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대교수 노조가 역사적인 첫 교섭 스타트를 끊었다.
5일 아주대의과대학 교수노동조합은 전날(4일) 오후 6시 의대 혁신학습실에서 학교 법인 대우학원과 1차 교섭을 가졌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23일 개최됐던 본교섭이 사측의 교섭권과 체결권 분리 위임 문제로 중단됐다가 이날 속개된 것으로 사실상 이번이 제대로 된 첫 번째 교섭인 셈이다.
노조측 대표위원은 노재성 노조위원장(아주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 교수)이 맡았으며, 사측 대표위원은 대우학원 이사장의 위임을 통해 오영택 의대학장(아주의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이 맡았다. 사측은 교섭권은 위임 받았으나 협약체결권은 위임받지 못했다고 확인했다.
아주의대 교수노조가 대우학원과 협상 테이블에 앉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실제 교수노조는 지난 4월말 사측에 단체교섭 요구서를 발송했으나, 사측이 요구서 수령 사실을 공고하지 않는 등 갈등이 빚어지며 본교섭이 열리기까지 약 3개월이 걸렸다.
그동안 교수노조는 단체교섭을 시작하기위해 경기지방노동청에 두 차례 진정과 수원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으며, 사측은 교수노조 조합원의 자격 등을 문제 삼아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노동조합 신고필증교부무효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예비협의를 하는 동안 교수노조측이 사측의 교섭 대리인인 의대학장의 교섭 권한의 위임 범위에 대해 확인 요청을 했으나 사측이 이를 거부하는 일도 있었다.
노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지난 2018년 의사노조로 시작해 오늘 단체교섭의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교수가 모여 스스로의 임금과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점에 대해 조합뿐 아니라 의료원 교수 전체가 기뻐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사용자측의 비협조에 놀랐지만 단체교섭은 자치적 타결이든 조정과 중재라는 중앙노동위원회의 개입에 의해서든 결국은 이뤄질 것이기에 시작은 힘들었어도 이미 결정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결과를 낙관적으로 예상했다.
노 위원장은 “앞으로 노사협의회를 통해 의료원의 경영에 교수들이 참여할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며 “미래에는 사내복지기금 등을 설립해 교수들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도움을 주기위한 기초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1차 교섭에서는 양측이 교섭 원칙에 합의했으며, 2차 교섭은 18일에 개최키로 했다. 2차 교섭에서는 교수노조가 제출한 단체교섭안을 설명하고 이에 대해 사측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교수노조는 “단체교섭안 내용은 일반 병원 사업장의 단체협약과 유사하게 이뤄져있고 대부분 아주대병원의 보건의료노조와 병원간의 단체협약을 차용했다”며 “여기에 대학의 정관및 의료원 규정중 근로조건에 해당하는 내용을 포함했고 근로기준법과 근로자 참여에 관한 법률 등의 최저기준을 보충한 것으로 사측에서 거부할 만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