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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제에 반응 없는 변비 환자라면 배변장애형 변비 고려해야"

[질환 인식 캠페인]⑩ 특히 여성 만성 변비서 완하제 듣지 않고 특정 이벤트 후 발생했다면 의심

기사입력시간 22-05-11 13:46
최종업데이트 22-05-1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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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준성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개원가 질환 인식 캠페인
 
현재 지구상에는 약 6000~8000개의 희귀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새로운 희귀질환이 의학계에 계속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치료제가 개발된 질환은 전체 질환의 약 6% 남짓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치료제가 있음에도 질환이 잘 알려지지 않아 유병률에 따른 예측 환자 수보다 치료받는 환자 수가 현저히 적거나, 진단이 어려워 정확한 유병률조차 파악되지 않는 질환도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환자들이 보다 빠르게 진단·치료를 받고 건강한 사회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일선 진료현장에서 마주치기 드물고 환자가 내원했을 때 반드시 의심해야 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환자가 치료에 적절한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호전이 없는 등 처음과는 다른 질환이 의심될 때 떠올릴 수 있는 질환을 알 수 있도록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① 폐동맥 고혈압: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장혁재 교수
② 유전성 혈관부종: 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장윤석 교수
③ 단장증후군: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문진수 교수
④ 대동맥판막 협착증: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고영국 교수
⑤ 신경병증성 통증: 부산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인주 교수
⑥ 아칼라지아(식도이완불능증):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효진 교수

⑦ 위마비: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이광재 교수
⑧ C. 디피실 감염: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
⑨ 화농성 한선염: 순천향대서울병원 피부과 최유성 교수
⑩ 배변장애형 변비: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준성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변비는 직접적인 원인을 모르는 일차성 변비와 변비를 유발하는 여러가지 약제나 파킨슨 병과 같은 신경질환, 대사질환, 갑상선기능 저하와 같은 내분비 이상 등으로 발생하는 이차성 변비로 나눌 수 있다. 배변장애형 변비는 일차성 변비 중 하나로, 직장까지 잘 도달된 대변이 항문을 통과해 배출하는데 지장이 생겨 발생하는 변비다. 흔히 대장운동이 느려져 대장통과시간이 길어지는, 직장까지 내려가는 것이 어려운 서행성 변비와 비교된다.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준성 교수는 "대변이 직장에 모여 못빠져나가게 되면 변이 딱딱하게 굳는 배변막힘증이 생길 수 있으며, 대변에 의해 압박되고 괴사돼 직장에 궤양이 생기거나 출혈 또는 천공이 발생하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변비 자체의 위독성보다 2차적인 위험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배변장애형 변비는 약제에 반응이 없는 환자라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변비 아형이다"면서 "배변장애형 변비로 진단되면 바이오피드백이라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있으므로 직장 수지검사나 항문직장 기능검사를 통해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이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배변장해형 변비란 어떤 질환이고, 개원가에서 어떤 환자들을 유의깊게 살펴야 하는지, 그리고 진단과 치료법은 어떻게 되는지 알아봤다.
 
Q. 배변장애형 변비(dyssynergic defecation)란 어떤 질병인가요?
정상적인 배변은 직장압이 증가하면서 골반저 근육과 항문 조임근의 압력이 감소해야 하는데, 배변장애형 변비는 배변과정에서의 기능적 부조화로 복부, 직장항문 및 골반저의 근육들이 조화로운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다.

즉, 직장이 변을 배출할 때 밀어내는 힘이 약하거나 배변에 대한 항문주변 근육의 저항성이 증가돼 나타난다. 배변시 항문조임근의 압력이 이완되지 않고 오히려 증가해 나타나는 항문경(anismus)이나 항문조임근 바로 윗부분을 당겨주고 있다가 배변시 느슨하게 풀어주어야 하는 치골직장근이 오히려 수축해 항문직장의 각도가 더 예각으로 되어 대변의 배출을 막는 경우도 포함된다.

