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강도태 이사장의 급작스러운 사퇴 이후 공백을 메우고 있는 현재룡 기획상임이사가 내부 조직 개혁과 정부의 재정 효율화 대책을 빈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공단 직원의 46억 횡령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경영 혁신과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보험료 수입 기반의 약화 우려 속에 재정 관리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현재룡 기획상임이사는 4일 전문기자협의회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100일 소감을 밝히고, 공단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조직 개편 및 건보재정 개혁 방안에 대해 소개했다,
현재룡 이사는 "1986년 입사해 36년 간 몸담아 온 우리 공단의 기획상임이사로 부임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하고, 조직의 발전에 더 기여할 기회가 주어져 기쁘게 생각한다"면서도 "건강보험 지속가능성과 경영혁신이 추진되고 있는 중차대한 시기에 이사장 공백이 발생해 안팎으로 우려가 많은 상황인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현 이사는 "의료계와의 수가 계약, 2024년도 정부 지원 예산편성 등 중요한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이사장 직무대행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지만, 현재 각 상임이사를 중심으로 소관 업무를 빈틈없이 챙기면서 각종 현안을 처리하고 있으며, 중요한 의사결정들은 경영진들이 함께 논의하여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공석인 건보공단 이사장직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이 필요한데, 해당 임원추천위원회조차 구성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적립금 23조 8701억, 지출 3.4개월분…지출 가파르게 증가, 철저한 재정관리 필요
공단이 올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과제는 정부의 재정 효율화 기조에 따른 지출 효율화 및 재정 절감 등 건보 재정 건전화다.
앞서 공단은 지난해 총수입 88조 7739억원, 총지출 85조 1482억원으로 당기수지는 3조 6291억원 흑자, 누적 적립금은 23조 8701억원을 보유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현재룡 이사는 "전년 대비 수입이 8조 3000억원 증가하고, 지출도 7조 5000억원으로 모두 증가했지만, 지출 증가 폭 보다 수입 증가 폭이 높아 재정수지가 개선됐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개인위생의 철저한 관리로 최근 몇 년간 지출 증가폭이 다소 둔화됐는데,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발생 기간을 제외한 최근 10년 간의 평균 지출 증가율이 8.6%에 비해 지출 증가율이 9.6%로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4개월 건보 재정 지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2019년 13.8%, 2020년 4.1%, 2021년 5.3%에서 2022년 9.6%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공단은 건보 재정 누적 적립금이 23조 8701억원으로 2년 연속 당기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며 적립금도 쌓였지만, 앞으로도 재정 효율화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현 이사는 "누적 적립금이 있지만 공단 지출액의 3.4개월 치에 불과하다. 구조적으로 3개월 적립금은 많은 돈이 아니다"라며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가 완전히 완화되면 지출 증가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결코 낙관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안정화에 따른 의료수요 회복, 글로벌 경기침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지속적인 생산인구 감소, 부과체계 2단계 개편 영향으로 보험료수입 기반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며 "공단은 건강보험 재정 누수 요인을 종합 점검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재정 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철저한 재정관리 노력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를 통해 절감된 재정은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와 국민 부담이 큰 재난적 의료비 지원 등에 투입하고자 한다. 아울러, 수입 확충을 위하여 소득 중심의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굳건히 하고, 정부지원금 과소‧한시 지원을 해소하기 위한 관련 법령이 개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공단은 급격한 고령화 등 환경변화에 대비해 2023년 하반기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을 세워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공단 '보장급여부'→'급여혁신실' 급여 기준 재점검…현금사고 재발방지책도 진행중
현 이사는 전임 이사장 때부터 추진된 공공기관 혁신계획에 맞춰 조직 개편 및 경영혁신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보장급여부'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계획한 의학적 비급여의 급여화, 취약계층 의료비 부담 경감 등 보장성 강화 과제가 완료됨에 따라 '급여혁신실'로 역할을 전환한 점이다.
현 이사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필수의료 중심의 보장성 강화 정책 지원을 수행하는 것으로 역할을 전환하겠다. 기존 급여화 항목은 의료적 필요도 기반으로 3월부터 복지부, 공단, 심평원, 의료계가 참여한 급여기준개선협의체를 통해 기준을 재점검하고, 남아있는 근골격계 관련 MR, 초음파 등은 의학적 타당성을 기반으로 필수항목 중심의 제한적 급여확대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무엇보다 공단은 지난해 공단 직원의 46억원 횡령사건으로 뼈 아픈 시간을 보냈다. 당시 해당 직원이 간 큰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던 배경에 공단의 허술한 업무 시스템이 지적된 바 있다.
이에 기획조정실은 현금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채권업무 개선, 현금 지출‧관리업무 개선, 공직기강확립, 경영혁신 등 4개 분야 21개혁신과제를 발굴했다. 지급계좌 관리권한 분산, 채권지급 원인행위와 지출행위부서를 분리하는 등 채권업무시스템 개선 등을 완료하고 비위 사전차단을 위한 감찰을 확대하여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기반을 마련했다.
현 이사는 "재무회계 전 분야에 걸쳐 외부전문기관 컨설팅을 받아 발견된 미비점에 대해 관련규정 등 적합한 기준에 따라 세부 개선사항 도출하고 있다. 올해는 '2023년도 경영혁신 추진계획'을 수립해 지사와 지역본부까지 참여한 현장 참여를 중심으로 기본부터 재점검하기 위해 추가 과제를 발굴하는 등 전사적 고강도 경영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