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클라우드가 가져오는 의료의 미래는 어떨까. 무엇보다 데이터의 이동이 자유로운 가운데, 의사가 진료에서 활용할 수 있고 환자도 자신의 건강기록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꼽았다.
에이치디정션은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트루닥’ 론치 심포지엄을 갖고 차세대 클라우드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전자의무기록) 플랫폼을 공개했다.
회사측은 트루닥에 대해 국제 표준에 맞춰 진료 정보의 국내외 교류가 손쉽고 데이터 활용이 쉽다는 장점을 꼽았다. 환자의 접수부터 진료, 검사, 결과조회, 청구, 수납 등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한 화면에서 기록하고 열람할 수 있고 환자의 진료기록, 약물 처방 이력 등을 손쉽게 파악 가능하다. 원하는 항목은 통합검색으로 손쉽게 찾고 동일한 과거 기록은 마우스의 드래그 앤 드롭 형식으로 간편하게 입력할 수 있다.
특히 회사측은 최근 개원이 활발한 정신건강의학과에 특화된 ‘트루닥 멘탈’도 함께 공개했다. ‘트루닥 멘탈’은 필요도가 높지만 EMR 내 구현이 어려웠던 각종 척도 검사를 포함하고 있다. 트루닥 멘탈을 사전신청한 고객은 24곳이다.
클라우드EMR 시대가 열리면 개인 데이터 활용 가능성
에이치디정션 장동진 대표는 “대부분의 EMR은 행정 처리, 처방과 청구를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의사가 진료실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어떻게 자유롭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인공지능, 원격의료, 개인건강기록(PHR), 유전체 서비스 등 세상의 모든 서비스를 연결해 진료실에서 자유롭고 편하게 쓸 수 있는 EMR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구현해 나가고 있다”라며 “진료실에서 헬스케어 서비스를 가장 잘 할 수 있을지를 연구하고, 현장에서 들리는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했다.
성균관의대 응급의학과 차원철 교수 겸 삼성서울병원 디지털혁신센터장은 ‘Digitalization, 의료에도 클라우드가 필요한 이유’ 강연을 통해 클라우드의 강점을 어렵고 복잡한 시스템을 풀어나가기 위한 것으로 설명했다.
차 교수는 “클라우드로 AI, 로봇, 모바일 등의 시도를 해보고 있는데, 3차 의료기관은 물론 1차 의료기관도 활용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라며 “궁극적으로 IT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효율성과 안전이다. 환자 중심의 가능성은 생각보다 적지만 실현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가령 삼성서울병원에서는 하루에 1000건 가까이 진료기록 사본 발급이 이뤄진다. 앞으로는 의료 분야 마이데이터인 마이헬스웨이를 통해 진료정보를 표준화하고 개인의 의료정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시스템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진료 전 문진도 모바일로 이뤄지고 EMR에 자동으로 연동되면 의사도 진료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차 교수는 “클라우드 기반에서 병원이 데이터를 보내려고 한다면 어딘가에서 정보를 가져갈 수 있다. 환자 개인이 직접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어 관리체계가 명확하다”라며 “약물 정보나 주사 처방 등에서는 CDSS(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 흐름으로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차 교수는 이어 "특히 의료기관 내에선 보안 문제가 중요한데 클라우드가 이를 해결할 수 있다. 비대면 진료의 확장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라며 "진정으로 오프라인에서 잘하지 못하는 것을 IT의 도움을 받아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신과 개원에서 편리한 EMR 기능은 복잡함 해소와 삭감 방지
성모공감 정신건강의학과 송민규 원장은 ‘효율적인 정신과 진료와 의원 운영 with 트루닥’ 발표를 통해 클라우드EMR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보안 문제, 실시간 자동 업데이트, 의사 입장에서 구축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장점 등을 꼽았다.
송 원장은 “환자들의 입장에서도 의무기록의 호환이나 편의성에 있어 장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라며 “외부 검사 기록, 척도검사 데이터, 환자 생성 데이터, 외부판독 서비스 연계, 의료기기 연계 등이 가능하다. 모바일 외에 각종 기기들의 데이터도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어 굉장히 편리하다”고 했다.
특히 클라우드EMR이 플랫폼화되면 디지털 치료제 연계, 온라인 모임, 웨비나, 원내 의약품 관리 및 자동주문, 결제, 임상(RWE, PMS) 등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 원장은 “연구가 제약이나 전문병원만이 아니라 1차 의료기관에서도 리얼월드데이터를 통해 의미있는 결과물을 만들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트루닥이 기존 EMR과 다른 점은 상명병, 약 처방 내역 등 환자 상태를 시계열별로 한 눈에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는 데 있다. 검사기록도 EMR 내에 PACS(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s, 의료영상전송시스템)로 바로 저장 가능하고 EMR 내에서 검사건별로 인공지능 기반의 판독 프로그램 사용도 가능하다.
그는 클라우드 EMR을 통한 헬스케어 플랫폼이 윈도우나 리눅스와 같은 OS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병원 전체의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고 약품 자동 주문 시스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본다. 세무 AI를 기반으로 세무 관리까지 가능하다"라며 “트루닥 자문의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앞으로 원장과 협력사, 환자들과의 신뢰 구축과 유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마음찬정신건강의학과 강현구 원장은 '정신과 보험 개원 이슈 및 가이드라인' 발표를 통해 EMR의 변화로 개원 시장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정신과 수가 개편으로 정신과 의원은 1500개, 정신과 병원은 2000개에 달하면서 정신과 개원시대가 열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강 원장은 “정신과에서는 의료용 마약류 항불안제 안전사용 기준이 매우 복잡하고 까다롭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소통을 통해 절차를 간소화하고자 하고 있다”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시사했다.
특히 이지스헬스케어의 브레인맵, 정신과학회의 메트리 등 객관적 검사 데이터가 다소 부족했던 정신과적 치료의 근거기준 마련이 시도되고 있다. EMR에 이런 기능이 포함되면 정신과 삭감과 부당청구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전했다.
강 원장은 “자가보고식 척도검사를 하고 검사지에는 점수와 판독소견을 적었으나 복지부 행정해석에 명시된 대로 진료기록부에는 적지 않았다고 부당청구로 간주되고 있다”라며 “이를 정부와 의사협회, 학회 등에 알리고 행정해석 자체의 부당함에 대해 건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성질환 관리료는 만성질환에 대한 교육 및 관리를 시행했을 경우 별도의 문구 삽입이 필요하다”라며 “환자 진료시간 계산을 표시해주도록 하고 정확한 시간 계산이 가능하도록 하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