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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련병원 10곳 중 7곳 내과 공백 대책없어..."이번 겨울 대학병원에 입원하지 마세요”

    대전협, 3,4년차 전문의 시험 준비 실태조사...1,2년차 전공의만 업무하면 문제 발생 우려

    기사입력시간 2019-11-04 18:30
    최종업데이트 2019-11-04 18:30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내과 전공의 인력 공백이 예측됨에도 불구하고 수련병원의 대책 마련이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4일 최근 수련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를 대상으로 시행한 ‘내과 3년제 전환 후 인력 공백에 따른 병원별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빠르면 오는 12월부터 내과 3, 4년차 레지던트가 한꺼번에 전문의 시험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대전협은 “이렇게 전국 수련병원의 내과의 인력 공백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3, 4년차 레지던트들의 주요 업무는 아직도 병동 주치의, 협진, 응급실, 중환자실 주치의 순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전협에 따르면 이들의 일주일 평균 평일·당직 횟수는 각각 1.16일, 0.76일로 여전히 주요 업무의 상당 부분을 3, 4년차 레지던트가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내과 업무가 1, 2년차 인력만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물음에 응답자의 65.79%가 불가능하다고 답했고 특히 71.05%는 1, 2년차 인력만으로는 병원에 문제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A 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는 “전공의 한 명 당 30~40명에 육박하는 환자를 담당하게 된다. 업무시간 내에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의료사고 발생 가능성도 증가하게 된다”고 답했다.

    B 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는 “1, 2년차 레지던트가 3, 4년차의 업무를 대신할 수 없다”면서 “중환자·협진 진료의 질도 당연히 저하되며 입원환자도 충당할 수 없다. 따라서 이전보다 환자 케어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수련병원은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협의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내과 인력 공백이 논의돼 인력·업무 분배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28.9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의는 되고 있으나 뚜렷한 계획이 없는 곳은 60.53%, 전혀 진행된 바 없는 곳이 7.89%로 집계됐다. 완벽하게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특히 인력 공백 기간을 기존의 전공의 인력으로 운영한다는 곳이 절반(50%)에 달했다. 기존 전문의 인력이 업무 일부를 대체할 예정인 곳은 36.84%, 정해진 계획이 없는 경우는 21.05%, 업무 자체를 줄이기로 하거나 추가 전문의 인력을 고용한 병원은 각각 15.79%로 극히 적었다.

    C 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는 “절반의 전공의로 의국을 운영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를 맞추라고 하면서 교수들은 4개 년차가 있을 때처럼 일하려고 하니 전공의들의 요구안과 교수들의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D 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는 “담당 환자 수를 제한하기 위해 병원 전체 입원환자 수를 줄여야 하며, 의사 인력의 로딩을 도와줄 수 있는 대체인력을 고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 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는 “전공의법에 포함되지 않는 펠로우를 쥐어짜려는 얘기들이 벌써 오가는 것 같다”면서 “펠로우 2년 필수, 펠로우 입원환자 관리, 기존 전공의 당직 보충인력 사용, 중환자 펠로우 맡기기 등등 펠로우에게 로딩 돌리기가 내과 업무 공백의 해결책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가장 효과적이고 적법한 해결책으로 입원전담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 활성화가 거론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채용 공고를 냈으나 한 명도 충원되지 못한 곳이 36.84%, 일부만 충원된 곳은 28.95%, 계획이 없는 곳이 18.42%, 계획은 있으나 채용 공고조차 나가지 않은 곳이 13.16%를 차지했다.
     
    F 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는 “입원전담전문의의 처우가 더 좋아져야 한다. 특히 정규직으로의 전환이 가능해야 이 제도가 지속 가능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G 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도 “내과 의국 내에서의 관계의 명확화가 필요하다. 전공의 5년차가 아닌 입원전담전문의로서 운영될 수 있도록 표준 근무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면서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병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따라야 한다”고 답했다.

    박지현 회장은 “일선에서는 올해 2달만 버티면 되는 일시적인 문제라 하지만, 기존 4년제로 운영되다 3년제로 단축된 상황이기에 매년 비슷한 시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면서 “파트를 묶어 로딩을 늘리는 병동 당직제, 또 다른 희생양을 양산하는 교수·펠로우 당직제, 응급실 내과 철수 등 의국 차원의 근시안적인 임시방편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부, 병원, 학회 차원의 다각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