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시장 신흥 강자 출현 등 7가지 트렌드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의료기기 시장은 새로운 기술 개발을 통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을 접목해 새로운 기업이 출현하거나 전통적인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런 디지털 헬스를 규제가 아닌 혁신기술을 통한 산업 성장의 기회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만약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성장 한계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의료기기 시장은 3890억달러(420조원)의 규모에 이르며 연평균 5.2% 성장해 2022년까지 5298억달러(57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비즈바이즈, 카르마 의료정보, 딜로이트 컨설팅 등에서 전망한 2018년 의료기기 산업 트렌드에서 눈에 띄는 내용을 살펴봤다. 세계 의료기기 상위권 회사는 메드트로닉, 존슨앤드존슨, 지멘스 헬시니어지, 필립스 헬스케어, 벡톤디킨슨, 스트라이커 등이 있다.
①전통 강자 이외의 새로운 기업 출현
새로운 의료기기 기술 개발은 전통적인 의료기기 시장의 강자만이 아닌 새로운 스타트업 등이 진입할 기회를 만들었다. 그동안 의료기기 시장은 폐쇄적이고 진입장벽이 높았다. 새로운 기술은 의료기기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문호가 개방된 셈이다. 스타트업 등은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기존의 의료기기 회사들도 그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혁신 기술을 장려하고 있다. FDA는 지난해 의료기기 시장 진입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파일럿 형태의 사전 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 핏비트 존슨앤드존슨 로슈 베릴리 피어테라퓨틱스 포스포러스 타이드풀 등이다. FDA는 사전승인한 회사가 개발한 제품은 신뢰할 수 있다고 인정한 대신 이들 회사가 만든 개별 제품에 대한 심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
②소규모 회사도 R&D 투자 늘려
직원수 50명 이하의 소규모 의료기기 기업이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을 늘리고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규모 회사의 61%가 R&D 비용을 늘린다고 응답했다. 그동안 소규모 의료기기 회사는 R&D 비용의 대부분을 제품 개발을 끝낸 이후 임상시험에 썼다.
하지만 의료기기 제품이 늘어나고 웬만한 품목은 개발이 완료되면서 R&D 없이는 회사가 생존할 수 없게 됐다. 처음부터 새로운 제품 개발의 수요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부터 R&D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또 새로운 기술을 상품화하고 이를 시장에 도입하려고 할 때 영향력있는 사람들(인플루언서)과 공동 연구를 진행할 필요성이 따른다.
소규모 의료기기 기업의 72% 이상은 올해 안에 R&D 투자를 실현할 것이라고 했다. 의료기기 회사들은 매출액의 7%만 R&D에 쓰고 있지만 이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③환자 맞춤형 기술 개발
의료기기 기업은 환자 맞춤형 치료가 확대되면서 환자 개별 치료에 필요한 제품 개발을 늘리고 있다. 일부 환자는 특정 질병을 치료할 때 흔하게 쓰는 약물이나 치료법에 대해 부작용이 더 크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개인 맞춤화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그들에게 이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기기 기업은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거나 개인 맞춤형 치료를 위한 생체 측정기기나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환자 치료를 극대화하고 아직 개발되지 않은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④블록체인 기반 EHR 시스템
블록체인 기반의 통합 전자건강기록(EHR) 시스템이 급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록체인 기술은 암호화, 네트워크 등 다양한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인터넷 장부(혹은 데이터베이스)를 한 곳에서 관리하는 게 아니라, 여러 주체가 동일한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EHR에 대해 상호운용성과 보안 문제를 보완해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건강기록은 개인과 개인 간 블록 형태로 공유할 수 있다. 중앙 저장기관이 아닌 개별 저장공간에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 필요한 부분만 공유하는 만큼 보안이 강화된다. 이밖에도 블록체인은 정밀의학, 환자 중심 의료시스템 등 다양한 용도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의료기기 기업의 빅데이터 활용은 새로운 제품 개발을 위한 필수적인 트렌드가 됐다. 빅데이터는 더 나은 환자 치료를 위한 분석과 기술 개발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환자를 상대로 예상 치료 반응이나 회복 시간 등을 예측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술 개발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빅데이터 분석은 질병을 예방하고 개인화된 치료를 위한 기술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 환자의 생체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한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기를 확산시킬 수 있다. 이런 의료기기가 새로운 의료 서비스의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⑥인공지능, 복잡한 기술과 과도한 인력 대체
인공지능(AI) 기술은 실제 임상에서 광범위한 연구와 성공적인 시도에도 불구하고 개발 속도가 느리다. 하지만 AI 기반 기술은 의료기기 시장에서도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의료산업은 복잡한 기술과 과도한 인력으로 성장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023년까지 AI가 일정 부분의 기술과 인력을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AI는 데이터를 관리하고 환자를 위한 효과적인 치료 계획의 수립, 반복적인 일자리 지원, 정밀 의학, 맞춤형 의약품 개발, 현재 의료시스템 분석 등을 가능하게 한다.
⑦의료기기 연결성 늘어나면서 보안 강화
의료기기가 각종 사물인터넷 기기 등을 통해 연결성이 늘어나면 보안 문제가 떠오를 수 있다. 환자의 심장 기능을 모니터링하는 웨어러블 기기가 해킹을 당한다면 건강관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컴퓨터단층촬영(CT)기기 등이 사물인터넷을 통해 의료진에게 실시간으로 전송될 때 다른 환자의 정보가 잘못 전송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정부와 의료기기 회사는 보안 사고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미리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권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