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원격의료를 허용해왔던 국가들에서 사용량이 크게 증가했으며, 이에 대한 투자가 활기를 띄면서 지속적인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글로벌 보건산업동향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진흥원이 글로벌 회계·컨설팅업체인 맥킨지(McKinsey) 보고서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미국의 원격의료 시장이 코로나19로 급격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4월에는 같은 해 2월 대비 원격의료 이용 횟수가 78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넘게 이어지는 팬데믹 상황에서 원격의료는 의료 서비스 제공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가상의료·하이브리드 가상의료·직접대면의료라는 새로운 의료 모델의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원격의료 사용 빈도수 증가 현상은 감염병 확산 방지 뿐만 아니라 원격의료를 사용하려는 소비자들과 원격의료를 활용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의사들, 원격의료를 보다 손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의료비 환급 대상으로 지정하는 규제 변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국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는 올해부터 원격의료 서비스에 대한 의료비 환급코드를 적용했는데, 이를 통해 원격의료 서비스의 확대에 긍정적인 작용이 이어졌다.
원격의료에 대한 소비자와 의사의 태도 역시 보안 우려 등 장애요인으로 인해 일부 부정적이었으나, 팬데믹 확산 초기는 물론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팬데믹 이전 대비 38배 증가한 이용현황을 보이고 있다.
맥킨지의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소비자들 약 40%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원격 의료를 사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는데, 이는 팬데믹 이전 조사결과인 11%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조사 대상 의사의 84%는 가상 진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57%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제공할 의향을 가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조사에 응답한 내과의사 58%는 펜데믹 상황 이전에 비해 원격의료에 호의적이라고 했다.
원격의료 사용량 증가에 따라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투자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2020년 기준으로 벤처 캐피털의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투자는 2017년 대비 3배나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 자금시장에서 벤처 캐피털에 의한 디지털 헬스 분야 자금조달은 147억 달러 규모로 지난해 연중 투자규모 146억 달러 수준을 초과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 투자 규모는 2019년 총 투자 금액의 2배 수준으로 2021년 한 해 동안 250억~300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진흥원은 "원격의료는 반복되고 일상적인 진단·치료에서 편의성을 크게 제고할 수 있으며, 특히 환자들을 필요한 진료 분야나 중증도 정도에 따라 분류하는 '디지털 환자 접수' 등에서 강점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현재 초기 상태에 불과하지만 향후 상품의 종류가 다양화되고 편리성 제고에 따라 크게 확대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격의료는 행동 치료나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한 영역에서 접근성을 크게 개선할 것이다. 의료인력이 크게 부족한 정신과, 소아정신과 영역에서 높은 성장이 예측되며, 중증 상황을 극복하거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는 원격모니터링·디지털치료기와 결합한 서비스 모델이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격의료 발전을 위해서는 서비스 모델 확장 뿐 아니라 데이터 통합과 데이터 흐름을 개선하고 의료활동과 원격의료 시스템을 통합하는 한편 인센티브 확대 등 의료비 환급 제도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