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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로스만 박사 "조기경보 모델, 확립도 중요하지만 성공하려면 워크플로우에 필수 통합돼야"

    [뷰노 글로벌 환자안전 서밋]⑥ '사망률 30% 감소' 로스만 지수 개발 "가장 중요한 활용법 중 하나는 의료진 간 의사소통 개선"

    기사입력시간 2026-02-26 17:37
    최종업데이트 2026-02-26 17:37

    뷰노 글로벌 환자안전 서밋 2026 

    뷰노(VUNO)가 지난 2월 7일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글로벌 환자안전 서밋 2026(Global Patient Safety Summit 2026)을 열었다. 국제 신속대응시스템 학회(iSRRS)의 공식 후원을 받았으며, 중환자의학 전문의, 디지털 헬스 분야 연구자, 정부·공공기관 관계자 및 해외 전문가들이 참석해 각국의 AI 기술을 활용한 조기경보시스템(EWS)의 임상 가치와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번 서밋에서는 유럽중환자의학회(ESICM), 세계중환자의학회연맹(WFSICCM) 회장을 역임한 장-루이 빈센트(Jean-Louis Vincent) 교수, 국제 신속대응시스템 학회 초대 회장을 역임한 마이클 A. 데비타(Michael A. DeVita) 교수, 국가 조기경보 점수 NEWS와 NEWS2 개발을 주도한 브라이언 윌리엄스(Bryan Williams) 교수 등 전 세계 중환자의학 및 환자 안전 분야의 권위자들이 참석해 각국의 AI 기술을 활용한 신속대응시스템과 조기경보시스템의 임상 사례를 공유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각 강연의 주요 내용을 시리즈 형태로 게재한다. 

    ①장 루이 빈센트 교수 “의료 AI, 단순 예측 넘어 환자 살리는 개입 이끌어낼 때 가치”
    ②잭 첸 교수 "호주 입원 환자 안전 시스템 'BTF'가 바꾼 병원…심정지·사망률 감소 효과"
    ③브라이언 윌리엄스 교수 "조기경보시스템 'NEWS' 도입 이후 NHS 환자안전 체계 변화"
    ④크리스 슈비 교수 "AI 기반 조기경보시스템 도입, 전체 시나리오의 80%에서 비용 효과성 확인"
    ⑤마이클 A. 데비타 교수 “환자 악화가 일어나는 순간, 우리는 그곳에 없다”...신속대응시스템 석학의 경고
    ⑥마이클 로스만 박사 "조기경보 모델, 확립도 중요하지만 성공하려면 워크플로우에 필수 통합돼야"
     
    사진: 마이클 J. 로스만(Michael J. Rothman) 박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로스만 지수(Rothman Index, RI)의 가장 중요한 활용법 중 하나는 의료진 간의 의사소통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임상 데이터를 통합해 공통된 척도로 나타내고, 이를 소통 도구로 활용해 신속 대응 및 감시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모델을 확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델과 관련된 프로토콜을 확립해 병원에 반영하는 것도 모델이 성공하는 데 중요합니다."

    로스만지수 'RI' 개발자인 마이클 J. 로스만(Michael J. Rothman) 박사가 7일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뷰노가 개최한 글로벌 환자 안전 서밋(Global Patient Safety Summit 2026)에서 '생명을 살리는 EMR 활용 – RI를 워크플로우에 효과적으로 통합하기(Leveraging the EMR to Save Lives – Effective Integration of the Rothman Index into Workflow)'를 주제로 발표했다. 로스만 박사는 미국 의료장비 제조업체 스페이스랩스(Spacelabs) 자문 데이터 과학자이자 페라헬스(PeraHealth) 설립자다.