이와 같은 골반저 기능 이상은 직장 감각 이상과 흔히 동반되는데, 이로 인해 직장류나 직장중첩증 등의 구조적 이상이 잘 동반된다.
 

Q. 배변장애형 변비의 유병률은 어떻게 되나요?
배변장애형 변비의 정확한 유병률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진단하려면 여러가지 항문직장 기능검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2006년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가 주도해 전국 대학병원에 내원한 변비환자 16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항문직장기능검사 결과를 토대로 분류한 변비아형 중 정상통과형 변비가 45%, 배변장애형 변비 38%, 서행성 변비 7%였고, 배변장애와 서행성 변비가 모두 있는 경우가 10%로 보고됐다. 배변장애형 변비는 항문직장 기능검사가 필요한 난치성 변비의 48%에 이를 정도로 흔하게 나타났지만 기능검사의 위양성율이 높다는 점에서 이보다는 작을 것으로 생각한다.

변비의 유병률은 15%에 이를 정도로 흔하므로 이중 난치성 변비의 약 반수가 배변장애형 변비라면 희귀질환은 아니겠지만, 기능검사를 통해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희귀질환이라고 하겠다. 성별은 여성이 남성보다 3배 흔하고 연령에 따른 차이는 없다고 알려졌다.

Q. 배변장애형 변비의 증상은 어떻게 되나요?
배변시 항문폐쇄감, 배변을 돕기 위한 수조작과 같은 변비 증상은 배변장애형 변비에 특이도는 높지만 예민도는 매우 낮다. 대변의 형태 중 총알과 같거나 덩어리지고 단단한 변, 주당 2회 미만의 배변 횟수나 완하제 남용, 어려서부터 있었던 오랜기간의 변비는 서행성 변비에 더 자주 나타난다. 변비 증상보다 복통, 복부불편감, 항문직장통, 등의 통증이나 가슴쓰림 같은 증상을 배변장애형 변비에서 더 호소하고 항문직장 수술력이 더 많지만 증상이나 병력만으로 배변장애형 변비와 서행성 변비를 구분 할 수는 없다.

원인 모르는 경우 흔하고 전체의 30%만 특정 이벤트 후 발생
 
이 교수는 "배변장애형 변비의 약 3분의 1은 어린 시절에 시작하며, 3분의 2는 성인에서 발생하는데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더 흔하고 전체의 30% 정도만 임신이나 정신적 트라우마 또는 허리 손상과 같은 특별한 이벤트 후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면서 "성인에서 발생한 경우의 특징은 약 5분의 1이 어렸을 때 성적, 신체적 학대 경험이 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성적 학대는 여성에서 흔한데 배변과정이 이러한 나쁜 기억을 유발해 골반저 근육을 수축하기 떄문이라는 가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성적 학대 경험이 있는 여성 환자들은 병원을 자주 찾는 경향이 있고 잔변감과 대변급박감을 자주 호소하지만 직장 감각이 예민한 것은 아니다"면서 "약 반수에서는 단단한 대변을 자주 배출하면서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가 오랜기간 반복되며 배변장애형 변비를 유발한다고 본다. 이들 환자의 50~60%는 직장 감각이 저하돼 있는 특징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만성 변비 환자에서 불안장애, 우울, 강박, 신체화 등이 흔한데, 편집증과 적개심이 배변장애형 변비 환자에서 서행성 변비 환자들 보다 더 흔하다고 알려져 있다. 삶의 질도 배변장애형 변비 환자에서 더 낮다. 배변 시 항문 통증이나 대변 막힘에 대한 공포감은 특히 어린이에서 배변장애형 변비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이 교수는 만성 변비 환자 중 특히 여성에서 일반적인 완하제에 잘 듣지 않고, 정신적인 문제가 많으며, 삶의 질이 떨어져 있고, 어떤 이벤트 발생 후 변비가 발생했다면 배변장애형 변비를 의심해볼 수 있다고 했다.

