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최근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구성한 '의료분쟁 제도개선 협의체'가 의료계로부터 역풍을 맞고 있다.
의료계가 요청해 온 의료사고에 대한 부담 완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정부의 의도와 달리 의료계가 요청해 온 형사부분 면책이 빠진 채로, '소아청소년과'로만 한정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보건복지부가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변호사협회 등 의료계와 법조계를 포함한 전문가와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 소비자계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의료분쟁 제도개선 협의체' 첫 기획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해당 협의체에서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의료사고 피해자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구제와 보건의료인의 안정적 진료환경 조성 및 필수의료 인력 유입 촉진을 목적으로 의료분쟁 제도개선을 위한 다각적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회의에서는 분만 중 사망사고 등 극히 일부에만 적용되던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보상금 제도를 소아청소년과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 논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소식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이 정책은 의사를 원숭이 취급하는 보건복지부의 조삼모사의 연속"이라고 비판했다.
먼저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의 경우 의사가 이를 증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소청과에 확대하기로 한 '국가보상금 제도'의 보상 수준이 최대 3000만원이라는 점에서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떄문이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장은 "최근 의료문제 발생시 법원은 6억 9억 10억 13억 등 의사가 신용불량자가 될수밖에 없는 천문학적인 의사가 배상액을 선고하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겨우 3천만원의 보상액을 환자측에 제시한다고 하면 과연 환자측이 필수의료 종사 의사를 대상으로 민형사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는가라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최근 외과의사들이 의료사고 업무상과실치상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의료계가 가장 요구하는 부분은 형사처벌 면책인데, 이 부분이 제외된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임 회장은 교통사고의 경우 10대 중과실이 아니면 형사면책이 되는데 생명이 위중한 사람을 살리기위해 의료행위를 한 의사에 대한 형사 면책이 없다는 것은 전혀 실효성 있는 대책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임 회장은 다른 필수과에 대한 대책이 제외된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병의원에서 이루어지는 의료행위는 거의 모든 의료행위가 필수의료 행위이기 대문에 사실 필수과가 아닌과가 없다고 본다. 고령의 장벽 얇은 노인환자의 대장 내시경시 천공은 필수의료 행위인가 아닌가. 폐암, 간암, 대장암, 뇌암 수술은 필수의료가 아닌가?"라며 "복지부의 대책은 의사들은 안심하고 환자들은 만족할 대책이 전혀 아닌 생색내기용"이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