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의료연구소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적발된 불법 전문기관 404곳 중 한방 의료기관은 13개소(3.2%)에 불과하다고 25일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 6월 20일 복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인터넷 매체 5곳에서 의료법상 금지된 전문병원 표방 불법 의료광고를 노출한 의료기관 404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번에도 의료광고 적발사례가 모두 의료기관의 사례만 있었다”라고 했다.
이에 연구소는 곧바로 의료기관과 한방의료기관으로 구분한 적발현황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그 결과, 총 404개소의 적발 기관 중 의료기관이 391개소(96.8%), 한방의료기관이 13개소(3.2%)였고 총 535건의 적발 건수 중 의료기관이 522건(97.6%), 한방의료기관이 13건(2.4%)였다.
연구소는 “결국 보건복지부의 전문병원 불법 의료광고 모니터링 조사결과 적발된 기관 수와 건수 중 한방의료기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이 수치는 한방의료기관도 적발했다는 생색을 낼 수 없을 정도로 극히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복지부는 의, 한의 등 진료 분야 구분 없이 인터넷상에서 이뤄지는 의료광고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한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의료기관만을 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복지부는 비전문병원이 전문병원을 표방한 것이 아니라 한방척추 전문병원이 지정분야 이외의 전문병원을 표방해 거짓광고를 해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전문병원을 표방한 한방의료기관이 꽤 있었지만 오로지 의료기관만을 대상으로 불법 의료광고를 조사했다”고 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는 지난 2월 14일 취업 준비생 등을 대상으로 한 비(非)전문병원의 전문병원 표방 불법의료광고의 성행을 막기 위해 한국인터넷광고재단과 공동으로 한 달간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는 공문을 유관기관에 발송했다.
당시 연구소는 공문에 나온 불법의료광고 사례와 보건복지부가 매년 실시하는 불법의료광고 점검에서 적발된 사례들이 모두 의료기관인 것을 보고, 이번 모니터링의 주 대상은 한방의료기관이 아니라 의료기관인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소는 “한방의료기관의 전문병원 불법의료광고는 없는지 확인하고자 인터넷을 검색했다”라며 “복지부가 제3기 전문병원으로 지정한 A한방병원이 인터넷 블로그 등에서 지정받은 분야인 한방척추 이외에 '교통사고 전문병원', '교통사고후유증 전문병원', '허리디스크 전문병원' 등으로 광고하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연구소가 민원을 제기하자 관할 보건소는 '교통사고 후유증 전문병원', '교통사고 전문병원' 등 소비자를 현혹 또는 과장된 내용 등 의료법에 저촉되는 행위에 대해 시정토록 행정지도하는 것으로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소는 다시 3월 14일 '보건복지부는 지정분야 이외의 전문병원을 사칭해 거짓광고한 한방척추 전문병원의 지정을 취소하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연구소는 “같은 내용으로 3월 25일 보건복지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전문병원 지정 및 관리의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전문병원이 전문병원 불법 의료광고를 하고 있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관할 보건소에 신고하라고만 답변했다”고 했다.
연구소가 제시한 복지부 답변에 따르면, 복지부와 한국인터넷광고재단이 올해 2~3월 실시한 전문병원 명칭사용 불법 의료광고 모니터링은 의, 한의 등 진료 분야의 구분 없이 인터넷상에서 이루어지는 의료광고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복지부는 연구소에 “지난 2015년 및 2016년 불법 의료광고 모니터링 결과 한방의료기관을 포함한 불법 의료광고 사례를 확했다. 관할 지자체에 통보해 해당 광고 게재 중지조치, 행정처분 등을 요청했다”고 회신했다.
연구소는 “의료기관에는 가혹하고 한방에는 한없이 관대한 복지부의 이중성과 편파성이 잘 드러나고 있다”라며 “복지부가 향후 불법 의료광고 모니터링을 실시할 때에는 의료기관과 한방의료기관을 구분하지 말고 공정하게 조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