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전공의 이탈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2025년 전문의 자격시험이 내년도 2월 진행된다.
매년 2800여 명의 전문의가 배출됐지만, 이번 전문의 시험 응시 가능 전공의가 576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돼 내년도 의료 공백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대한의학회가 2025년도 제68차 전문의 자격시험을 공고하고 10월 30일부터 11월 12일까지 원서 등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시험과목은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정신건강의학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성형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비뇨의학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예방의학과, 가정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 핵의학과, 응급의학과 등 25개 전문과목이다.
의학회에 따르면 1차 시험 응시자격은 의사로서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한 수련 과정을 이수(예정)한 자, 의사로서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의 의료기관에서 소정의 인턴 및 레지던트과정을 이수한 자(외국 전문의자격 취득자 포함) 이다.
시험에 응시한 응시자들은 2025년 2월 14일 1차 필기시험을 치르게 되며, 1차 시험에 합격한 자는 2월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 간 2차 실기 및 구술시험을 보게 된다.
단, 의학회는 응시생이 없는 경우 시험을 미시행하게 된다며, 원서접수 결과에 따라 시험과목이 변경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사실상 전국 수련병원 대다수 전공의가 수련을 중단하고 이탈한 상황에서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전공의 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임용된 전공의 1만463명 중 9136명이 사직해 수련병원에 소속된 전공의는 지난달 30일 기준 1327명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지난 2024년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자가 2782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2025년도 응시 가능 인원은 전년도의 20.7%인 576명에 불과해 인력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 과목별로 살펴보면 가정의학과 96명, 내과 91명, 정형외과 61명, 정신건강의학과 40명, 응급의학과 33명 순이다. 수료 예정 연차 전공의가 가장 적은 과목은 핵의학과 2명이었다. 이어 방사선종양학과 3명, 진단검사의학과 5명. 심장혈관흉부외과 6명, 비뇨의학과 7명 순이었다.
심지어 576명의 수료 예정 연차 전공의 중 실제 출근 중인 전공의는 396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복지부는 수료 예정 연차 전공의 중에서도 개인별 출결 상황, 연차별 수련교과과정상 수련 기준 충족 여부 등에 따라 2025년도 전문의 시험 응시 자격 여부는 상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출근 전공의 또한 100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기 때문에 실제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봤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도 서울대병원 전임의 모집에 총 모집인원 459명의 48.4%에 불과한 222명만이 지원한 것이 알려지며 내년도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정부가 구상 중인 ‘전문의 중심병원’ 이행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의사 국가시험도 파행으로 끝이 났는데 전문의 배출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의료계가 예고했던 의료대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