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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의사단체 15곳에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공문 일괄 전송…빅5 병원, 병협 포함

    의대 증원 찬성하는 단체들만 참여하는 협의체 무의미…야당도 "실질적 영향력 가진 의료단체 없인 의미 없어"

    기사입력시간 2024-09-12 16:43
    최종업데이트 2024-09-12 16:43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여당이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 참여를 요청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15개 단체에 일괄적으로 공문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추석 전까지 여야의정 협의체를 꾸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여당이 빅5 병원과 대한병원협회 등 그간 의대 증원에 찬성해 온 병원 단체라도 참석시켜 구색을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최근 15개 의료단체에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요청하는 대외공문을 일괄적으로 보냈다.

    해당 공문을 보낸 단체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 단체 3곳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등 교수 단체 2곳,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와 대한의학회 등 전문가 단체 2곳이 포함됐다.

    하지만 여기에는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대한병원협회, 수련병원협의회 등 기존에 의대 증원을 찬성해 온 병원장으로 구성된 병원협회 3곳과 서울대학교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은 공문을 통해 "현재 의료공백으로 인해 많은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모두가 의료공백 문제의 해결을 바라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대승적 협력과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며 그런 의미에서 여야의정 협의체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여야의정 협의체는 야당까지 포함한 협의체로 의료계 입장에서 충분한 발언과 논의가 보장된 구조다. 따라서 의료계는 현실적인 의료개혁 방안 논의를 위해 여야의정 협의체에 댕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일찍이 여야의정 협의체의 불참을 선언했다. 대한의학회 역시 이진우 학회장이 실효성이 없다며 11일 사실상 불참 의사를 밝혔다.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도 12일 참여하기로 한 바가 없다고 전하면서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단체들의 불참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여당은 2개 의료단체가 협의체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야당에 추석 전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시키자고 제안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가진 의료단체가 들어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여당이 공문을 보낸 15개 단체 명단 상 여야의정협의체에 참여 의사를 밝힌 단체가 정부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단체일 가능성이 높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 입맛에 맞는 친정부 단체들만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할 공산이 크다"며 "전공의, 의대생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논의는 무의미하다. 특히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이 핵심인데 해당 문제를 정부가 완전히 논외로 하고 있는 만큼 여야의정 협의체는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제 국민의힘의 진의마저 의심스럽다. 그저 정치적 업적을 쌓기 위해 여야의정 협의체를 구성하려는 것 아닌가 싶다"며 "이런 상황에서 의대 증원을 찬성하는 단체들만 참여하는 협의체는 오히려 의료계의 의견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높다. 무의미한 협의체가 구성돼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