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가 지역의료를 아무리 강화해도 여전히 지방 환자들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몰려들어 지방에 환자가 남아 있지 않으면 지역의료 강화 정책은 무용지물이다."
지방 환자들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몰려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의료 이용에 따른 인센티브 패키지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경기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지역의료 붕괴, 지역 간 의료격차' 보고서에 전국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지역의료 국민인식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응급상황 발생 시 골든타임 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응답한 국민은 25.7%에 불과했다. 특히 비수도권 주민은 15.5%로, 수도권(35.3%)과 비교해 심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지역 필수의료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역시 30.6%에 그쳤으며, 비수도권 주민은 17.8%로 수도권(42.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역의료 전반에 대한 만족도 또한 전체 35.0%, 비수도권은 19.5%로 매우 낮았다. 이 같은 불신은 지방의 환자들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쏠리는 현상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응답자의 68.3%는 ‘지역의료의 전문성이 강화된다면 중증질환 진료 시에도 지역병원을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지역의료 이용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는 ‘전문성 강화(69.4%)’를 1순위로 꼽았다.
국민들은 지역의료 이용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장치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응답자의 70.1%는 ‘지역의료 이용에 대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주치의 제도가 도입될 경우 ‘대부분 주치의와 상담 후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35.8%, ‘인센티브가 제공될 경우 주치의를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47.1%에 달했다.
보고서를 발간한 이은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순히 병원을 짓고 의사 수를 늘리는 ‘공급 확대정책’만으로는 지역의료 붕괴를 막을 수 없다”며, “주민들이 지역의료를 신뢰하고,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정책, 즉, ‘의료 이용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프랑스의 경우 주치의를 지정하고 그를 통해 진료를 받을 경우 환자가 지불한 의료비의 약 70%를 건강보험에서 상환받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지역의료를 아무리 강화해도 여전히 지방 환자들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몰려들어 지방에 환자가 남아 있지 않으면 지역의료 강화 정책은 무용지물"이라며 "지역사회 특성에 따른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고, 이런 의료전달체계 내에서 주민들이 주치의를 지정해 등록한 후 지정한 주치의를 통해 지역의료 이용을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주치의를 통한 지역의료 이용에 대한 진료비 또는 건강보험료 감면 등의 인센티브 패키지를 도입한다면 지역 환자들의 지역의료 이용을 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 공공병원을 필수의료 제공과 함께 특정 질병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하고 전문성을 특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지역의료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지역사회에서 명의를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