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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 AI 회사, 건보 장벽에 해외로 눈 돌려…정부, 국제 기준 선도해야"

    의료인공지능학회 김휘영 총무이사 "국내 AI 솔루션 110개 인허가에도 해외 인지도 낮아…국가 역할 강조"

    기사입력시간 2022-09-17 08:59
    최종업데이트 2022-09-17 10:17

    사진=한림원 심포지엄 온라인 생중계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우리나라 의료 AI 기업들이 국내의 높은 건강보험 적용 장벽에 막혀 해외 진출로 활로를 찾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해외 규제와 교차검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국가가 직접 나서 전 세계 AI 의료기기의 규제기준을 선도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 김휘영 총무이사(연세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는 16일 대한민국의학림원에서 개최한 ‘의료 AI 교육 및 해외진출 지원’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내용을 주장했다.
     
    김휘영 이사에 따르면 2018년 세계 의료 AI 및 영상기기 시장은 이미 9000만 달러를 달성했고, 연평균 42.2%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표 의료 AI 기업들은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 예로 우리나라 의료 인공지능 기업 뷰노는 AI 기반 의료영상 분석 솔루션을 개발해 2021년 매출 22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178억으로 매년 적자 폭이 커지면서 5년째 만성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김 이사는 그 이유가 개발된 AI 솔루션이 수익을 내기 위해 꼭 필요한 ‘건강보험 적용’의 장벽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진=한림원 심포지엄 온라인 생중계 갈무리
    실제로 우리나라 AI 의료기기 허가 건수는 110건에 달하지만 건강보험 적용 건수는 0건이다. 우리 정부는 신의료기술인 AI 의료기기에 높은 수준의 임상적 유효성 근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많은 회사가 멋진 의료 AI 솔루션을 만들어도 임상에서 쓰려면 비용이 들어간다. 누군가는 비용을 내야 하는데, 유효성이 있어야 비용을 준다고 얘기한다. 그런데 정말 좋은지 알려면 써봐야 한다. 이런 갈등이 무한 반복되면서 좋은 기술을 임상에서 검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의료 AI 회사들은 AI 솔루션 개발에 투자하고 연구 개발해서 임상시험과 인허가를 받는 과정도 어려운데, 보험 수가를 받기는 더 어려워 힘든 시간을 보낸다”고 설명했다.
     
    이에 의료 AI 회사들은 결국 해외 진출을 하나의 생존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국내에 상장된 의료 AI 회사들이 우리나라 보험 수가 적용을 기다리기보다 해외 진출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의료 AI 기업들은 회사 개별 역량으로 봤을 때 해외와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따라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의료 AI 기업을 위해 국가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기업들이 우리나라와 다른 해외 규제 제도를 파악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미국, 호주, 유럽 등 해외 국가의 규제 제도에 발맞춰갈 수 있도록 통일성을 만드는 것도 국가의 역할이다. 그래야 우리나라에서 개발되고 인허가받은 의료기기가 해외에 수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사진=한림원 심포지엄 온라인 생중계 갈무리

    김 이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 국제 규제기준을 선도하고 이를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원활히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에서 만든 ‘의료기기 단일 심사 프로그램(MDSAP)’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현재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브라질 등만이 가입해 의료기기 안전과 품질관리를 위한 국제 기준에 따른 공동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각 나라는 자기들에게 유리한 규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 성능평가 표준개발 관련 규제 개발 등에 참여해 이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 교차검증과 임상시험 진행도 국가 주도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으로 언급됐다. 김 이사는 “실제 대상 기업을 찾아가든지 해외에 있는 나라와 병원을 매칭하는 시스템 그리고 해외 규제 부분은 개인 기업이 하기 힘들다. 이 부분은 국가가 기업을 도와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는 “최근에 호주에 가서 우리나라 의료 AI 솔루션 현황에 대해 소개했는데, 처음 듣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나라 현황이 논문으로도 많이 나왔고, 해외에 진출하려는 업체도 많아서 충분히 알려졌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라며 "미국에서 나온 의료 AI 솔루션이 150개가 넘지 않는데, 우리나라는 이 작은 나라에서 110개가 나왔다. 이 사실을 외국에서 모른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가의 홍보 역할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