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담도와 방광, 자궁경부, 자궁내막, 난소, 췌장 등 치료가 어려운 HER2 발현 고형암 환자에게 엔허투(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엠디앤더슨암센터(University of Texas MD Anderson Cancer Center) 펀다 메릭-번스탐(Funda Meric-Bernstam) 박사팀이 2~6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2023, ASCO 2023)에서 DESTINY-PanTumor02 중간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ASCO 전문가인 브래들리 알렉산더 맥그리거(Bradley Alexander McGregor)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이 연구는 아직 승인된 치료제가 없는 HER2 과발현 종양에서 표준 치료 옵션을 모두 사용한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한다"면서 "추가 추적 관찰이 필요하지만 여러 HER2 발현 종양에서 강력한 활성을 보였으며, HER2 발현 수준이 가장 높은 환자에서 50% 이상 반응률을 보였고 안전성 프로파일도 고무적이었다. 엔허투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HER2는 다양한 종양 유형에서 발견되지만 현재 많은 유형의 암, 특히 치료가 어려운 암에 대해 승인된 HER2 표적 치료제는 없다. 엔허투는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가 개발한 HER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HER2 발현 유방암과 HER2 양성 위암 HER2 변이가 있는 폐암에 대해 승인 받았다.
DESTINY-PanTumor02는 담도, 방광, 자궁경부, 자궁내막, 난소, 췌장 또는 기타 종양(유방암과 위암, 대장암, 비소세포폐암 제외) 등 HER2 발현(국소 또는 중앙 검사에서 면역조직화학(IHC) 3+ 또는 IHC 2+)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암 환자 26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상 오픈라벨 임상시험이다. 대상자들은 최소 한 번 전신치료를 받은 뒤 악화됐거나 치료 옵션이 없는 환자였다.
중앙값 9.7개월 추적관찰 결과 엔허투 치료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37.1%였다. 반응 지속 기간 중앙값(mDOR)은 11.8개월이었다. 엔허투는 HER2 발현 수준이 높은 환자(IHC 3+)에서 ORR은 61.3%, mDOR은 22.1개월로 훨씬 더 효과적이었다.
질환 부위 별 ORR은 ▲자궁내막암 57.5%(IHC 3+ 84.6%, IHC 2+ 47.1%) ▲자궁경부암 50%(IHC 3+ 75%, IHC 2+ 40%) ▲난소암 45%(IHC 3+ 63.6%, IHC 2+ 36.8%) ▲요로상피암 39%(IHC 3+ 56.3%, IHC 2+ 35%) ▲담도암 22%(IHC 3+ 56.3%, IHC 2+ 0%) ▲췌장암 4%(IHC 3+ 0%, IHC 2+ 5.3%)로 확인됐다.
연구 참가자들은 대부분 엔허투 치료를 잘 견뎌냈지만 11.6%가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했다. 가장 흔한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메스꺼움, 피로, 혈구 수치 감소(백혈구 감소중)이었다.
메릭-번스탐 박사는 "HER2는 유방암, 위암, 폐암, 부인암, 요로상피암 등 다양한 암 유형에 존재하며, HER2를 발현하는 치료하기 어려운 암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HER2 발현에 대한 임상적 이해를 증진하고 광범위한 종양 유형에서 HER2가 실행 가능한 바이오마커임을 재확인했다. 엔후투가 HER2 IHC3+ 또는 2+ 발현 진행성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DESTINY-PanTumor02 연구에서 추가 생존 결과를 수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