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투쟁이 아닌 협상가로 바뀌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미숙한 회무 운영으로는 아무 것도 얻어내지 못한다. 회무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 인사탕평책을 마련하고 책임행정을 운영하라.”
대한의사협회를 걱정하는 대의원회 모임인 '대한의사협회 의정포럼'이 26일부터 27일 전북 군산에서 열렸다. 이날 대의원들은 의협을 걱정하면서도 앞으로 의협이 나아갈 길에 대해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날 나온 주요 지적은 의협 집행부에 경험 있는 이사진이 부족해 회무에 구멍이 생긴다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투쟁에 대한 동력은 상실하면서도 협상다운 협상마저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협에 대한 비판 여론을 가감 없이 익명으로 담아봤다.
A대의원은 “문재인 케어라는 화두를 던진 이후에 의료계는 1년 반동안 많은 격랑속에 시달렸다. 돌이켜보면 문재인 케어가 많은 문제점을 갖고 진행되고 있다. 심사체계 개편, 원격의료 등 많은 현안들이 정부의 의지대로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의협 집행부가 기대에 많이 모자라는 측면은 있는 만큼 진심으로 의협을 걱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B대의원은 “문재인 케어는 사실상 저지가 아니라 합의됐다. 9월 28일 의정합의문 발표에 따라 집행부의 취지가 9월말에 바뀌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며 “생각이 마비되고 이런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졌다. 의협 집행부는 협상가로 변했다”라고 지적했다.
C대의원은 “최대집 회장과 집행부에 경험 없는 이들이 너무 많다보니 회무가 너무나도 미숙한 측면이 많다. 앞으로는 회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회장 후보에 나서거나 집행부에서 역할을 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투쟁에 대한 동력이 완전히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D대의원은 “투쟁에 대한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 그러다 보니 회원들의 무관심을 넘어선 패배주의가 심각하다. 현재 의협 기조는 협상도 투쟁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 집행부가 의학회와 친분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이는 의협 회장 불신임안이 올라오더라도 의학회를 통해 막아보려는 수단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심사체계 개편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E대의원은 “심사체계 개편을 정말 반대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앞으로는 반대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반대하는지 의아하다. 뒤에서는 회의도 진행했다고 들었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하자는 대로 다 끌려간다”라며 “집행부 내에서 이에 대한 의견을 분명히 제시하고 의료계가 주도해서 끌고가야 한다”고 밝혔다.
F대의원은 “최대집 회장 집행부의 현재 역량으로는 효과적인 문케어 저지, 수가인상, 경향심사, 의료사고 관련 의사구속, 특사경 문제, 의료관련 규제 법안 저지 등이 매우 어렵다고 판단된다”라며 “현재로선 해법은 인사탕평책이다. 일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해 필요한 양의 권한을 부여하고, 책임행정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