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용 건보공단 빅데이터실 건강서비스지원센터장은 5일 공단 원주 본부에서 출입기자협의회와 브리핑을 갖고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 구축 3차 연구’와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건보공단 측은 현재 중소병원을 보호하는 우선 방법은 신규 진입 문턱을 높이는 것이며 인위적 퇴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동시에 300병상 미만 병원의 기능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합리적 방안을 설계하려는 취지라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연구로 촉발된 갈등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 병상 공급 구조는 급성기와 300병상 미만 소규모병원 병상 과잉이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책임자 김윤 교수는 지난해 10월 열린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KNHI-Atlas) 연구심포지엄’에서 “급성기 병상을 OECD 수준으로 줄이면 입원 23%, 재입원 20%, 진료비 9.2%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병상이 1병상 늘어날 경우 연간 입원 건수는 17건, 재입원비는 7%는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라며 “입원취약지에 300병상 이상 병원을 배치했을 경우 퇴원 후 30일 내 사망률은 25%, 계획되지 않은 재입원율은 24% 감소하는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시도·진료권별 병상 총량제, 종합병원 신설 병상 기준 강화, 적정 규모 이하의 중소병원 기능전환, 지역책임병원 지정 기준 마련 등을 제안했다. 다만 300병상 미만 병원의 진료기능 평가로 병상기준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구의 오류를 주장하며 300병상 이하 병원 신규 진입 제한이 전달체계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대한지역병원협의회는 지난해 11월 성명서를 통해 “300병상 이하 중소병원으로 인한 지역의 사망률 증가 발표는 여러 논리적 오류를 갖고 있다”라며 “의료취약지의 지리적 문제를 병원의 규모와 연계해 마치 중소병원으로 인해 지역 사망률이 증가한 것처럼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병협은 ‘의료잉지도 구축연구 문제점 및 의료정책 오류’ 보고서를 발표하며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 연구에 대해 비판했다.
공단, “300병상 미만 병원 기능 비판 아냐...합리적 방안 도출하자”
반면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연구가 의료계와 대결구도를 만드는 것이 아닌 합리적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김연용 센터장은 “현재도 병상 과잉공급인데 계속해 중소병원들이 생겨나고 있다”라며 “공급과잉에서 풀어줘야 중소병원의 환자 확보도 가능하고 과잉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현재 중소병원을 보호하는 우선 방법은 신규 진입 문턱을 높이는 것이며 인위적 퇴출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급증하는 사무장병원으로부터 정상운영을 하는 대다수 중소병원을 보호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300병상 미만 병원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공유하려는 것이다”라고 연구의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