니라 새로 도전하는 정신”이라며 “한국형 비만의 실제 모습에서 출발해 개발되고 검증된 치료제라는 점이 가장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2000년 신입사원으로 한미약품에 입사해 마케팅, 개발, 메디컬, 임상, 허가(RA) 업무를 두루 거쳤다. 현재는 신제품개발센터와 제제연구소, 평택 바이오플랜트, 마케팅센터, 혁신기획팀, 사업혁신팀을 아우르는 혁신성장부문을 이끌고 있다.
     
    한편, 에페의 첫 4주 투약분 공급가는 12만9800원으로 알려졌다. 2㎎과 4㎎을 각각 두 차례 투여하는 기준이다. 이후 용량별 4주분 공급가는 6㎎ 22만8800원, 8㎎ 27만7200원, 10㎎ 29만9200원으로 용량이 높아질수록 증가한다. 다만 이는 공급가격으로, 실제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의료기관의 진료·처방 환경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글로벌 임상 5건·약 6000명 데이터 바탕으로 비만치료제 개발
     
    -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어떤 치료제이고, 한미약품 비만치료제 포트폴리오에서 어떤 의미를 갖나.

    에페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주 1회 투여 GLP-1 수용체 작용제다. 사노피와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하면서 5건의 글로벌 임상에서 약 6000명의 데이터를 축적했다. 사노피에서 권리를 반환받은 뒤에도 임상적 가치와 약이 가진 본연의 가치를 중요하게 보고 비만약으로 다시 개발했다. 단일 제품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보는 이유는 당뇨병 적응증, 디지털 융합 의약품, 앞으로 나올 비만 파이프라인을 모두 연결하는 'H.O.P 프로젝트'의 첫 상용화 제품이기 때문이다.

    에페는 제2형 당뇨병 환자 약 6000명이 참여한 글로벌 3상 프로그램을 통해 혈당 조절과 체중 감소 관련 임상 근거를 축적했다. 특히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게재된 4076명이 참여한 'AMPLITUDE-O 연구'에서는 위약 대비 주요 심혈관사건의 상대위험을 27%, 신장 복합결과의 상대위험을  32% 낮춤을 입증했다. 이는 심혈관·신장질환 위험이 높은 당뇨병 환자에서 확인된 결과로, 국내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체중 감량 임상과는 구분된다.
     
    - 사노피에서 권리가 반환된 뒤 비만치료제로 방향을 바꾼 배경은 무엇인가.

    권리 반환 당시 아쉬움과 부담이 컸다. 다만 물질의 안전성이나 효능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사노피의 연구개발 사업 전략이 바뀌어 반환된 것이어서, 물질의 가능성까지 부정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미 글로벌 임상 데이터가 있었고 GLP-1 계열 약물이 당뇨에서 비만으로 확장되는 추세였다.

    한미약품의 개발과 생산 역량이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봤다. 포기하지 않고 비만 적응증으로 새롭게 개발했다. 권리 반환은 개발의 끝이 아니라 방향을 다시 돌린 전환점이었다.

    - 국내 출시와 공급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10월 7일 허가 이후로 신속하게 약물을 공급하기 위해서 허가 과정에서 생산된 물량을 10월 23일 출하하기 시작했고, 10월28일 첫 환자가 처방 받았다. 본 생산 이전 물량이라 출시 초기 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공급망을 세밀하게 관리하고 있다. 환자와 의료진이 신뢰할 수 있도록 생산, 공급, 의료 현장 지원 전반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국내 비만 환경 고려한 임상…“감량 효과·내약성·치료 지속성의 균형이 경쟁력”

    -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기존 비만치료제와 비교해 에페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에페의 경쟁력은 얼마나 살을 많이 빼는지보다 효과, 내약성, 치료 지속성, 그리고 경제성을 포함한 접근성의 균형에 있다고 본다. 국내 3상에서 9.75% 정도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고, 약물투여 이후 발생한 중대한 이상사례(SAE)로 영구적 중단률은 0.66% 정도로 매우 낮았다. 비만은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환자가 치료를 잘 견디고 오래 지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하나는 임상에 참여한 환자군이다. 고도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약제들과 달리 국내 임상에서 BMI 30 미만 환자가 30%, 30에서 35 사이가 52%로 35 미만 환자가 80%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형 비만에 최적화된 약물'이라는 말은 단순히 국내에서 임상을 했다는 뜻이 아니다. 국내 비만 환경에 맞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고 우수한 내약성을 보였다는 뜻이다.

    - 체중 감소율 수치만 놓고 기존 치료제보다 차별화되는 요소는 무엇인가.

    국내에서 이미 사용 중인 비만치료제도 환자의 필요와 상태에 따라 유지용량과 투여기간이 달라진다. 실제 진료 환경은 계획된 증량 일정과 정해진 투여기간을 따르는 임상시험 환경과 차이가 있는 만큼,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체중 감소율만으로 치료제를 단순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에페는 국내 진료 현장에서 흔히 만나는 BMI 27~35 환자군에서 약 10%의 체중 감량 효과와 함께 오심·구토·설사 등과 관련한 우수한 내약성, 낮은 치료 중단율을 확인했다는 점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
     
    - 아무래도 에페에 대한 가격에 대한 관심도 크다.

    단순한 저가 경쟁보다는 비용 부담 때문에 필요한 치료를 포기하거나 중단하는 환자를 줄이는 것이 가격 전략의 기본 방향이다. 환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약물만으로는 완결되기 어려운 만성질환”…에피데이·건강기능식품으로 감량 후 유지 지원

    - 비만치료제에 디지털 치료기기를 결합한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그 배경은 무엇인가. 

