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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 스스로 건강관리하는 시대 온다…의료데이터 활용 위한 선행과제는

    데이터·플랫폼 표준화와 함께 데이터 신뢰성·개방성 담보돼야…데이터 환자 리턴 시도 강조

    기사입력시간 2022-05-12 06:30
    최종업데이트 2022-05-12 10:14

    사진 왼쪽부터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윤건호 내분비내과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박유량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향후 국내 바이오헬스 데이터 사업 강화를 위해 데이터 수집 정책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구체적으로 데이터 수집 시스템의 연속성과 개방성이 담보돼야 하고 데이터 암호화나 서버 분리 등을 통한 데이터 보호체계 개선이 강화돼야 한다는 게 주장의 핵심 취지다.   

    바이오코리아2022 국제컨벤션에선 11일 오후 2시 바이오헬스 데이터 현황과 활용에 대한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대면진료만으론 지속가능한 의료 불가능…"의료데이터 적극 활용하자"

    우선 가톨릭대 의과대학 윤건호 내분비내과 교수는 더 이상 기존의 대면진료만으론 미래 의료시스템 유지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급성기 중증질환 진료는 기존 의료 인프라로 대처하면서 만성질환이나 이에 따른 합병증 치료는 원격의로나 모바일헬스케어 등을 통한 새로운 진료시스템으로 조절할 수 있는 환경이 도래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빠른 데이터 수집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며 그 선행 과제로 데이터 보완과 표준화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윤 교수는 "의사가 치료하는 진료엔 한계가 왔다. 환자를 비대면으로 진료하고 환자 스스로 자신의 의료 데이터를 보고 건강관리를 하는 시대가 왔다"며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면 그 시스템이 지속가능한 미래 의료의 방향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인프라 구축을 빨리 도입하기 위해 정부는 데이터 수집과 관련된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전자동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야 된다"며 "환자나 일반인들이 스스로 데이터를 통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정보 보완에 신경쓰고 정보의 표준화에도 힘써야 한다. 현재는 병원, 정부기관에 분절적으로 데이터가 산계돼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터 수집과 활용에 표준화가 핵심…데이터 기입 시스템부터 바꿔야
     
    이날 컨퍼런스에 모인 전문가들은 바이오헬스 데이터 사업 강화를 위해 데이터 수집 정책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성균관대 디지털헬스학과 신수용 교수도 빠른 시일 내에 데이터 표준화가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 교수는 "의료 데이터 표준화의 장점은 한번 수집한 자료를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표준화를 하려면 애초부터 여러 작업이 필요하다. 의료기관에서 데이터를 기입할 때 추후 데이터 활용을 염두해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자료를 만드는 것 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또 신 교수는 "현재 병원 EMR 시스템은 엑셀 같은 프로그램이 아닌 워드프로세서 같은 수준이다. 수기로 쓰던 것을 컴퓨터로 타이핑만 하고 있다"며 "워드로 데이터를 만들다 보면 데이터 추출이 힘들고 활용도도 적다. 엑셀 형식의 EMR 시스템 변화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단순 수기 차원에서 엑셀 파일 형식의 EMR 시스템 변화로 데이터 기입에 시간이 오래걸릴 수 있다는 지적에 신 교수는 기술적 편리성이 더해진다면 큰 어려움일 없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시대가 변하면서 의료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EMR 데이터의 변화는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데이터 기입에 시간이 더 소요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UX(사용자 경험) 차원에서 기술적으로 어떻게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데이터 확보하려면 신뢰성·개방성·연속성 담보…환자 데이터 리턴도 강조

    의료데이터 확보를 위해 데이터의 신뢰성과 개방성, 국가 사업의 연속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연세대 의과대학 박유랑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는 "과거 데이터 수집과 활용을 위한 많은 국가 프로젝트가 있었지만 3년에서 5년 정도 사업이 대부분이었다"며 "어떤 데이터를 모이고 그 데이터에 따른 활용과 추적 등 국가 차원의 대규모 사업을 성공시키려면 최소 10년에서 20년 정도 연속성 있는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환자와 일반인들의 데이터를 수집하려면 믿을 수 있는 기관과 프로세스가 우선돼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보호법령 구체화나 서버 자체를 외부망과 별도로 설정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며 "데이터 암호와나 오리지널 데이터와 복사본의 차이를 두는 등 기술적인 방법도 모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개방성과 관련해서도 "결국 데이터를 수집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데이터를 공개하고 해당 데이터를 통해 연구 등에 활용하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어디까지 데이터를 공개하고 어떤 방식으로 신뢰성을 담보하면서 개방할 것인지 논의가 지금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웰케어클리닉 김경철 원장은 수집된 의료데이터들을 환자들에게 돌려주는 '데이터 리턴' 시도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우선 질환별로 만성질환 혹은 희귀질환, 암 등 어떤 데이터를 모을 것인지부터 정의가 정확해야 한다. 특히 데이터 참여자들의 개인 정보를 다시 개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해외에선 빈번하다. 우리도 연구와 임상적 활용과 함께 의료데이터를 개인에게 다시 돌려주고 이 과정에서 마이헬스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데이터가 다시 개인에게 돌아가면 환자들의 암 유전자나 질병까지 예측할 수 있게 된다"며 "현재보다 훨씬 더 큰 활용도가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