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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하고 투자하고 신설하고…롯데·두산·신세계·오리온 등 대기업 바이오 진출 '러시'

롯데 2800억 투자해 롯데헬스케어·바이오로직스 설립, 오리온 2000억 투자해 중국 진출, OCI 부광약품 지분 11% 1400억에 인수

기사입력시간 22-05-18 12:15
최종업데이트 22-05-1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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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 대기업의 제약바이오산업 진출·투자 현황(메디게이트뉴스 정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코로나19를 계기로 제약바이오산업군이 확장되면서, 롯데, 두산, 신세계, GS, 현대중공업, 한화, 오리온홀딩스, CJ, OCI 등 비제약 분야 대기업들이 잇따라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 주식회사는 올해 초 바이오 진출을 예고한 후 지난 3월 700억원을 출자해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한 데 이어 이달 중순 의약품 제조업을 주 사업으로 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을 공시했다. 각각 롯데의 ESG경영혁신실 신성장2팀, 신성장 3팀에서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롯데지주는 바이오 신사업 추진을 위한 신규법인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자 104억원(자기자본대비 0.11%)을 주식·출자증권 취득을 결정했으며, 모두 현금으로 취득했다.

앞서 지난 4일 롯데는 특허청에 롯데바이오로직스 상표권을 등록했다. 사업 내용은 바이오약제 맞춤 제조업, 생물약제 세포주 가공업, 약제 가공업, 바이러스 시험용 의료 진단장치, 약제용 주사기 등이다.

롯데헬스케어는 고객의 헬스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 몸을 정확히 이해하는 새로운 건강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로, 과학적 진단, 처방 등 건강관리 전 영역에서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유전자, 건강검진 결과 분석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가 배합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뿐만 아니라 섭취 방식, 맞춤형 식단, 운동 등 건강 관리를 위한 코칭 서비스까지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을 공식화한 당일 미국 뉴욕주 소재 BMS(Bristol-Myers Squibb Company) 의약품 제조공장의 취득도 공시했다. 이 역시 바이오 분야 진출, 투자를 목적으로 진행됐으며, 취득 금액은 2060억8000만원(자산총액 대비 0.01%)다.

롯데 측은 "BMS 공장의 의약품 위탁생산계약(Toll Manufacturing Agreement)도 함께 체결하나, 해당 계약은 공급자가 될 국내 자회사(롯데바이오로직스)에 이전할 계획"이라며 "계약금액은 2833억6000만원, 계약기간은 자산양수도계약 거래종결 후 3년이며, 이후 6개월씩 4회(총 2년)에 걸쳐 양도인에 의한 계약 연장이 가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바이오시장 진출인만큼 전문인력 모시기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이 10여년전 바이오분야(삼성바이오로직스)에 진출 당시 글로벌 제약기업의 인력들을 대거 모집해 전문성을 다져왔던 것처럼 롯데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요 핵심인력들을 대거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다.

실제 10년 넘게 삼바에서 품질팀장과 완제의약품 사업부장 등으로 일해온 이원직 상무가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총괄할 예정이다. 이 상무는 미국 UC버클리대학교 분자세포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BMS에서 일해왔다.

롯데는 오는 6월 13일~16일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리는 바이오(BIO·Biotechnology Innovation Organization) USA에 부스를 설치, 글로벌 무대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 신설을 본격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두산은 올해 3월말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의약품 ▲의료기기 ▲의약부외품의 제조 ▲가공·판매업 ▲자동판매기운영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하고, 최근 국내 최대 바이오전시회인 바이오코리아2022에 참가해 의약품 보관용 첨단 소재 기술을 선보였다. 

두산은 지난해 12월 미국 SiO2 머티리얼스 사이언스(SiO2 Materials Science·SiO2)에 1억 달러를 투자하고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독점 사업권을 확보하면서 바이오 사업 진출을 알렸다.

SiO2는 코로나19 mRNA백신 등에 사용되는 보관 용기 등을 제조하는 회사로, 특수 플라스틱 용기 내부에 유리와 유사한 성분의 보호층·장벽층·접착층 등 3개층을 플라즈마로 증착하는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은 전시회를 통해 SiO2의 기술을 소개하고 ▲바이알 ▲사전 충전형 주사기(PFS) ▲채혈 튜브(BCT) 등의 제품 샘플을 전시했다. 이외에도 협동로봇을 활용해 생산 공정의 일부를 시연하고, 해당 공정과 기술 관련 동영상을 전시 부스에서 상영했다. 

GS그룹은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휴젤을 인수했다. 

지난해 8월 당시 휴젤의 최대 주주인 리닥(LIDAC·Leguh Issuer Designated Activity Company)이 GS그룹과 국내 사모펀드 IMM인베스트먼트가 공동 출자한 해외 법인 SPC, 아시아 헬스케어 전문 투자 펀드 CBC 그룹, 중동 국부펀드 무바달라(Mubadala)로 구성된 다국적 컨소시엄 아프로디테 인수 홀딩스(APHRODITE ACQUISITION HOLDINGS LLC)와 535만5651주(총 발행주식의 42.895%) 및 전환사채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

GS그룹의 허서홍 부사장(GS 미래사업팀장)과 이태형 전무(GS CFO)는 GS그룹의 미래성장 전략을 추진해 온 핵심 경영진으로, GS의 사업 역량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앞으로 휴젤의 성장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GS는 최근 RNA 기반 뇌·신경계질환 신약개발 바이오텍인 바이오오케스트라에 60억원의 전략적 투자(SI)를 단행했다. 

