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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구건조증부터 통증까지…삶의 질 연관된 '감각이상질환' 치료제 개발

    [바이오CEO 인터뷰] 루다큐어 김용호 대표, 바이오벤처 한계 극복 위해 한림제약과 RCI001 임상1상 등 적극적인 공동연구 추진

    기사입력시간 2021-05-24 05:41
    최종업데이트 2021-12-03 15:56

    루다큐어 김용호 대표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안구건조증이란 질환은 전자기기를 하루종일 이용하는 현대인들이 흔히 앓고 있는 질병인 동시에 미세먼지, 황사 등 환경적 요인에 따라 발병이 가능한 질환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안구건조를 정확하게 표적하여 안전하게 치료하는 약물은 개발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안구건조증을 비롯해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대부분의 감각이상질환들 역시 스테로이드 제제나 마약류 의약품에 의존하는 등 미충족 수요(Medical Unmet Needs)가 큰 상황이다.

    루다큐어는 오랜 기간의 기초 의생명과학 연구를 활용해 안구건조증부터 통증까지 미충족 수요가 큰 난치성 감각이상질환 전반을 아우르는 치료제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루다큐어 김용호 대표는 최근 메디게이트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기초연구에서 신약개발분야로 진출하게 된 계기와 현재까지 구축한 R&D 파이프라인, 그리고 앞으로의 임상과 상용화 계획에 대해 소개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8년 7월 루다큐어를 설립하기 전에 15년간 통증과 감각질환에 관련된 기초연구를 하면서 대학에서 학생들을 양성했다. 아쉬웠던 부분은 연구를 통해 새로운 기전을 발굴한 후 논문을 쓰는 일이 계속됐지만, 상용화된 기술이 없어 정작 환자에게까지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오랜 기간 기초연구 끝에 유용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나, 정작 신약으로 상용화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되는 사례가 허다했다. 기초단계에서는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것에 한계를 느껴 그동안의 연구실적을 바탕으로 난치성 분야의 치료제를 만들고자 창업을 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김 대표는 "많은 질환 중에서도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큰 통증 등 감각이상질환에 포커스를 맞추고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면서 "특히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인 RCI001은 가장 빠른 속도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국내 임상1상, 내년 초 미국 임상2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높은 경쟁력 입증해 중견회사와 공동연구 추진"
     
    표= 루다큐어 R&D 파이프라인

    RCI001은 활성산소 발생과 염증반응 생성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Rac1 신호전달의 제어를 통해 안구건조증을 치료하는 점안제 후보물질로, 가천대로부터 2019년 특허기술을 기술이전 한 후 올해 국내 임상1상 시작을 목표로 비임상, 독성시험 등을 진행해왔다.

    김 대표는 "전자·IT산업이 고도화되는 시대적 흐름은 물론 미세먼지 증가, 오랜시간 모바일 기기등에 노출되는 등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안구건조증을 앓는 환자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반면 시중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점안 횟수가 너무 많아 투약 편의성이 떨어지거나 다양한 부작용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중증의 경우에는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안압 증가 등의 부작용 발생 위험이 있어 장기간 사용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문제를 고려해 빠르게 약효가 발현되면서도 효과 유지 기간이 길고, 부작용과 같은 단점을 대폭 줄인 RCI001를 개발한 것"이라며 "실제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강력한 항염증, 항산화, 각막손상 회복 등의 효과가 발현되는 동시에 스테로이드 대비 약효 발현이 빨랐고 안압상승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개발 중인 생물학기반의 안구건조증 신약 후보물질들과 비교해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RCI001의 타겟인 Rac1은 항산화, 항염증 하위 신호전달 기전이 있어 이를 제어할 경우 염증과 산화스트레스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동시에 저분자화합물 형태로 유통·보관이 용이하고 약제 가격적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한다는 것이다.

