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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소장 10년 서명옥 국민의힘 강남갑 후보 "의대증원 2000명은 무리…하루빨리 사태 해결해야"

    [의사 출신 총선 후보 인터뷰] "50년 묵은 의료시스템 리모델링 필요…재건축∙재개발 신속 추진해 강남 재도약"

    기사입력시간 2024-04-03 06:16
    최종업데이트 2024-04-03 10:07

    서명옥 국민의힘 서울 강남구갑 후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의사 출신 후보자 릴레이 인터뷰
     
    오는 4월 10일, 향후 4년간 국회에서 의정 활동을 펼쳐나갈 주인공들이 결정된다. 의료계로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의료시스템의 미래를 판가름할 중요한 선거이기도 하다. 메디게이트뉴스가 4·10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의사 출신 후보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다. 

    ①이주영 개혁신당 비례후보 1번 "아이들 살리던 소아응급실 의사, 의료계와 정치도 구한다"
    ②서명옥 국민의힘 강남갑 후보 "의대증원 2000명은 무리…하루빨리 사태 해결해야"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사 출신인 서명옥 후보(국민의힘 서울 강남구갑)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대구로 가장 먼저 달려간 ‘자원봉사 1호 의사’다. 가족들이 만류했지만 경북의대 동기인 이성구 당시 대구시의사회 회장의 요청에 한달음에 대구로 향했다.
     
    아직 팬데믹 초기로 백신과 치료제도 없어 코로나 감염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가 극에 달해 있던 시점이었다. 그럼에도 서 후보가 대구로 향했던 건 일종의 책임감 때문이었다. 10년간 강남구보건소장으로 일하며,  2015년 메르스 확산 시에도 현장 상황을 진두지휘했던 경험을 가진 그는 대구의 상황을 남 일처럼 두고 볼 수만은 없었던 것이다.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바이러스와 싸웠던 서 후보는 이후 30년 넘게 살아온 강남구의 재도약을 이뤄내겠다는 꿈을 갖고 지난 2022년 강남구청장 자리에 도전했다. 당내 경선에서 1위를 하고도 공천에서 배제되며 꿈을 접었던 그는 최근 다시 당의 부름을 받았다. 불과 약 2주 전인 지난달 15일 국민추천제를 통해 국민의힘 서울 강남구갑 후보로 공천이 결정되면서다.

    33년 동안 강남 거주∙15년간 구청 행정 경험…"강남 누구보다 잘 알아"
     
    2일 서울 강남구 시니어플라자 앞에서 메디게이트뉴스와 만난 서명옥 후보는 “국민추천제로 주민들의 추천이 들어왔다고 해서 면접을 보고 출마하게 됐다”며 “한국공공조직은행장을 맡은 지도 6~7개월 정도 밖에 안 된 상황이어서 직원들도 많이 놀랐다”고 했다.
     
    서 후보는 경북의대를 졸업하고 영상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서울시립동부병원 영상의학과장, 강남구 보건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9월 한국공공조직은행장에 취임해 업무를 해오고 있었다. 
     
    가장 늦게 공천이 결정됐지만, 서 후보는 지역구에 대한 이해도는 그 누구보다도 높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33년 동안 강남에서 살아온 주민이자, 15년간 강남구보건소에서 일한 행정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는 “역대 강남에 공천받았던 사람들은 대부분 외부인이었다. 강남에 대한 애착이나 현실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며 “나는 강남의 미비한 점이 뭔지,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뭔지 다 알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강남구에서, 내가 가진 행정 경험을 기반으로 주민들이 좀 더 편안하고 쾌적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핵심 공약으로는 재건축∙재개발 신속 추진을 내걸었다. 그는 “지금까지는 강남이란 이유로 정부로부터 소외돼 온 게 사실”이라며 “그러다 보니 노후화가 심하고 다른 지역에 비해 정체돼 있는 상황이다. 재도약을 통해 강남을 선도 도시, 다른 도시들이 롤모델로 삼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초기 대구에서 의료 자원봉사를 하던 서명옥 후보 모습. 사진=서명옥 후보 블로그

    의대증원 논란에 "정치는 설득과 타협"…의사-정부 신뢰 관계 구축돼야 국민도 이득

    다만 서 후보는 최근 정부∙여당에 대한 여론과 관련 “바닥 민심이 좋지 않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실제 이날 유세 현장을 지나가던 주민들 중 일부는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 과정에서 논란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거나, ‘이겨야지. (안 그러면) 큰일 난다’고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서 후보는 논란이 되고 있는 의대정원 증원 문제에 대해 “의대정원 증원이라는 방향성은 맞다고 본다”면서도 “갑작스러운 2000명 증원은 무리가 아닐까 싶다. 의료계가 (2000명 증원을) 수용하지 못하는 건 여러 이유가 있을 텐데, 정부는 당연히 이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치라는 건 설득이고 타협이다. 절대적인 건 없다”고 했다.
     
    그는 의대증원 숫자에 매몰되기 보다는 의료시스템 전반을 ‘리모델링’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필수의료 수가 현실화와 의료사고 처벌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시스템은 다른 나라가 가장 부러워한다. 실제 우리 국민들은 가장 저렴한 가격에 가장 질 좋은 진료를 받고 있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이런 곳은 없다”며 “하지만 건강보험제도가 시작된 1970년대부터 50여 년이 흐르면서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전반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특히 필수의료가 문제라는 건 10~20년 전부터 나온 얘기”라며 “그렇게 이 문제에 대해 시정을 해달라고 요청해도 복지부는 폭탄 돌리기만 해왔다. 버티고 버티다 결국 터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필수의료 수가 현실화와 의료사고 처벌 부담 완화 필요성에 대해 “의사들이 진료를 잘할 수 있게 시스템을 갖춰주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며 “그래서 의료계와 정부는 항상 밀접한 신뢰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에게도 좋고, 의료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잘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국민 대표, 여∙야, 의료계 전문가, 정부 등으로 구성된 4자 협의체를 만들어서 다시 원점에서 토론하면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민들의 걱정과 불안이 많을 텐데, 출마자 입장에서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국민들의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의료계와 정부∙여당이 모여서 하루빨리 좋은 방안을 찾아야 한다. 총선과 상관없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