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백신 수급 불안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자체 구입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현실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정부와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재명 도지사는 15일 경기도의회 임시회에서 집단면역 달성을 위한 경기도 정책을 묻는 질의에 대해 "경기도에서라도 백신을 독자적으로 도입해 접종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1300만명의 경기도민부터라도 우선 집단면역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4차 대유행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중앙정부에 건의해서라도 추가 백신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 (국내 도입 백신 외) 새롭게 타 국가에서 개발해 접종하는 백신들을 도입해 접종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도입된 아스트라제네카(AZ), 얀센, 화이자 백신 등 이외 러시아 스푸트니크V나 중국 시노백 백신 등을 염두해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앙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백신 도입과 공급은 중앙부처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백신의 공급과 예방접종은 중아부처가 통합적으로 실시하는 일"이라며 "지자체 단위에서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손 반장은 "현재 서울과 부산시 등 지자체는 중앙정부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불협화음이 나타나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새로운 백신 도입에는 찬성하면서도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백신을 들여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봤다.
대한감염학회 유진홍 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로 국내접종 백신 외 다른 나라 백신을 독자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대선용 발언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백신을 내년에도 맞아야 한다는 점을 전제했을 때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 백신은 다 이상 안 된다"며 "우리 몸이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면역기능을 점차 축적하면서 제대로 된 작동을 하지 못할 확률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방식으로 개발된 백신은 AZ와 얀센 백신이 대표적이다. 아데노바이러스는 혈소판에 달라붙어 혈소판 감소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로 인해 실제로 AZ와 얀센 백신 모두 혈전 부작용 논란을 겪고 사용이 제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