    루다큐어의 RCI001는 경쟁약물과 대비해 빠른 눈물분비와 각막손상 회복기능, 우수한 점안 순응도, 안전성 등을 인정받아 최근 안과질환에 특화된 국내 중견제약기업인 한림제약에 150억원의 기술이전 및 시리즈A 투자를 받았으며 앞으로 국내 임상시험을 공동으로 수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향후 RCI001을 빠르게 국내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국내 임상1상과 함께 내년 초에는 미국 임상2상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최근 발표된 미국 식품의약국(FDA)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눈물 생성량이 10mm이상이거나 손상 회복 기준을 넘어서면 허가 프로세스를 개선해주기 때문에 내년 초 바로 2상에 돌입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안구건조증 신약 개발에 있어 후발주자지만 이 같은 제도적 이점과 경쟁사들과의 차별점 등을 통해 충분히 극복, 빠른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구건조증 외에도 다양한 파이프라인 확보, 바이오벤처 한계 극복하는 회사로 자리매김"

    RCI001을 비롯해 통증치료제인 RCI002, 아토피치료제 RCI003, 전이성 암 치료제 RCI004, AMD·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 RCI005 등 루다큐어의 R&D 파이프라인은 모두 삶의 질과 관련된 감각이상질환 치료제로 구성돼 있다. 

    RCI002는 올해 비임상을 진행해 내년에 DS/DP 생산을 한 후 2023년에 임상 1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현재 시험관내(In vitro) 효력 시험 중인 RCI003도 이르면 2023년에 임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RCI004와 RCI005는 현재 물질탐색 및 비임상 효력시험 중이다.

    김 대표는 "RCI002는 성장인자에 들어있는 특정 단백질 시퀀스를 활용해 통각수용체를 억제하는 기술로 개발 중인 펩타이드 치료제다. 현재 상용화된 통증질환 치료제 대부분은 효능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아 자주 약을 먹어야 하는 불편함과 내성·부작용 등 안전성 문제가 있는데, 현재까지 진행된 실험에서는 적은 농도에서도 장기간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동물(in vivo)실험 결과에 따르면 RCI002는 0.1mpk 농도만으로도 24시간까지 진통 효능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조군 약물인 가바펜틴계열은 65mpk 사용시 1시간 지속되는 것과 비교하면, RCI002는 650배 낮은 농도에서 24배 긴 지속능력을 갖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해당 후보물질은 아미노산 서열이기 때문에 바이러스 유전자치료제로도 확장시켜 나갈 예정이다. 디스크, 관절염, 대상포진성 통증 등 국소적이지만 통증이 오래 지속되는 적응증을 타깃하는 약물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전임상에서 12주이상 지속력을 보인만큼, 사람 대상 효능으로 산정하면 1년까지도 효력 지속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R&D 추진에 따라 RCI001 임상2상이 마무리되고 기술이전 등의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되는 오는 2023년 기업공개(IPO)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이후 확보된 자금을 통해 2024년에는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다만 김 대표는 "최근 제약바이오업계가 항암 분야에 대한 관심도가 집중돼 있어 항암신약에 대한 연구에 투자와 지원이 몰리고 있다"면서 "미국이 빠른 기간에 mRNA 플랫폼 기반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것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볼 때, 항암처럼 트렌디하지 않아도 위기의식을 가지고 신경통증, 감각인지 등 다양한 미래지향적 학문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과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원책 부재와 함께 또 하나의 어려운 점으로 전문인력 부족을 꼽았다. 김 대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바이오벤처다 보니 인력 등 자원에 대한 부담이 매우 커 적은 임직원들이 슈퍼맨처럼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를 돌파하기 위해 상생의 케이스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많은 제약사들이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공동연구에 소극적이지만, 우리는 좋은 신약을 만들어 환자에게 이득을 주는 것이 주된 목표이기 때문에 인력과 자원을 제공받는 만큼 이익(Profit)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바이오벤처의 한계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면서 "적극적인 라이센싱과 공동연구를 통해 우리의 기술력이 좋은 약이 되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루다큐어 김용호 대표 이력

    명지대 생명과학과 학사 
    서울대 치과대학 석·박사
    서울대 치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일본 생리학 연구소 교환 연구원
    미국 듀크대학교 방문 연구원
    가천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조교수
    대한통증연구회 / 대한통증연구학회 학술이사
    아시안통증컨소시움 학술이사
    한국뇌신경과학회 기획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