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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기각’ 결정에 멀어진 의료 정상화…"10년 뒤 공공복리 위해 지금의 공공복리 포기"

    전공의∙의대생 "예상한 기각, 복귀하지 않을 것"…의대교수들 "제자들 설득 위한 최소한의 명분도 사라져"

    기사입력시간 2024-05-16 19:49
    최종업데이트 2024-05-16 19:49

    지난 4월22일 서울법원청사 앞에서 의대증원에 반대하며 피켓을 들고있는 의대생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법원이 의료계가 제기한 의대증원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전공의∙의대생들의 복귀가 더욱 요원해지는 모습이다.
     
    16일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는 의대교수∙전공의∙의대생∙수험생 등이 보건복지부 장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증원 처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각하,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의대교수∙전공의∙수험생에 대해선 이 사건 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에 불과하다고 보고 신청을 각하했다.
     
    의대생들에 대해서는 집행정지 신청 적격은 물론이고, 교육받을 권리 등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의대증원 처분을 정지할 경우 필수∙지역의료 회복이라는 공공복리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기각 결정을 내렸다.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서울고법의 기각 결정에도 복귀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사직 전공의 A씨는 “전공의들은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는 자포자기 심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직 전공의 B씨도 “(정부가) 멈추지 않는 이상 전공의 내부적으로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의대생협회 관계자는 “기각이 나올 걸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며 “의대생들은 지금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원이 인용 판결을 내릴 경우 전공의∙의대생들의 복귀를 위한 최소한의 명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의대 교수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수도권 소재 의대교수는 “법원이 인용을 했다면 (전공의∙의대생들을) 설득을 해서 복귀시키려는 노력을 해볼 수 있었을텐데, 지금은 그런 가능성마저 없어져버렸다. 이대로는 의대생부터 전공의까지 11개 연차가 전원 유급인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전공의∙의대생 복귀가 어려워지면서 의대 교수들의 이탈과 대학병원의 위기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충북의대 배장환 교수는 “학생과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교수가 이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의사 인력 구조가 취약한 지방 국립대병원부터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당장 내년에는 전문의와 신규 의사가 배출되지 않는다. 재판부는 공공복리를 기각 이유로 들었는데, 10년 후의 공공복리를 위해 올 하반기와 내년에 다가올 공공복리를 포기한 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