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전 국민의 모든 질환에 대해 비대면진료 재진을 허용하는 것은 플랫폼 사업자와 정부의 유착을 의심케 하는 불순환 의도라고 본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
"저 여태까지 인생 그렇게 살지 않았고 우리 복지부 공무원들도 그렇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2차관)
비대면진료 법제화를 위한 논의 자리에서 한 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지난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합심한 듯, 빠른 비대면진료 법제화를 요구하는 정부 측에 작심 비판을 쏟아놓았다.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민주당 신현영, 전혜숙, 서영석 의원,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비대면진료 관련 문제점을 여실히 지적했다.
가장 날선 비판에 앞장선 것은 전혜숙 의원이다.
전 의원은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도 비대면진료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섬과 벽지 의료기관, 노인과 장애인, 감염병 환자는 플랫폼 통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굳이 플랫폼을 통해야만 하겠다는 것은 플랫폼 사업을 키우기 위한 복지부의 맹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질환에 대해 비대면진료 재진을 허용하는 것도 복지부와 플랫폼 사업자의 유착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며 "이는 아주 불순한 의도로 보인다. 만약 이런 식으로 법이 통과되면 매일 기자회견을 통해 비대면진료가 영리병원, 의료 민영화보다 더 잘못됐다고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외 전 의원은 ▲PDF 처방전 파일 위변조 문제와 ▲비대면진료 전문 의료기관 제재 수단 부재 등을 꼬집었다.
전혜숙 의원은 "처방의 30% 이상은 의료기관에서 비대면진료를 하지 못한다. 그러나 사전에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매일 의원에서 얼마나 비대면진료를 했는지 알아서 수치를 내야 하느냐"며 "이런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복지위 국회의원들이 영원히 국민들에게 죄 짓는 일"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전혜숙 의원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자 정부와 여당 측도 격분했다.
박민수 2차관은 "복지부가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것이 '플랫폼을 살리기 위해서'라거나 '유착관계가 형성됐다'는 발언을 하셨다. 그러나 저는 여태까지 인생을 그렇게 살지 않았고 우리 복지부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라고 일축했다.
박 차관이 다소 감정적으로 답변하자 야당 의의원들 질타가 재차 이어졌다.
고영인 소위원장은 "굳이 그런 얘기는 지금 할 필요가 없다"고 발언을 제지 시켰고 김원이 의원과 신현영 의원도 "개인을 물어본 것이 아니다. 지금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복지부 측에 힘을 실어줬다. 강 의원은 "플랫폼 업체하고 유착의 의심이 간다, 왜 이렇게 급조해서 하려고 하느냐, 급조에서 빨리 하려고 하는 내용 때문에 이게 플랫폼업체를 도와주는 그런 유착 의혹이 있다, 뭐 이런 표현을 쓰셨다. (전 의원이) 평소답지 않게 오늘 조금 과격하다"고 되려 질타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박 차관은 "플랫폼 업체를 살리기 위한 시도는 절대 아니다. 시범사업은 준수사항을 위반하거나 잘못을 해도 우리가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제도화가 빨리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린 것 뿐"이라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한편 비대면진료 130% 수가 가산에 대한 비판은 여야 공통으로 나왔다.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은 "비대면진료를 한다고 수가를 더 주는 국가는 없다. 그런데 우리만 왜 건강보험 재정에서 130%를 더 주느냐"고 따졌다.
민주당 서영석 의원도 "진료비를 130% 준다고 하니 정상적이지 않은 진료만 열심하는 행태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민수 차관은 "대면은 시간당 진료 건수가 많은데 반면 비대면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드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며 "코로나19 당시엔 유도적 측면도 있었다. 이 부분에 문제제기가 있어 평가를 다시 한번 해보고 적절치 않다면 원상복귀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