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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공의 수련 주 50시간 시대, 의학회의 고민…“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 필요”

    한국 3000억원 vs 해외 20조…수련교육원 설립·지도전문의 보상체계 구축 요구

    기사입력시간 2026-04-17 11:23
    최종업데이트 2026-04-17 11:23

    대한의학회 수련위원인 박시내 서울성모병원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의정갈등 이후 전공의·펠로우 지원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공의 수련교육을 국가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는 ‘수련교육원’ 설립 필요성이 제기됐다. 교육·평가·보상 체계가 부재한 현 구조로는 지속가능한 전문의 양성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17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26년 제71차 대한피부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대한의학회 수련위원인 박시내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의 의미와 지도전문의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의정갈등 이후 드러난 도제식 교육 한계…“표준화된 평가 시스템 부재”

    박 교수는 “올해 이비인후과 펠로우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단순한 숫자 문제가 아니라 전문의 양성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신호”라며 현장의 위기를 짚었다.

    그는 세대 변화와 근무환경 변화로 기존 도제식 교육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과거처럼 ‘선배를 따라 배우는 방식’은 지금 전공의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교수 개인 감정에 따라 평가받는다’는 불신이 존재한다. 이는 객관적이고 표준화된 평가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도 주요 변수로 꼽았다. 과거 주 120시간 이상 근무하던 수련 환경과 달리 현재는 주 50~60시간 수준으로 제한되면서, 짧은 시간 안에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구조가 됐다.

    이에 대해 그는 “이제는 ‘얼마나 오래 일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역량을 갖췄느냐’를 평가해야 한다”며 “역량 기반 교육의 핵심은 평가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도전문의의 평가 여력 부족도 한계로 지적됐다. 그는 “설문 결과 대부분의 교수들이 ‘근무시간의 5%만 교육에 할애할 수 있다’고 답했다”며 “해외는 약 50% 수준인 반면 국내는 진료 중심 구조로 교육 시간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수련교육원, 전공의 교육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돼야”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한의학회가 제시한 것이 ‘전공의 수련교육원’이다.

    박 교수는 수련교육원이 졸업 후 교육을 총괄하는 기구로서, 26개 전문과목 학회와 함께 전공의 교육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핵심 기능으로는 ▲전공의 교육·평가 체계 통합 ▲지도전문의 역량 강화 및 교육 체계 구축 ▲정부와 연계한 수련제도 설계 및 병원 지원 등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은 20년 이상 지도전문의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왔다”며 “국내도 지도전문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교육하는 기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도전문의 역할과 보상체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교수는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라며 “지도전문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어떤 제도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한의학회는 이에 따라 △책임지도전문의 △교육전담지도전문의 △수련지도전문의로 역할을 나누는 한국형 체계를 제안했다.

    다만 “일부 전담 인력만 보상하는 구조는 현장 교육을 왜곡할 수 있다”며 “실제 교육은 모든 전문의가 함께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책임지도전문의 약 30%, 교육전담지도전문의 약 15%, 수련지도전문의 약 5% 수준으로 참여 시간을 배분하고, 참여도에 따른 수당 지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재정 문제도 핵심 과제로 언급됐다. 박 교수는 “정부가 전공의 교육에 3000억 원을 투입했지만 미국은 20~30조 원, 영국도 10조 원 수준”이라며 “현재 투자 규모로는 제대로 된 교육 체계 구축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공의 교육은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해야 한다’로 전환돼야 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촉구했다.

    한편 그는 “제대로 된 평가 시스템이 구축되면 전공의들은 오히려 이를 환영한다”며 “자신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성장 동기로 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수련교육원과 지도전문의 제도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으면 50년 뒤 의료체계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며 “국가·학회·병원이 함께 책임지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