바이오피드백 치료, 환자 70% 이상에서 효과적이며 안전
 
배변장애형 변비의 진단은 항문직장 기능검사를 통해 이뤄진다.이 교수는 "항문직장내압검사, 풍선배출검사가 가장 도움되고 배변조영술도 진단과 기질적 질환의 감별에 도움을 준다. 이와 같은 기능검사는 일부 병원에서만 가능하므로 쉽게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일차적으로는 일차적으로는 직장수지검사를 통해 어느 정도 진단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배변장애형 변비와 오인하기 쉬운 질병으로 항문의 협착이나 종양이 있다. 이를 감별하기 위해 자세한 병력과 50세 이상이거나 경고증상이 있는 환자에서는 대장내시경검사가 필요하다.
 
또한 배변장애형 변비와 관련된 병으로 직장류, 항문직장중첩증, 직장탈출, 골반저하강증후군 등이 원발성 또는 배변장애형 변비에 이차성으로 나타나는데 이들 또한 대변 배출장애의 원인이 되며 배변조영술을 통해 진단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배변장애형 변비의 약물 치료 반응은 대개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진단되면 일차적 치료로 바이오피드백 치료를 선택한다고 했다. 바이오피드백 치료란 기구를 이용해 배변시 부조화스러운 항문직장 근육과 골반 근육을 재훈련시키는 과정이다.
 
이 교수는 "바이오피드백 치료는 배변장애 환자의 70% 이상에서 효과적이며 2년 이상 장기간 치료 효과가 지속된다. 치료와 관련된 부작용이 없고 안전하게 반복적으로 시행할 수 있으므로 유용하며, 완하제 사용을 줄이고 비용-효과 면에서 매우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바이오피드백에도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은 원인에 따라 외항문조임근의 이완이 주된 문제라면 보톡스를 항문조임근에 직접 주사하거나 항문조임근 절개술을 시행하기도 하나 일반적으로 절반 미만에서만 효과를 보이고 변실금을 일으킬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골반신경에 자극을 주는 자기장치료를 시행하기도 하며 바이오피드백 치료와 유사한 효과를 보이는데 인지장애가 있거나 고령인 환자에서 유용하다"고 말했다.

자세한 진단 방법과 치료 방법은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에서 발표한 '만성 기능성 변비의 진단과 치료 임상 진료지침 개정안 201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변비, 위중한 상태 이를 수 있어…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인식 달리해야
 
그러나 치료를 받더라도 생활습관이 개선되지 않으면 재발이 잦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환자들에게 조언할 수 있는 생활습관 개선 방법을 소개했다.
 
먼저 변의를 느끼는 시간은 위장반사가 일어나는 식후 30분 경이므로 하루 두 번 아침과 저녁 식사를 마치고 30분이 지나면 화장실에 가 배변을 하도록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변의가 생기면 지체하지 말고 바로 화장실에 가도록 한다.
 
배변 시 힘주기는 최대 힘주기의 50~70%만을 사용하며 가로막호흡(복식호흡)으로 날숨을 2배정도 길게 내쉬면서 힘을 준다. 변이 나오지 않을 경우 힘주기를 5분이상 하지 말고 화장실에서 나온다.
 
배변에 좋은 자세는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할 때와 같이 쭈그려 앉아 보는 자세이다. 대부분 좌변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쭈그린 자세가 불가능한데 이때는 다리를 모으지말고 몸을 앞으로 구부려 비슷한 각도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필요하다면 발 밑에 받침을 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을 하고 청국장, 된장 같은 발효식품과 푸룬, 키위 같은 과일을 자주 먹도록 한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도록 하되 과도한 수분 섭취는 자제한다. 직장에 대변이 가득 차 막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손가락으로 파내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흔히 변비를 질병으로도 생각하지 않고 무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 많은 고혈압,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환자들이 변비로 과도한 힘주기를 하는 중 뇌출혈 등 사건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고, 직장내 단단한 대변 막힘으로 인해 직장 궤양이 발생하고 출혈이나 천공이 발생한다거나 물이나 음식물을 토해 기관내 질식이 발생하는 등 위중한 상태에 이를 수 있으므로 변비에 대한 인식을 달리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