    RI는 환자 상태를 수치화하는 예측 지표로, 병원 내에서 환자 상태 악화의 신호가 전자의무기록(EMR)에 기록돼 있었음에도 이를 종합적으로 인지하지 못해 사망으로 이어진 사례를 계기로 개발됐다. 당시 활력징후, 간호평가(Nursing Assessment), 검사 결과 등 임상 데이터는 모두 개별적으로 존재했으나, 환자 상태를 하나의 연속적인 지표로 통합해 보여주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RI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EMR에 분산된 임상 데이터를 통합해 환자 상태를 점수로 제시함으로써, 환자 위험도를 보다 일관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로스만 박사는 "EMR에는 데이터가 있지만 그것은 사실상 전자 파일링 시스템으로 기능했다. 찾아볼 수는 있었지만 통합돼 있지 않았다. 유용하기는 했지만 그 데이터를 활용해 추세를 파악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우리는 '왜 환자 상태를 추적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한 생리학적 상태 측정법이 없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됐다"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로스만 박사팀은 7000여개 변수 중 정기적으로 측정되면서 모든 환자에서 측정되는 생리적 상태를 명확하게 측정하는 변수를 찾았다. 이 때 발견한 것 중 하나가 간호평가다. 간호평가란 간호사가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 증상, 우려사항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해 근거 기반 도구를 사용해 환자의 정보를 수집, 분류, 분석하는 과정을 말한다.

    RI는 하루 2회 이상 수행되는 간호평가를 핵심 데이터로 활용해 환자 상태를 통합적으로 산출하는 지표다. 대규모 입원 사례 분석에서 간호평가가 입원 중 및 장기 사망률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인 점을 바탕으로, RI는 다양한 임상 데이터를 하나의 기준으로 통합·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각 임상 변수의 반영 방식과 위험도 산출 로직은 실제 임상 전문가 의견을 통해 명시적으로 검증됐으며, 데이터 기반 계산 결과가 임상적 판단과 일치하는지에 대한 검토 과정을 거쳐 모델에 반영됐다.

    로스만 박사는 "한 병원에서 몇 년 동안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환자 4만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입원 시 처음 실시하는 간호평가가 병원 내 사망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퇴원 직전에 실시하는 마지막 간호평가는 퇴원 후 사망률과 관련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연구 기간 동안 수집된 모든 간호평가에는 중요한 임상 정보가 담겨 있다고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환자 5000명을 대상으로 버킷을 구성, 크레아티닌 수치를 기준으로 환자를 정렬한 다음, 각 구간별로 분류했다. 평균 크레아티닌 수치와 사망률을 비교한 결과, 정상 범위를 파악할 수 있었을뿐 아니라 정상 범위에서 벗어난 정도에 따른 위험 증가도 파악할 수 있었다"면서 "모든 항목에 대해 이 작업을 수행해 악화의 다양한 양상을 포괄하는 변수들을 도출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RI는 간호평가, 활력징후, 검사실 수치, 심장 리듬 등 26개 임상 지표를 통합해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0~100점의 연속적인 점수로 표현하도록 만들어졌다. 각 임상 변수는 퇴원 직전 측정값과 퇴원 후 1년 사망률 간의 연관성을 기반으로 위험도(excess risk)가 산출되며, 이를 합산해 전체 환자 상태 점수가 계산된다. 이렇게 산출된 RI는 단일 시점의 수치뿐 아니라 시간에 따른 점수 변화 추세를 함께 제공해, 임상적 악화 신호를 조기에 인지하는 데 활용된다.
     
    사진: RI와 입원 기간 및 비용 간의 상관관게 분석.

