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현재 사용되고 있는 용량으로는 칼레트라(Kaletra, 성분명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COVID-19)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의대(Medical University of Vienna) 베른트 질마(Bernd Jilma) 박사팀은 12일(현지시간) 미국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코로나19로 입원환 환자에서 칼레트라의 약동학을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규제당국으로부터 승인받은 효과적인 치료제는 없다. 2020년 4월 29일 기준 미국 임상시험등록사이트(ClinicalTrials)에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이 997개 등록됐고, 이 가운데 30개 이상이 칼레트라에 관한 것이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칼레트라의 주요 성분 중 하나인 로피나비르는 메인 항바이러스제인 반면 또다른 성분인 리토나비르는 사이토크롬 3A4 효소를 억제해 로피나비르 혈장 농도를 증가시키는 약동학적 '부스터'로 작용한다. 이 조합은 HIV-1에 감염된 성인을 위한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이다.
인비트로(in vitro) 데이터에서 로피나비르는 SARS-CoV-1에 대해 항바이러스 활성을 나타냈고, EC50(half-maximal effective concentration)은 4.1µg/mL이었다. 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EC50은 10.8µg/mL,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에 대한 EC50은 16.4µg/mL이다.
연구팀은 "HIV1에 대한 EC50(0.07 µg/mL)이 SARS-CoV-2에 대한 EC50보다 200배 이상 낮다는 점이 중요하다. 최근 Cao 연구팀이 코로나19 입원 환자에서 로피나비르 치료가 사망률 또는 임상 퍼포먼스, 바이러스 부하(viral loads)에 영햐을 미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위약 대조군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면서 "이 연구는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필요한 로피나비르 및 리토나비르의 최저 용량을 측정하기 위해 진행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연구결과 로피나비르의 최저 농도는 6.2~24.3µg/mL(중앙값 13.6µg/mL) 범위였다. 비록 샘플 규모는 작았지만 최저 농도는 C-반응성 단백질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였다.
연구팀은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에서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의 약동학적 데이터를 처음으로 보고했다. 로피나비르 최저 수준은 같은 용량(7.1µg/mL)을 받는 HIV 환자에서보다 코로나19 환자에서 약 2배 높았다"면서 "이는 염증전 사이토 카인에 의해 매개되는 사이토 크롬 P450 효소 활성의 염증-유도 된 하향 조절 및 약물 대사 감소에 의해 발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루킨(IL)-6 "높은 IL-6 수준은 질병 중증도와 관련 있으며, IL-6 차단 요법은 여러 임상시험에서 조사되고 있다. 따라서 코로나19가 더 심한 경우 약물 대사가 더욱 손상될 수 있다. 임상의는 항염증제 치료가 사이토크롬 효소 의존 약물의 약동학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결론적으로 HIV 환자와 비교했을 때 코로나19 환자의 샘플에서 2배 더 높은 로피나비르 농도에도 EC50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약 60~120배 더 높은 농도가 필요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용량으로 코로나19 치료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