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강직성 척추염 척추 손상 전 치료해야”...린버크, 통증과 염증 함께 조절

    [인터뷰] 김태환 교수 “엑스레이 변화 전 진단 어려워…경구 치료 선택지 확대 넘어 조기치료 위한 보험기준 개선해야”

    기사입력시간 2026-08-13 07:52
    최종업데이트 2026-08-13 07:52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태환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강직성 척추염은 젊은 나이에 시작해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지만, 정작 질환 초기에 진단하기는 쉽지 않다. 증상이 시작돼도 엑스레이(X-ray)에서 구조적 변화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진단이 늦어지는 사이 척추와 관절에 구조적 손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발생한 손상은 치료제를 사용하더라도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 결국 강직성 척추염 치료의 핵심은 구조적 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질환을 찾아내고 염증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데 있다는 지적이다.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태환 교수는 최근 메디게이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강직성 척추염은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면 충분히 잘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결국 관절과 척추에 구조적 손상이 생기기 전에 병원을 찾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JAK 억제제에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되면서 소염진통제(NSAIDs) 및 합성항류마티스제(DMARDs) 등 기존 치료 이후 바로 린버크와 같은 경구 표적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실제 치료 현장에서는 여전히 엑스레이상 구조적 변화가 확인돼야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어, 향후 조기진단과 조기치료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등학생부터 시작하는 강직성 척추염…엑스레이 정상이라 진단 놓치기도

    강직성 척추염은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에서 발병한다.

    김 교수는 “빠르면 고등학교 2~3학년 때 병원을 찾는 환자도 있고 최근에는 발병 연령이 낮아지는 느낌을 받는다”며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사회 초년생 환자가 늘고 있는데 학업과 입시, 진로, 취업 등에 대한 고민이 큰 시기여서 질환으로 인한 부담도 더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처럼 증상이 일찍 시작되더라도 곧바로 강직성 척추염으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김 교수는 “증상이 있어도 엑스레이에서 바로 변화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조기진단이 쉽지 않다”며 “처음에는 정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가 시간이 지나 병이 더 진행되고 난 이후 진단되는 환자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성 환자는 증상이 비교적 약하거나 늦게 나타나고 질환 진행도 상대적으로 느려 진단이 더욱 지연될 수 있다.

    진단 지연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한 번 발생한 구조적 손상을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가장 안타까운 환자는 이미 관절과 뼈에 손상이 진행된 뒤 병원을 찾는 경우”라며 “최근에는 치료제나 정보 접근성이 좋아져 과거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20대인데도 구조적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채 오는 환자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발생한 손상은 치료를 하더라도 되돌리기 어렵고 치료 효과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특히 안타깝다”고 했다.

    실제 환자의 약 60~70%는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관리를 병행하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질환을 관리할 수 있지만 일부 환자는 치료에도 계속 악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김 교수는 “진료를 하다 보면 어떤 환자가 앞으로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며 “악화 위험이 높은 환자를 조기에 선별해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 ‘골든타임’은 구조적 손상 전…“이미 뼈 손상 시작되면 늦은 셈”

    강직성 척추염은 아직 질환 자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발병 이후 가능한 한 빨리 염증을 조절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치료 전략이다.

    김 교수는 “처음부터 관절에 손상이 있던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같은 방식으로 치료해 10년간 관찰하더라도 이미 손상이 있던 환자가 더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관절이나 척추가 망가진 다음 치료하기보다 질환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보이는 시점에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구조적 손상이 시작되기 전을 치료의 ‘골든타임’으로 봤다.

    김 교수는 “이미 뼈 손상이 시작됐다면 이후 진행이 더 빨라질 수 있어 그때는 치료 시기를 놓친 셈”이라며 “염증이 많을수록 통증과 손상 위험도 커지는 만큼 뼈가 망가지기 전에 염증을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먹는 약이든 주사제든 소염진통제든 환자의 상태에 맞는 치료를 조기에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학병원에는 여러 의료기관을 거쳐 이미 손상이 진행됐거나 엑스레이에서 강직이 확인된 뒤 찾아오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환자가 질환을 의심하고 일찍 류마티스내과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적인 근육통은 쉬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강직성 척추염에서 나타나는 염증성 통증은 오히려 가만히 있을 때 심해지고 밤이나 아침에 통증이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다.

    김 교수는 “젊은 나이에 허리 통증이 지속되고 쉬어도 좋아지지 않거나 무릎·발목 등이 붓고 아프다면 류마티스내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기존엔 주사제 중심…린버크 급여 확대로 경구 표적치료 선택지 확대

    강직성 척추염 치료는 우선 소염진통제 등 기본적인 약물치료로 시작한다. 충분한 치료에도 질환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생물학적 제제나 JAK 억제제와 같은 표적치료제를 고려한다.

