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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PBM들의 반격, "가격인상 주범은 제약사…PBM은 제네릭 장려"

    PBM협 "약가인상과 리베이트 무관" 보고서 발표…최대 PBM CVS, 가치 기반 약가 시스템 도입

    기사입력시간 2018-08-17 06:21
    최종업데이트 2018-08-17 06:21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에서 PBM(Pharmacy Benefit Manager)들이 높은 의약품 가격의 주범으로 제약사와 백악관 모두에게 공격받고 있는 가운데, PBM들이 반격에 나섰다.

    PBM 협회 PCMA(Pharmaceutical Care Management Association)는 15일(현지시간) 이들 주장을 반박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 최대 PBM 중 하나인 CVS 케어마크(CVS Caremark)는 고비용 약제를 보험에서 제외하기 위한 새로운 가격 시스템을 도입, 회사가 보험에서 제외할 수 있는 약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5월 발표한 약가인하 청사진에서 PBM과 같은 '중간상인(middlemen)'이 가져가는 리베이트나 할인을 의약품 가격 상승 요인으로 지목하며, 이를 없애도록 하는 개혁을 지시했다.

    미국제약협회(PhRMA)는 청사진에 대한 답변서에서 PBM들이 협상된 할인 혜택을 소비자에게 제공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더이상 PBM들이 표시가격(list price)에 기반해 수수료를 계산하지 않는 시스템으로 가도록 주문했다.
     
    화이자(Pfizer) 이안 리드(Ian Read) CEO는 최근 열린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의약품 가격의 약 40%는 의료시스템의 나머지 부분에 대한 보조금이다. 우리는 표시가격(list price)의 약 58%에 판매하고 나머지는 PBM과 보험사에 보조금으로 지급된다"면서 "이는 지속가능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없애면 특히 향후 5년 내 신제품을 출시하는 회사, 출시 중인 회사와 환자에게 큰 혜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PCMA가 발표한 '의약품 가격과 리베이트, PBM 재검토' 보고서는 의약품 제조사들이 리베이트와 별개로 가격을 설정하고 있으며, 비용을 절감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제약사가 가격을 낮추는 것이라고 강조, 이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보고서는 의약품 관리 컨설팅업체인 비산테(Visante)가 분석했다.
     
    비산테 연구는 2012~2017년 5년간 메디케어(Medicare) 파트 D에서 커버되는 오리지널 의약품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의 가격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리베이트 수준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약회사가 정한 가격 인상과 PBM과 협상하는 리베이트 수준 변화에는 상관관계가 없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PBM 리베이트 없이 신약의 출시 가격은 점점 더 높아졌는데, 2005~2017년 사이 스크립트 당 출시 가격은 매년 500달러 이상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가격 상승이 매우 높았던 처방약 대다수는 PBM의 툴이 사용되지 않는 메디케어 파트 B에 속했다. 파트 D 의약품 가운데 리베이트가 적용되지 않는 의약품의 가격도 증가했는데, 연간 5000만 달러 이상 지출되는 10개 의약품은 특히 2012~2017년 사이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사진: 리베이트와 가격인상의 상관관계는 0.016이었다(자료=PCMA).
    또한 리베이트 가격은 오르거나 내렸지만 제약사들이 정한 가격은 오르기만 했다. 2012~2017년 사이 리베이트가 감소한 의약품의 가격도 올랐다.

    통계 분석에 따르면 상관관계가 전혀 없는 것을 0, 완벽한 상관관계를 1이라 했을 때, 리베이트와 가격 상승은 0.016으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공급 체계(supply chain)에서 PBM)이 가져가는 이윤 폭(profit margins)이 가장 적다는 점도 지적됐다. 분석에 따르면 이윤 폭은 오리지널 제조사가 28.1%로 가장 높았고, 제네릭 제조사 18.2%, 약국 4.0%, 도매 3.0%, 보험사 3.0%, PBM 2.9%였다.

    그렇다면 제조사들은 왜 의약품 가격을 올렸을까. 보고서에서는 오리지널의 처방 볼륨 감소에 앞서 가격을 올렸다고 했다. 오리지널을 대체할 수 있는 제네릭으로 브랜드 처방 볼륨이 곤두박질 치는 사이 오리지널 가격은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반면 리베이트 수준은 회사 포트폴리오의 독창성(uniqueness)과 강한 상관성을 가졌는데, 고유한 제품이 많은 제약사는 일반적으로 리베이트 수준이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PBM들이 제네릭 의약품 사용을 크게 장려하면서 제네릭 조제율도 2011년 80%에서 2017년 90%로 증가했다고 했다.
     
    사진: PBM들의 적극적인 제네릭 사용 장려로 제네릭 조제율이 증가했다(자료=PCMA, 소스=IQVIA).

    PCMA가 최근 경영컨설팅 기업인 올리버와이만(Oliver Wyman)에 의뢰한 최근 연구에서는 리베이트가 메디케어 파트 D 지출을 349억 달러까지 감소시켰고, 리베이트를 제거할 시 파트 D 보험료는 2018년 52% 인상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PCMA는 "미국 감사부(OIG)가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메디케어 파트 D 의약품 가운데 리베이트가 있는 오리지널 품목은 2011년 전체 72%(3637개 중 2612개)에서 2015년 61%(5492개 중 3328개)로 감소했다"며 "이와 독립적으로 비산테 분석은 제조사에 의한 가격 증가와 리베이트 간에 상관관계가 없음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PCMA 마크 메리트 (Mark Merritt) 회장 겸 CEO는 "이번 연구는 제약회사들이 PBM들과 협상하는 리베이트와 무관하게 가격을 책정하고 인상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제약사들은 리베이트가 낮아질 때도 가격을 인상하고 있었다"면서 "단순히 보험 플랜이 가격할인을 협상하는 능력을 없앤다면 환자의 보험료와 자기 부담 비용은 높이면서 제약사들을 더 부유하게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CVS 헬스는 14일(현지시간) CVS 케어마크가 보험 플랜에서 고비용 약제를 제외하기 위해, 의약품 가격 경제성을 평가하는 미국 비영리기관인 ICER(Institute for Clinical and Economic Review)의 가치 기반 약가 시스템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ICER가 보험 커버리지 결정에 공식적인 역할을 하게되는 첫 사례다. 새로운 프로그램은 특히 출시 가격을 타깃으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PBM이 의약품 가격을 낮추는 데 더 많은 권한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VS에 따르면 의약품 출시 가격은 지난 몇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이는 완전히 제조사의 재량에 달려있다. 이러한 높은 가격은 국가 보건 시스템의 지속 불가능한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했다.
     
    사진: 최근 미국에서 승인된 경구용 항암제 3개의 연평균 가격은 14만 5000달러를 넘었다(자료=CVS Health).

    CVS는 앞으로 ICER의 질보정수명(QALY) 측정을 통해, 출시 가격이 QALY 당 10만 달러를 넘으면 클라이언트에게 해당 의약품을 보험 플랜에서 제외하도록 허용할 예정이다. 비용 효과적이지 않은 고가 의약품에 초점이 맞춰질 계획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의약품 지정을 받은 의약품은 프로그램에서 제외된다.

    CVS 측은 "지금까지 제조사 외에는 새로 특허받은 의약품의 출시 가격을 통제하지 못했다. 시장의 힘을 활용한 새 접근법은 제조사들의 행동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며 "출시가격을 낮추는 것은 의약품 가격의 실질적인 디플레이션(deflation)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