    비만 치료에서는 체중을 줄이는 것만큼 감량한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은 약물만으로는 완결되기 어려운 만성질환이라고 본다. 치료 효과의 유지에는 식사와 운동, 수면, 복약, 이상반응 관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지속적으로 이뤄지는지가 중요하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진료실 밖의 생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맞춤형 코칭을 제공하고, 의료진이 치료 경과를 더 세밀하게 볼 수 있도록 돕는다.

    그렇다고 단순히 앱을 추가한 것이 아니다. 약물의 효과를 생활습관 관리와 연결해 체지방은 줄이고 근손실과 요요 위험은 낮추는 건강한 체중 관리를 도모하려는 것이다.

    - 특히 약물에 앱과 건강기능식품을 묶은 '토탈 라이프스타일 케어(TLS) 플랫폼' 구상안에 대해서도 소개해달라. 

    약물 관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감량하고 그 상태를 오래 유지하도록 전체를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에피데이' 앱으로 운동과 식단을 조절하고 이상반응을 관리하며 의료진과 연계한다. 감량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영양과 건강 관리 수요를 고려해 다양한 건강기능식품도 연계했다. 약, 앱, 건강기능식품까지 국내 기업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한미가 모두 개발해 진행한다. 현재는 비만에 집중하지만 한미는 만성질환 약물이 많고 그 영역이 강하기 때문에 앞으로 고혈압, 당뇨병 등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 디지털융합의약품의 허가와 상용화 계획은. 

    디지털융합의약품은 전 세계적으로 선례가 없고 국내에도 허가 사례가 없어 제도적 불확실성이 있다. 규제기관과 계속 논의하는 단계다. 에페글레나타이드 허가를 받은 이후 리얼월드에서 디지털 치료기기와 함께 쓰는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체중 감량 효과뿐 아니라 치료 지속성, 복약 순응도, 생활습관 변화, 이상반응 관리, 체성분과 대사 건강, 감량 후 유지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2028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그러면 에페 단독요법보다 디지털치료기기와 병용을 우선 권고하게 되나.

    두 가지 허가를 생각하고 있다. 에페 단독으로 쓰길 원하는 경우와 디지털융합의약품으로 앱과 함께 쓰는 경우다. 디지털융합의약품이 아직 허가되지 않았기 때문에 먼저 디지털 건강지원기기로 선보여 함께 활용하는 TLS 플랫폼을 구축하고, 디지털융합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으면 훨씬 견고하게 쓰일 것으로 본다. 에페로 시작한 체중 감량을 건강하게 오래 유지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나영 한미약품 부사장은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새로운 치료의 표준이 되는 것이 진정한 제품화”라며 비만·대사질환 분야의 개발 방향을 설명했다. 

    2028년 당뇨병 적응증 확대 목표…제형 다변화·리얼월드 데이터 확보 추진

    - 에페의 후속 개발 전략은 어떻게 되나.

    당뇨병 임상을 진행하고 있어 2028년쯤 당뇨병 적응증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심혈관계 결과 데이터도 갖고 있어 하나의 대사질환 스펙트럼으로 보고 제품 가치를 확장하려 한다. 제형은 현재 오토인젝터이나, 원내에서 주사가 쉽도록 프리필드시린지 제형도 곧 허가절차를 진행한다. 약물 치료와 생활습관 관리를 결합한 디지털융합의약품 개발도 후속 전략의 한 축이다.

    다양한 적응증 추가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추가 적응증에 그치지 않고 국내 비만 기준인 BMI 25 이상 환자들을 리얼월드에서 추적해 환자 특성과 치료 환경에 따른 효과와 안전성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다.
     
    - 에페의 해외 진출 계획도 있나.

    국가별 규제와 급여 환경, 시장 특성을 고려해 현지 전문성을 가진 파트너와 협업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한미약품이 생산과 안정적인 공급을 맡고 파트너사가 허가, 유통, 마케팅을 맡는 모델을 우선 검토하되, 가장 효과적인 방식을 유연하게 선택할 예정이다. 멕시코와 중동에서 추진하는 협력도 지역 맞춤형 전략의 일환이다. 미국과 유럽은 크고 중요한 시장이지만 구체적인 진출 방식과 규제, 허가 요건을 함께 보고 판단해야 한다.

    "최초라는 사실만으로는 부족...새로운 치료의 표준이 되는 것이 진정한 제품화"

    - 의료 현장의 수요를 제품으로 연결할 때 한미가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제품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차별화된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있는가다. 이미 형성된 시장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의료 현장에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먼저 발견하고 새로운 치료 기준과 시장을 만들고자 했다. 아모잘탄, 로수젯, 최근 선보인 아모프렐 등이 그랬고 에페와 디지털융합의약품도 같은 관점이다.

    다만 최초라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차별성이 환자에게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줘야 하고, 의료진이 충분한 근거와 편의성을 바탕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새로운 치료의 표준이 되는 것이 진정한 제품화라고 생각한다.

    - 앞으로 중점을 둘 신약 연구개발 분야는.

    비만과 대사질환을 핵심 성장 분야로 두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하고 나면 후속으로 나오는 GLP-1·GIP·글루카곤 수용체 삼중작용제인 잔트루타이드, 유로코틴(UCN-2) 등을 계속 선보일 수 있다. 한미가 비만 시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계속 구축해 나가는 선도 기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끝으로 국산 비만치료제에 대해 기대를 가지고 있는  의사 독자들에게 한마디.

    에페는 사노피에서 반환받은 뒤 포기하지 않고 본연의 가치를 깨달아 새로 개발한 약물이다. 한미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한미의 도전 과정이 담긴 서사가 있는 약물이다. 체중 감량에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들이 건강하게 감량하고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토탈 라이프스타일 케어 플랫폼을 구축해, 환자들이 건강한 삶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한미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