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 차기 총장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인 백진경 멀티미디어학부 교수가 인제대 재단 이사회로부터 임명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서울백병원 교수회와 직원들은 백 교수가 차기 총장에 임명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18일 진행된 인제대 차기 총장 경선에서 백병원 창립자 백인제 선생의 조카이자 인제대 설립자 백낙환 전이사장의 차녀인 백진경 인제대 교수가 59명의 선거인단 투표에서 1등을 차지했다
백진경 교수는 1차 투표에서 다른 두 후보와 같은 12표를 얻었으나 2차 투표에서 17표를 얻어서 14표를 얻은 전민현 현 총장과 12표를 얻은 해운대 백병원장인 김동수 교수(내과)를 제치고 1등을 차지했다. 두 후보는 재단 측 인사로 알려졌으며 22일 재단 이사회가 최종적으로 총장을 임명한다.
백 교수는 재단 측의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이 백병원과 부산과 김해의 인제대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위기 의식에 따라서 총장 선거에 뒤늦게 뛰어들었으나 1위를 차지했다.
백 교수가 1위를 차지한 이유는 인제대 재단 측이 서울백병원을 전격적으로 폐원 조치한 것이 서울 도심의 의료 공백을 초래하는 무책임한 처사라는 여론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백병원 관계자는 "서울백병원 폐원 조치가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의 여론까지 부정적으로 작용한데 힘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전민현 현 총장은 논문 표절 시비에 휘말렸고 김동수 교수는 서울백병원 폐원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고 백낙환 이사장 퇴임 이후 사실상 주인 없는 사립대학으로 운영돼온 인제대는 김해 삼계동 인제대 병원 부지 매각과 서울 백병원 폐원 조치 등으로 서울시 김해시 등 행정당국과 여론의 역풍을 맞은 가운데, 재단 측이 원하지 않는 후보인 백진경 교수가 차기 총장 선거 투표에서 1등을 차지하면서 재단을 강하게 압박하는 동력이 됐다.
특히 인제대 재단은 고 백낙환 이사장 퇴임 이후 지난 10년간 후손들을 배제시키기 위해 지난 지난 두 차례 총장 선거에서 백진경 교수의 남편인 공과대학의 전병철 교수(나노 공학)가 1등을 차지했는데도 불구, 고의적으로 탈락시키고 다른 후보를 총장에 선임한 전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백병원 관계자는 “재단 측이 이번에 백진경 교수가 선거인단 투표에서 1등을 차지한 상황에서 또 다시 배척을 할 것인지, 서울에서 부산까지 전국적인 백병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라며 “재단 측이 서울백병원 폐원과 김해 인제대학교 병원 부지 매각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백진경 교수를 총장에서 탈락시킬 경우 여론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백병원과 인제대에 관심이 많은 서울시와 부산시 김해시 등 관련 지자체, 교육부 당국까지도 인제대 재단의 차기 총장 선택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