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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덕수 국무총리 “집단휴진 예고 유감…의대 교수들과 전공의들은 환자 곁 지켜달라”

    2020년 파업 당시 개원의 집단휴진 참여율 10% 미만..교수·전공의·의대생 복귀 설득에 총력

    필수의료 수가 인상·지역의료 리더 양성으로 'K의료' 위상 높일 것...5년간 정원 2000명 유지하고 재논의

    기사입력시간 2024-06-09 14:45
    최종업데이트 2024-06-09 14:48

    한덕수 국무총리는 브리핑에서 의료계 집단 휴진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브리핑에는 기획재정부 최상목 장관, 교육부 이주호 장관,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 등이 배석했다. 사진=정부 e브리핑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무기한 전체 휴진을 결의한 데 이어, 대한의사협회가 오늘 총파업 선언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비상진료체계에 큰 부담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깊은 상흔을 남길 우려가 있습니다. 의료계와 환자들이 수십 년에 걸쳐 쌓은 사회적 신뢰가 몇몇 분들의 강경한 주장으로 한순간에 무너져서는 안 됩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9일 오후 1시 30분 서울본관브리핑실에서 의료개혁 관련 브리핑을 갖고 의료계 집단 휴진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한 총리는 “대학 모집요강 발표와 함께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절차가 마무리됐다. 27년동안 한 명도 늘리지 못한 의대 정원이 비로소 국민과 환자의 수요에 맞추어 확대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 총리는 “대한민국은 이제 의료개혁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국민을 보호하고 의료체계를 되살리고 의료산업을 키우기 위한 큰 걸음”이라고 해석했다.

    한 총리는 “의료계 집단행동 100일이 지나도록 그동안 정부는 계속해서 의료계와의 소통 의지를 밝히고 실천해왔다. 의대 정원에 대해 정부는 의료계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갖춘 통일된 대안을 제시한다면 언제라도 논의 가능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사들 중에서도 침묵하는 다수는 불법 집단행동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국민과 환자는 이들의 편이다”라며 “갈등을 키우는 대신 현장을 선택하는 의사들에게 당신의 길이 옳다는 확신을 드렸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교수들이 휴진을 하거나 환자 곁을 떠나는 일을 아직 예상하고 있지 않다. (집단 휴진을 선언한 17일까지) 남은 기간 동안에 최대한 교수들, 전공의들 모두와 시간과 장소, 주제를 막론하고 대화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이어 “전공의들이 허용하고 받아들인다면 교수들을 비롯해서 의료계와 관련 있는 다양한 분들과 자리를 같이해서 논의를 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가지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정부는 5년간 의대정원 증원 2000명을 유지하되 올해는 대학별 탄력 수요책정에 따라 1509명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5년마다 의사들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계속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보다 완화된 상태로 의료계가 합리적이고 과학적이고 통일된 안을 가져오면 정원에 얽매이지 않고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이주호 장관은 “지난 7일 대학 40개 대학 총장들이 협의체를 구성했고 회장단과 미팅을 했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이나 유급은 불허한다는 데 다함께 공감했다”라며 “학생들이 어떻게든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 이제 40개 대학 총장들과 교육부가 새로 발족하는 의대총장협의체와 함께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보건지부 조규홍 장관은 2020년 의료계 파업 당시 개원으들의 집단휴진 참여율이 10% 미만이었다고 밝히며 "휴진율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집단휴진은 절대 용납돼서는 안 된다"라며 "집단휴진이 최종 결정되고 시행되기 전까지 의료계를 적극 설득하고 그리고 대화를 나누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공의 과중업무 부담 줄이고 의대생 교육 질 저하 없도록 하겠다"  

    한 총리는 전공의들에게 "정부는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라며 “전공의들에게 내린 진료 유지와 업무개시 명령, 그리고 수련병원에 내렸던 사직서수리금지 명령을 철회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전공의들의 과중한 근무에 의존하는 병원 운영 관행은 정당하지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라며 “조속히 전문의 중심의 상급종합병원 운영혁신 방안을 마련해 주요 병원 중심으로 시범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공의의 수련 환경 개선 방침을 강조했다. 정부는 전국 42개 수련병원에서 36시간 연속근무를 단축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의료개혁특위 논의를 거쳐 전공의 연속근무와 주당 근무시간의 단축 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연간 약 4000여 명을 교육시킬 수 있는 임상교육훈련센터를 2028년까지 모든 국립대병원에 단계적으로 확충한다. 

