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부산에서 피습을 당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서울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의 혈관재건술을 집도한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당시 이 대표의 상태가 '중증 외상'에 속했다고 강조하며,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와 상의해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가 있는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치료 경과 브리핑을 진행했다.
앞서 이 대표의 치료 경과에 대한 브리핑은 전날인 3일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아닌 민주당 영입인재이자 흉부외과 전문의 출신인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이 진행했다. 당시 서울대병원은 브리핑을 진행하기로 했다가 돌연 취소하면서 의문을 자아냈다.
이날 브리핑의 사회를 맡은 박도중 교수(서울대병원 대외협력실장)는 브리핑이 늦어진 데 대해 "전 국민이 관심이 많은 상황이라 수술 직후 언론 브리핑을 준비했다. 그런데 법리 자문 결과, 의료법과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환자의 동의 없이 의료 정보를 발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수술 후 환자가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었고, 외상환자의 특성상 안정이 최우선이었기에 브리핑을 진행할 수 없었다. 당시 수술 경과는 보호자인 부인에게 잘 설명했다"라며 "지금은 이재명 대표가 많이 회복해서 언론 브리핑에 대해 상의했고, 이에 동의해 치료 경과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혈관외과 민승기 교수(대한혈관외과학회 이사장)가 수술에 이르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민 교수는 "서울대병원은 2021년부터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난이도 높은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하는 곳으로 중증외상 전문가인 외상 외과와 세부 분과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대병원에 외상센터가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사건 당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과 당시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당직 교수, 외상센터 당직 교수와 연락이 돼서 이재명 대표의 이송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민 교수는 "당시 이 대표는 목 부위 자상에 의해 속목정맥의 손상이 의심됐고, 기도 손상이나 속목동맥의 손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이송을 결정했다“며 ”목 부위는 혈관, 신경, 기도, 식도 등 중요한 기관이 몰려 있는 곳이라 상처의 크기가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깊이 찔렸는지, 어느 부위를 찔렸는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민 교수는 "목정맥이나 목동맥의 혈관재건술은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다. 수술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였고,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부산대병원의 전원 요청을 받아들였고, 중환자실과 수술실을 준비하고 정해진 대로 수술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민 교수에 따르면 이 대표는 서울대병원으로 이송 당시 목 빗근 위로 1.4cm의 칼로 찔린 자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민 교수는 "상처는 근육을 뚫고 근육 내의 정맥까지 잘려있었고, 그로 인해 많은 양의 피떡이 고여있었다. 속목동맥은 정맥의 안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동맥 손상은 없었다. 뇌신경이나 식도, 기도 손상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의료진은 2일 오후 4시 20분부터 6시까지 1시간 40분 동안 이 대표에 대한 혈관재건술을 실시했다.
민 교수는 "의료진은 2차 감염이 우려돼 세척을 진행했고, 찢어진 속목정맥을 1차 봉합해 혈관재건술을 실시했다. 꿰맨 길이는 9mm된다. 추가로 근육의 잘린 혈관을 클립으로 물어서 결찰하고 세척했다. 피떡이 고이는 걸 막기 위해 수술부위에 배액관도 집어넣고 상처를 봉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혈관재건술을 한 뒤에는 중환자실에서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수술 부위에 출혈이 발생하거나 혈전이 생기고 여러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나중에 다른 장기 손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대표는 잘 회복해서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다. 다만 칼로 인한 외상의 특성상 추가적 손상이나 감염, 혈관 합병증 등의 우려가 있어 경과는 더 잘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서울대병원측은 질의를 받지 않은 채 브리핑을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