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대표성이 없다고 말하는 박민수 2차관은 그럼 정부를 대표할만큼 대표성이 있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김창수 회장)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의협의 권위를 떨어뜨려 내부적인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이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

정부가 '의료계 전체를 대표하기에 대한의사협회의 대표성이 없다'며 별도 협의체를 구성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서자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당장 협상에 나서기 부담스러우니 협상 대상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저급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취지다. 

앞서 보건복지부 박민수 2차관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사실 법적으로는 의사협회가 의사 전체를 대변하는 구조지만, 우리나라 의사협회는 여러 가지 의사결정 구조나 집행부의 구성 등을 보면 개원가 중심으로 돼 있다. 의료계의 전체 의견을 대표할 수 있도록 대표성을 갖춰서 대화 테이블에 나와달라"고 말했다. 

덩달아 대통령실도 28일 "정부 대화에 실효성이 있으려면 대표성이 있는 기구나 구성원과 얘기가 돼야 한다. 이에 대표성을 갖춘 구성원을 의료계 내에서 중지를 모아 제안해달라고 계속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가시적으로 합의를 이룬 것을 전달받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의협의 대표성 논란을 언급하면서 결국 의대교수들이 나섰다. 의협의 대표성을 의심하지 말고 즉각 대화에 나서라는 것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김창수 회장(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은 메디게이트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대표성의 의미를 모르는 듯하다. 의료계 모든 직역단체가 모이는 대표성을 얘기한다면 수십 명이 되는데 이들을 어떻게 다 모아 회의를 하느냐"고 반박했다. 

김 회장은 "결국 정부가 현실성 없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누굴 고발하는지 보면 누가 대표자인지 보인다. 바로 의협 비대위"라며 "의대교수협의회나 전공의와 계약관계인 병협협회가 협상장에 나선다면 의대생, 전공의들이 이를 수용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의협이 의사단체로서 대표성이 없다고 하는데 거꾸로 말하면 지금 복지부 박민수 차관은 대표성이 있느냐"며 "차관 본인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본인이 대표성을 갖고 있는 것이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정부가 의협의 대표성을 지속적으로 공격하는 이유가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의협 비대위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은 "의협은 국내 14만 의사 모두가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유일한 의료계 법정단체다. 그 회원에는 전공의, 개원의, 교수, 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주 위원장은 "모든 직역에서 배출된 대의원들의 총회 의결을 통해서 만들어진 조직이 바로 비상대책위원회"라며 "정부가 의료법에도 명시돼 있는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의협의 권위를 떨어뜨려 내부적인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임을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