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글로벌 R&D 비용 1위 기업은 로슈…말기암·진단 분야 등에 20조원 투자

    얀센 바이러스백터 기반 백신 개발 지속, 코로나 백신으로 매출 급증한 화이자·AZ R&D 투자도 증가

    기사입력시간 2022-04-19 00:36
    최종업데이트 2022-04-19 00:36

    사진 = 로슈 본사 건물 외관(로슈 홈페이지 발췌).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지난해 연구개발(R&D)에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입한 글로벌 제약사는 로슈(Roche)로, 매출의 23%인 161억 달러(약 19조8453억원)를 투입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얀센과 화이자가 그 뒤를 이었으며, 각각 매출 대비 16~17%의 비용을 R&D에 투입해 차세대 항암신약 등을 개발 중이다.

    19일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기획운영팀 곽서연 선임연구원의 2021년 R&D 투자 상위 10개 글로벌제약사 보고서 등에 따르면 이같이 나타났다.

    로슈(Roche)는 지난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제약 R&D에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특히 말기(late-stage) 종양과 신경과학에 전년보다 R&D 투자금을 14% 늘렸다.

    현재 보유한 11개의 임상 3상 프로그램(파이프라인)들의 질환분야 중 6개가 종양, 4개가 신경과학 분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는 차세대 유방암치료제로 알려진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분해제 계열의 경구용 항호르몬제 기레데스트란트(giredestrant), 항-TIGIT 항체의 면역항암신약인 티라골루맙(tiragolumab) 등이 있다.
     
    R&D 예산 대부분은 제약 분야였으나, 코로나19(COVID-19) 진단기기, 혈액검사, 알츠하이머 진단기기 등의 진단기술에 대한 투자도 전년대비 14% 증가했다. 

    곽 선임연구원은 "로슈의 잇따른 R&D 투자 강화로 지난해에만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6건을 비롯해 중국, 유럽, 일본 등에서 27건의 승인을 확보하는 성과를 이뤄냈다"면서 "올해 1월에는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nAMD)과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치료제인 바비스모(Vabysmo)의 FDA 승인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표 = 2021년 글로벌제약사 R&D 투자액 탑10(단위: 10억 달러, KDDF 재구성).

    바이러스벡터 플랫폼 기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존슨앤드존슨(J&J)은 지난해 R&D 투자액 글로벌 2위(147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해당 플랫폼을 활용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특히 J&J의 자회사 얀센이 고령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2b상에 따르면, 80%의 예방 효율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고했다.

    백신 뿐 아니라 항종양 분야 R&D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며, 지난해 12월 얀센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 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기성품 T세포(off-the-shelf T-cell) 치료제에 대한 품목허가(BLA) 신청서를 FDA에 제출한 데 이어 동일한 적응증을 대상으로 CAR-T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지난해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Cominarty)와 항바이러스 치료제 팍스로비드로 매출이 전년대비 94% 증가한 화이자(Pfizer)가 R&D에 전년대비 47% 증가한 138억 달러를 투입하면서 글로벌 3위를 기록했다.

    곽 선임연구원은 "현재 화이자는 코미나티의 다양한 버전들을 시험 중이며 부스팅제 없이 사용가능한 차세대 팍스로비드에 대한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M&A와 라이센싱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면서, 말기(late-stage) 항암 파이프라인에 우선순위를 두고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화이자는 염기편집 분야의 선두주자인 빔 테라퓨틱스와 중추신경계, 근육, 간 관련 희귀질환 신약개발에 대해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발네바(Valneva)와 파트너십을 통해 라임병 백신 임상 3상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아르비나스와의 개발 제휴를 통해 차세대 CDK 억제제 연구를 보완 중이다.
     
    엠에스디(MSD)는 지난 2020년 R&D 투자액 2위에서 2계단 떨어졌으며, 41년동안 진행하고 있던 HIV 치료제 개발에 많은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던 MK-8507와 이슬라트라비르(Islatravir)의 병용요법이 부작용 발생으로 개발 중단됐으며, Islatravir를 사용한 임상3상시험이 외부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의 권고로 중단됐다.

    이후 FDA는 림프구, T세포 수 감소를 이유로 MSD의 HIV프로그램에 대해 6건의 전체 임상 보류와 7건이 부분 임상 보류 조치를 내렸다.

    또한 올해 1월에는 FDA가 MSD의 만성 기침약인 게파픽산트(Gefapixant)의 승인을 거부했으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폐렴 구균 백신 백스누반스(Vaxneuvance) 또한 승인이 연기됐다

    그러나 곽 연구원은 "지난해 FDA의 코로나19 경구 치료제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 개발에 성공했으며, 올해 Molnupiravir 매출은 50억에서 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수십개 이상의 임상1, 2상 프로그램들과 20개 이상의 임상 3상 프로그램들을 보유하며 R&D에 대한 투자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BMS는 전년보다 R&D 투자를 2% 늘린 113억 달러를 투입해 5위를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 안에 블록버스터 혈액 희석제인 밀벡시안(Milvexian)에 집중해 상반기 안에 중간연구결과를 발표하고 뇌졸증을 앓았던 사람들의 2차 뇌졸증 예방으로 적응증을 확대시킬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AZ·AstraZeneca)는 지난해 R&D 투자액이 전년대비 62% 증가한 6위(97억 달러)에 올랐으며, 이는 코로나19 백신, 치료제와 말기(late-stage) 종양 임상시험에 대한 투자를 반영한다. 현재 AZ는 임상3상의 종양 프로그램을 17건 확보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전년과 비슷한 금액의 R&D 투자를 보인 반면 큰 계약을 잇따라 체결해 파이프라인을 대거 확보했다. 자이로스코프 테라퓨틱스(Gyroscope Therapeutics)를 인수해 건성 노인성황반변성(AMD)를 포함 안과질환 유전자치료제 포트폴리오를 추가했으며, 베이진(BeiGene)으로부터 면역항암제 TIGIT 저해제 2건을 확보했고 UCB와 파킨슨병 치료제들의 개발 제휴계약을 체결했다. 

    곽 연구원은 "지난해에만 48개의 임상 3상, 36개의 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진행한 글로벌 빅파마가 됐다"며 "특히 2021년에는 베이진으로부터 사들인 편평세포암 면역항암제(Tislelizumab)에 대한 임상이 집중적으로 추진됐고, 총 12가지 적응증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완료하지 못했으나 FDA로부터 수년간 개발을 이어온 PD-1 면역억제제와 HIV 치료 신약 등을 승인받은 GlaxoSmithKline (GSK)가 8위를 기록했다.

    지난 2000년도부터 9위를 유지하고 있는 애브비(Abbvie)는 전년대비 8%의 R&D 예산이 증가했음에도 여전히 같은 순위를 차지했다. 애브비는 현재 습성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와 당뇨병성 망막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2상 임상시험 2건을 진행 중이며, 오는 2024년에 FDA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10위는 일라이 릴리(Eli Lilly)로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약물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도나네맙(donanemab)과 2종류의 인크레틴(GIP·GLP-1)에 작용하는 주 1회 투여 2형당뇨병치료 신약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 등이며, 특히 도나네맙은 3상 임상시험계획을 허가받고 바이오젠(Biogen)의 아두헬름(Aduhelm)과 직접 비교를 하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