    검증 연구에서 RI 활용한 신속 대응, 병원 내 사망률 30% 줄여

    RI는 현재까지 80편 이상의 동료심사 논문, 60건 이상의 학회 발표를 통해 광범위하게 검증됐다. RI를 기반으로 한 선제적 대응 체계 도입 이후 병원 내 사망률, 비계획 중환자실 전원 등 주요 환자 안전 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로스만 박사는 대표적인 연구 결과 3개를 공유했다. 먼저 미국 3개 병원에서 입원 환자 약 17만 명을 대상으로 RI의 임상적 타당성과 유용성을 검증한 결과, 환자 상태를 반영하는 주요 임상 결과들과 높은 일관성이 확인됐다. 24시간 이내 사망 예측 시 AUC 아래 면적은 0.93 이상, 자택 퇴원 환자 대상 30일 재입원 예측 시 AUC는 0.62로 나타났다. 또한 중환자실 환자에서 기존 중증도 지표(APACHE III)와 유의한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로스만 박사는 "RI가 낮을 수록 상태가 더 심각함을 의미한다. 집으로 퇴원한 환자는 가정 간호나 재활 등으로 퇴원한 환자보다 RI가 더 높았고, 입원 당시 RI가 낮은 사람일수록 중환자실 입원 기간이 더 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350병상 규모의 병원에서 SWAT팀이라 부르는, 경보가 울린 환자를 전담하는 중환자실 간호사들을 배치했다. 병원 내에서 RI를 선제적으로 활용한 결과, 임상 악화를 조기에 인지하고 대응함으로써 병원 내 사망률이 30% 감소했다. 해당 연구에서 전체 입원 환자 사망률은 1.9%에서 1.3%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는데, 자매 캠퍼스 사망률은 2.3%로 변화가 없었다.

    미국 237병상 규모의 지역 병원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는 신속 대응 호출과 중환자실 전원을 비교하고, 사전 회진을 통해 계획되지 않은 중환자실 전원을 줄이는 효과를 살폈다. 그 결과 조기 경고 점수 기반의 사전 예방적 신속 대응팀 개입은 비계획적 중환자실 전원 발생을 1.4배 감소시켰다.

    로스만 박사는 "이는 간호사들이 회진 중에 환자의 호흡수를 직접 모니터링해, 병동 간호사의 호출을 기다리지 않고도 계획되지 않은 중환자실 전원을 줄일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 병원 역시 고위험 환자 대응팀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 결과 사망률이 30% 감소했다"고 말했다.

    RI 기반 조기 대응 체계, 의료진의 상황 인지 수준과 커뮤니케이션 효율 높여

    이 외에도 다양한 사례 연구를 소개했다. 블레싱 병원은 RI를 주요 평가 도구로 활용해 ICU 외 병동에서 위험도가 가장 높은 상위 10% 환자를 식별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 식별된 환자들에게는 심폐소생술 전문 간호사가 배정돼 심정지 발생을 조기에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 시범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고위험 환자 대응팀을 구성하는 중환자 전문 간호사 13명 채용에 대한 사업 타당성이 확보됐다.

    캐나다 노스베이 헬스(NorthBay Health)는 중환자실 회진 담당자들이 매 근무조마다 RI 점수와 추세선을 확인하고, 병원 전체 임상 회의를 통해 RI 경고를 보고하도록 했다. 환자 상태 변화가 파악되면 팀원 간 공유하고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계획되지 않은 ICU 전원과 사망률을 줄일 수 있었다.

    이러한 사례에서 RI는 병동 및 중환자실 전반에 걸쳐 EMR에 일상적으로 기록되는 간호평가, 활력징후, 검사실 수치 등의 임상 데이터를 단일 점수와 시간 추세로 통합해 고위험 환자를 조기에 식별하는 공통 지표로 활용됐다. 이를 기반으로 간호사가 다수 환자의 위험도를 모니터링하는 일대다수(one-to-many) 감시 체계와 선제적 대응 워크플로우가 구축돼, 병원 내 사망률, 코드 블루 발생, 비계획 중환자실 전원이 감소하고 의료진의 상황 인지 수준과 팀 간 커뮤니케이션 효율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로스만 박사는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상황을 파악하는 모델을 갖는 것이지만, 그에 따른 올바른 프로토콜을 갖추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병원 시스템에 제대로 정착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면서 "사례 연구 측면에서 블레싱병원의 경우 ICU 전담 대응팀 간호사를 배치한 것이 큰 차이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