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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헬스시대, '의료데이터' 활용 방안은?

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 '마이헬스웨이∙디지털 건강관리시스템∙익명화 및 보안 강화' 등 제시

기사입력시간 21-11-24 20:28
최종업데이트 21-11-2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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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수많은 의료기관과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집되고 있는 의료데이터는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의료계 전문가들은 보건산업진흥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건산업정책연구 Perspecitve’를 통해 그 방안을 제시했다.

“데이터 댐 아닌 마이헬스웨이 개념 적극 활용”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신수용 교수는 보건의료 데이터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서는 데이터 댐 구축이 아닌 마이헬스웨이의 데이터 고속도로 개념을 적극 활용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신 교수는 먼저 건강 정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양질의 빅데이터 수집이 쉽지 않은 국내 상황에 대해 지적했다. 국내 의료기관들은 병원정보시스템 도입률이 매우 높은 반면, 데이터 활용을 위한 임상데이터웨어하우스(CDW)를 구축 비율은 여전히 낮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이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진 시스템임을 보여준다”며 “이로 인해 데이터 활용 시점에서 고려해야 하는 데이터 품질 관리 등이 활발하지 않고, 병원정보시스템도 개별 병원들이 각각 구축하다보니 데이터의 표준화 수준도 미비한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데이터 표준화 문제가 진료정보 교류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 신 교수의 지적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올해초 마이 헬스웨이(My Healthway)  플랫폼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이 헬스웨이는 국민들이 개인 주도로 자신의 건강정보를 한 곳에 모은 뒤 원하는 대상에게 보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마이헬스웨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는 데이터 표준화와 질관리는 물론 데이터 제공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신 교수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데이터 댐 사업의 개념이 마이 헬스웨이 개념과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댐은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해 필요한 학습용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사업인데 보건의료데이터는 기관별로 데이터 표준화가 미비해 데이터 통합이 쉽지 않고, 통합된 데이터들도 학습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고품질일지 장담키 어렵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데이터가 자연스럽게 교류될 수 있는 방안이 없는데 억지로 댐을 만들어봐야 유의미한 데이터들은 모이지 않는다”며 “이렇게 억지로 모을 때는 데이터 크기에 집착하게 돼 실제로 필요한 데이터가 아닌 홍보용, 과시용 데이터들만 모으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데이터 활용을 위해선 데이터 댐이 아닌 마이 헬스웨이 고속도로 개념을 적극 활용해 데이터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구축하고 해당 통로를 컨트롤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건강관리 시스템 구축으로 맞춤의료 제공"

서울의대 예방의학과 홍윤철 교수는 디지털 건강관리 시스템 구축을 제언했다.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증가가 사회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예방∙관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건강관리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미래의 의료서비스는 ‘스마트 기술’에 기반한 맞춤형 건강관리가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를 위해서는 분절적으로 퍼져있는 건강정보를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존에는 여러 병원을 다니는 한 환자에 대한 정보가 개별 병원마다 각각 분산된 형태로 존재해 제대로된 정보 파악이 어렵고,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았는 데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플랫폼 의료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지역사회 주민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건강관련정보와 지역사회 의원과 전문병원 및 최상급 병원의 모든 데이터를 서로 연결하기 위한 의료정보의 교환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문제를 해결하면서 정보 교환의 표준을 만들어 나가고, 이를 통해 각 병원의 전자의무기록을 전자건강기록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개인의 생활환경 정보까지 더해진 개인건강기록을 클라우드에 올리고 의료플랫폼을 통해 서비스가 제공되면 맞춤형 건강관리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교수는 이 같은 디지털 건강관리 시스템이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큰 장점을 가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동능력 상실이나 복지비용 측면에선 질병 전 단계에서 신체 상태를 가역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증가시켜 비용을 절감하고, 치료비용 면에서도 약제, 검사 등의 고비용 의료행위가 아닌 저비용의 건강개선방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홍 교수는 의료서비스 제공자인 의료진 입장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아직 부족하고, 제공되는 서비스도 산발적∙분절적이라 의료서비스 이용자도 유용성을 체감키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다양한 센서와 디지털 기술을 의료체계와 연계하려면 우선 이런 디지털 건강관리 시스템이 의료제공자, 이용자 모두에게 편의성∙유용성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공동의 이익을 바탕으로 디지털 건강관리 시스템을 설계해나가며 의료계, 시민단체 등과 협의구조를 만들고 관련 법률을 정리해 실제 운영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접근성 높아질 의료데이터, 익명화와 보안 중요”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박준범 교수는 디지털 의료데이터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언급하면서도 이를 통해 접근성이 제고될 의료데이터에 대한 익명화와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병원들의 전자 차트 도입으로 다양한 형식의 병원 의무기록들이 정리되기 시작했지만 디지털화와 규격화가 개별 병원마다 다르게 진행된 관계로 여전히 활용성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개인들의 사용이 늘어난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웨어러블 기기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는 이미 디지털화가 돼있단 점에선 고무적이지만 그 역시 회사별로 제각각이라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 같은 표준화 과정을 거친 데이터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접근∙분석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며 “최근 의료용 데이터 댐 구축 사업이 본격화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교수는 이러한 과정이 의료진에게 유의미하고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단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보안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양한 형태의 실시간 의료데이터가 한 명의 개별 환자와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하나의 숫자 나열에 불과하다”며 “하지만 복잡하게 얽힌 데이터들이 한 명의 개인과 연결되는 순간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보여줄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병의 위험 인자를 보여주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다만 “성별, 나이를 비롯해 질병의 발생과 입원, 사망 여부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한 번에 노출돼 버릴 수 있다”며 “드문 질병이나 흔하지 않은 양상의 질병일 경우 특정인을 추정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박 교수는 “다양한 방식으로 습득된 의료용 데이터와 개인의 생체 신호 데이터들을 철저한 익명화 과정을 거쳐 보관해야 한다”며 “얽혀 있는 모든 데이터의 구조는 분석을 위한 자료로서만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