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롯데헬스케어가 맞춤형 영양제 솔루션 스타트업인 알고케어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알고케어는 18일 “1년 전 투자 및 사업 협력을 제안했던 롯데헬스케어가 알고케어의 사업 아이디어를 그대로 베껴 제품을 개발한 사실을 알게돼 이를 고발하려 한다”고 밝혔다.
 
알고케어 측은 롯데헬스케어가 최근 CES 2023에서 선보인 ‘캐즐’이란 제품이 자사의 ‘뉴트리션 엔진’을 베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알고케어는 '뉴트리션 엔진'을 CES 2021부터 CES 2023까지 선보이며 3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올 3월 공식 론칭을 앞둔 상태였다.

알고케어의 제품은 영양제를 카트리지에 밀봉해 기기에 장착하면 이용자 맞춤형으로 영양제가 제공되는 기기다. 롯데헬스케어의 캐즐 역시 영양제가 담긴 카트리지를 장착하는 동일한 형태다. 알고케어는 여러 슬롯의 카트리지를 위에서 아래로 꽂아놓는 구조, 카트리지의 결합유닛 장치의 구조와 원리, 디스펜서의 컨셉과 디자인, 알록달록한 영양제 조합의 모습까지 롯데헬스케어가 모두 도용했단 입장을 밝혔다.
 
알고케어는 CES 2023 전시장에서 “이거랑 똑같은 거 보고 왔는데?” “이거 롯데에서 하는 거랑 똑 같은 거죠?”라는 관람객들의 반응을 듣고 나서야 롯데헬스케어가 ‘캐즐’이란 이름으로 자사의 제품을 베낀 것을 인지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실제 알고케어는 2021년 9~10월 무렵 투자 및 사업협력 논의를 위해 롯데벤처스 및 롯데헬스케어와 몇 차례 미팅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알고케어 측은 “롯데헬스케어는 ‘(우리는) 제품을 개발할 생각은 전혀 없고 롯데헬스케어 플랫폼에 알고케어 제품을 도입하고 투자도 하고 싶다’고 하면서 알고케어가 개발 중이던 카트리지 방식의 영양제 디스펜서 뉴트리션 엔진 및 사업전략 정보를 획득했다”고 했다.
 
당시 양측의 협의는 사업 방식을 두고 의견이 갈리며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알고케어 측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롯데헬스케어 측 관계자는 협의 과정에서 “카트리지에는 관심이 없다” “오해는 말아달라. 우리가 테이크 오버(take over, 탈취·인수)해가는 목적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알고케어 정지원 대표는 “CES 이후에 롯데헬스케어 측에 항의를 했지만 기밀유지협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엔 롯데헬스케어 설립 전이라 기밀유지협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해서 그랬던 것”이라며 “롯데는 카트리지 형태는 식약처의 규제 탓에 어쩔 수 없이 택한 것이고, 그 마저도 자사가 아닌 다른 계열사에 만든 것이기 때문에 탈취가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뉴트리션 엔진 같은 제품은 흔한 것이라고도 하던데, 그러면 왜 이전 미팅 때 라이선스비를 주겠다고 했는지 되묻고 싶다”며 “롯데헬스케어를 공정거래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롯데헬스케어 측은 아이디어 도용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향후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