CJ그룹은 블록버스터 국산신약 개발에 성공해 1조 클럽 입성을 눈앞에 둔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에 자극을 받은 것일까. CJ헬스케어를 매각한지 불과 5년만에 제약바이오시장 재진출을 알렸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7월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바이오기업인 천랩을 인수하고, 올해 초 'CJ바이오사이언스'로 사명을 변경한 뒤 공식 출범시켰다.

과거 한화케미칼을 통한 바이오·헬스케어사업을 추진해온 경험과 대형보험사 업력을 지닌 한화그룹 역시 바이오시장 재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6년 한화케미칼이 바이오산업을 중단한 후 이상훈 박사가 독립해 에이비엘바이오을 세운지 6년만의 일이다. 

한화그룹 자회사인 한화임팩트(구 한화종합화학)는 최근 미국의 유전자 치료제 개발 바이오 벤처기업 테쎄라테라퓨틱스(Tessera Therapeutics)에 투자하는 등 본격적인 바이오산업 진출에 나서고 있다.

국내 최대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을 둔 현대중공업 역시 바이오사업에 진출한다.

현대중공업은 헬스케어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투자전문 자회사인 현대미래파트너스를 통해 암크바이오를 신설했다. 현대미래파트너스가 100% 출자하는 방식으로 마련됐으며, 계열 편입됐다.

암크바이오는 신약 연구·개발, 개발된 신기술 사용권 대여·양도, 바이오신약 관련 연구개발, 의약품 연구개발·임상 수행, 신약 바이오 관련 사업개발 자문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암크(AMC)는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Asan Medical Center)의 약자로, 산학연병을 통한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8월 현대미래파트너스는 아산재단과 함께 모바일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인 메디플러스솔루션을 인수했으며, 메디플러스솔루션은 ‘세컨드닥터’, ‘세컨드윈드’ 등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5대 암과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또한 같은 해 11월 현대중공업지주는 투자전문 회사인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현대중공업지주 신성장 투자조합 1호를 결성했고, 340억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해 디지털 헬스케어·바이오 분야의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 육성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사인 이마트는 올해 3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전문벤처인 고바이오랩에 100억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을 투자하고, 이마트와 함께 설립하는 건강기능식품 자회사 '위바이옴'을 설립했다.

양사는 연구 협의체를 구성해 지속적으로 신규 균주를 발굴하는 한편, 차별화된 기능성을 갖춘 건강기능식품들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신세계그룹 벤처캐피탈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올해 디지털헬스케어 기업인 휴이노의 주식 10억원을 매입했으며, AI 의료진단기업 스페클립스 등에도 신한캐피탈, BNH인베스트먼트 등과 90억원대 규모의 투자유치에 참여했다.

OCI그룹은 60년의 제약업력을 갖춘 부광약품을 인수하며 바이오 사업을 본격화했다.

부광약품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이던 지분 11%(1461억원)를 OCI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부광약품 측은 "OCI의 지분 투자는 부광약품이 가지고 있는 신약 R&D, 전략적 투자 역량에 OCI의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노하우와 자금력이 합쳐지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제약 바이오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리온홀딩스는 바이오분야를 시업성장을 위한 3대 신사업으로 점찍고 중국 진출을 준비해왔으며, 중국 현지 합작법인을 통해 결핵, 대장암 등을 중심으로 바이오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국내 진단키트기업인 수젠텍(결핵), 지노믹트리(대장암), 결핵 백신을 개발 중인 큐라티스 등 바이오기업들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대상홀딩스는 라이신, 아미노산 등 그린바이오를 주축으로 레드바이오 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하고자 지난해 7월 25억원을 들여 의료 소재 사업을 하는 대상셀진을 설립했다. 대상셀진의 정유철 대표는 대상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연구하고 클로렐라 추출물 관련 발명 특허를 등록했던 인물이다.

또한 대상은 사업 정관에 생명 공학을 이용한 화장품·의약품, 바이오 시밀러 연구 개발·제조 등을 추가한 데 이어,  건강기능식품 담당 사업부를 분리한 계열사 대상라이프사이언스의 역할 확대에도 전폭적으로 지원 중이다.

이 같은 바이오분야 진출 돌풍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백신 개발기업인 화이자, 모더나의 매출 급성장과 연관이 있다. 기존에 일부 대기업들도 바이오산업의 하이리스크 하이리턴(높은 투자 위험성·높은 수익가능성) 특징에 관심을 갖고 진출을 선언했으나, 장기간 많은 돈이 투입되는 신약개발 속성으로 인해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민관의 많은 투자금이 제약바이오산업에 집중되고, mRNA 등 새로운 기술과 인공지능(AI) 활용으로 리스크를 낮추면서도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게 되면서 대기업들이 도전 또는 재도전을 택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 시장 규모는 올해 5837억달러(698조원)에서 연평균 7.7%씩 성장해 2027년 9113억달러(10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국내 역시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치료제 등을 개발한 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2조클럽 탄생, 1조클럽 확대 등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다. 이에 더해 윤석열 정부 출범 전 인수위원회에서도 제약바이오산업을 미래먹거리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R&D 투자·지원과 유연한 규제 개선 등을 약속하고 있어 국내 시장 역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