    한 총리는 의대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올 8월까지 대학별 교수 정원을 가배정하고 내년 대학 학사일정에 맞춰 신규 교수 채용을 완료하겠다. 국립대 전임교원 1000명 충원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된 의대생들이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지역특화 수련과정 개발을 포함한 종합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라며 "의대 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의대 교육 선진화 방안을 제시하고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9월에 확정하겠다. 의학 교육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과감히 투자하고 그에 필요한 재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필수의료 수가 인상, 의료사고처리특례법 통과에 주력 

    정부는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해결을 위해 지난 2월 발표한 의료개혁 4대 과제에는 의료계가 오랫동안 염원해 온 종합적인 개혁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필수의료가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수가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첫 단계로 필수의료 분야에 향후 5년간 건강보험 재정 10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식이나 심뇌혈관 질환 같은 중증질환 분야에 5조 원, 저출산으로 타격을 입은 소아와 분만 분야에 3조 원,필수의료 기관 간 네트워크 구축에 2조 원 이상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개흉술이나 개두술 같은 고위험·고난도 수술에 대한 보상도 올해 중에 구체적 개선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 총리는 “이미 올 한 해만 중증·응급 소아, 분만, 심뇌혈관 질환 등을 중심으로 1조 2000억원 이상의 수가 인상을 확정해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증·응급수술 수가는 최대 3배, 6세 미만 소아 심야 진료에 대한 보상도 2배 이상 올렸다”고 했다. 

    정부는 지역의료를 위해서는 국립대병원과 종합병원을 필수의료 중추로 적극 육성하고 지역 내 작은 병원들과의 협력 진료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한 총리는 “지역 암센터 중심으로 암 치료 역량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 특별회계, 기금 등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별도의 재정 지원체계를 신설해 확실히 지원하겠다. 보건의료 R&D 사업도 빠르게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에 대한 방안도 내놨다. 한 총리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사건을 언급하며 “7년 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미숙아 4명이 잇따라 숨지고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이 한꺼번에 법정에 서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긴 재판 끝에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유족과 의료진 모두 큰 상처를 입었고 전국 의대에서 소아청소년과 지원자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민사 1심의 평균 소요기간은 6개월인데 의료소송은 26개월이나 걸린다. 정부는 의료계, 환자단체, 전문가들과 논의해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안을 마련했고 올해 안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의료사고 피해자의 권리구제도 소홀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의대생과 전공의들 해외로 도약, K의료 글로벌 위상 기대"  

    한 총리는 현재 정부가 마련하는 의료정책들이 성공하면 의료는 지금과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리 국민 모두 지방이든 도서벽지든 전국 어디에 살더라도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소아과, 산과, 외과 등 필수의료를 선택하는 의사들이 늘고 충분히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환자와 의사 모두 의료사고 소송 부담에서 벗어나 의사는 소신껏 환자를 치료하고 환자는 빠르고 충분하게 보상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전공의는 수련에 전념하고 전문의가 병원의 중추 역할을 한다. 의대생들은 지금보다 한층 선진화된 의학 교육을 받고 그중 많은 분들이 지역거점병원 수련을 거쳐 존경받는 지역의료계의 리더로 만족스럽게 정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탄탄한 지역 강소병원과 동네 병·의원들이 일상의 의료를 책임지면서 상급병원은 중증·난치병 치료와 연구에 집중하게 된다.  5대 병원을 포함한 우리나라 주요 병원에는 우수한 경쟁력의 한국의 의료서비스를 경험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 총리는 “이제 새롭게 선발되는 의대생들과 과중한 업무에서 벗어난 전공의들은 의학, 의과학 분야와 의료벤처 산업으로 한국을 넘어 해외로도 진출할 것이다. 세계적인 의과학자가 배출되며, 해외로 진출한 의료인들이 K-의료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혁신적인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글로벌 의학기업의 성장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