    과거 국내 급여 환경에서는 기본 치료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에게 다음 단계로 급여가 가능한 생물학적 제제, 즉 주사제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김 교수는 “주사제는 염증 조절 효과가 분명하고 초기 치료 반응도 좋지만 치료가 장기화되면 반복해서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불편함 때문에 순응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직장인 등 젊은 연령층이 많다는 점에서 장기간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 편의성도 중요한 치료제 선택 기준이 된다.

    최근 린버크가 기본 치료 이후 바로 급여가 가능해지면서 이러한 환자에게 경구 표적치료제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김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젊은 연령대가 많아 장기간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 편의성이 특히 중요하다”며 “주사할 때의 통증이나 반복 투여에 따른 부담을 고려하면 린버크와 같은 경구제가 젊은 환자에게 보다 편리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SELECT-AXIS 1 임상연구에 직접 참여한 경험도 소개했다.

    김 교수는 “효과는 매우 좋았다. 임상연구를 할 때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와 가장 먼저 ‘좋아졌다’고 이야기하는지를 보면 어느 정도 치료 반응을 체감할 수 있다”며 “효과가 빠르고 부작용 부담이 적다면 분명 매력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고, 특히 젊은 환자에게 장점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젊은 환자가 많은 만큼 장기 안전성과 결혼·임신·출산 등에 대한 데이터 축적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젊은 환자는 앞으로 결혼과 출산을 고려해야 하고 수십 년간 치료를 이어갈 수도 있다”며 “약 자체의 효과는 충분히 확인된 만큼 향후 장기 데이터가 더 쌓인다면 활용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사 부담 컸던 젊은 환자에게 경구제 의미”…환자별 선택권 중요

    실제 임상에서는 치료제 투여 방식에 대한 환자의 선호도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김 교수는 “생각보다 젊은 환자 중 주사에 대한 부담이나 두려움이 큰 경우가 많다”며 “이런 환자에게 경구제가 줄 수 있는 치료 부담 감소와 편의성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특히 린버크는 척추 증상뿐 아니라 강직성 척추염에 동반될 수 있는 다양한 증상을 고려해볼 수 있는 치료 선택지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이름과 달리 척추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 아니다. 무릎과 발목이 붓는 말초관절염을 비롯해 발뒤꿈치·발바닥 통증, 장이나 피부 증상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김 교수는 “린버크의 치료 효과 역시 척추 증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관절이나 발뒤꿈치·발바닥 통증, 장·피부 증상 등 여러 동반 증상을 가진 환자에서는 보다 적합한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제가 최선인 것은 아니다.

    그는 “실제 처방에서는 효과뿐만 아니라 부작용, 장기 안전성, 환자의 생활 방식과 선호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결국 환자마다 적절한 약을 선택할 수 있는 치료 선택권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급여 확대됐지만 여전히 엑스레이상 강직 요구”…조기치료 가로막는 기준 개선해야

    생물학적 제제와 JAK 억제제 가운데 환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급여 확대가 이뤄졌지만 김 교수는 국내 강직성 척추염 치료 환경에 여전히 중요한 숙제가 남아 있다고 봤다.

    대표적인 문제가 진단과 급여 기준이다.

    현재 보험 적용에 활용되는 강직성 척추염 진단 기준은 엑스레이에서 천장관절의 구조적 변화가 확인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김 교수는 “현재도 보험 적용에 활용되는 진단 기준은 1984년에 마련된 기준으로, 엑스레이에서 뼈의 손상이나 강직이 확인돼야 한다”며 “그러나 이미 강직이 진행된 다음 치료를 시작하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조적 손상이 나타나기 전 단계에서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기준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즉 좋은 치료제가 있어도 구조적 손상이 확인될 때까지 기다려야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면 ‘조기치료’라는 목표와 제도가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보험 기준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조기치료가 실제 구조적 손상과 강직의 진행을 줄인다는 근거가 충분히 축적돼야 한다.

    김 교수는 “임상시험에서처럼 실제 진료에서도 효과가 좋은지, 더 나아가 약을 조기에 사용했을 때 척추 손상과 강직의 진행까지 막을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일찍 치료한 환자에서 실제 강직이 덜 진행되거나 예방된다는 근거가 쌓인다면 국가도 보험 적용의 필요성과 가치를 보다 분명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강직성 척추염 치료가 결국 악화 위험이 높은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고 구조적 손상 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좋은 치료제가 나온 만큼 질환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일찍 선별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련 진료 경험과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면 악화 위험이 높은 환자를 보다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고 향후 진단과 보험 기준 역시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강직성 척추염은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면 충분히 잘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구조적 손상이 생기기 전에 환자를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