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16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이대목동병원 사건 피고인 7명 증인신문과 최후 변론이 이어졌다. 이날 검찰은 소아청소년과 조모 교수와 박모 교수에게 금고 3년, 심모 교수와 수간호사에게 금고 2년, 전공의 3년차와 간호사 2명에게 금고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금고는 수형자를 교도소 내에 구치해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형벌이며, 징역과 달리 노동은 부여하지 않는다. 이번 사건의 형사 1심 최종 판결은 2월 21일 오후 2시에 이뤄진다. 다음은 피고인 7명이 남긴 주요 발언이다. 

2017년 12월 16일 신생아들의 사망 사건이 발생한 이후 1년동안 경찰과 검찰 조사, 의료진 3명의 법정구속 등의 기억과 유족에 대한 미안함으로 눈물바다 분위기가 연출됐다.  

조모 교수 00이 아빠, 00이를 살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00이 아빠를 보는 것이 고통스럽고 힘들었습니다. 가족을 잃은 것은 상처가 된다는 것을,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저도 두 아이의 엄마이면서 환자를 지켜온 의사입니다. 환자가 사망하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고 앞으로 진료현장에 돌아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어떤 말을 해도 고통스럽겠지만 유가족이 허락해주면 이야기하겠습니다.
 
사과를 안하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 상황은 2017년 12월 16일에 아이들이 사망했고 20일에 병원에서는 저를 꼬리자르기 희생양으로 잡고 버리려고 했습니다. 병원장은 홀로 책임지라면서 마무리하겠다고 발표했고 병원에서는 보호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너무나도 억울하고 당황했습니다.
 
묵묵히 병원을 구해보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병원에서는 자료를 제대로 주지 않았고 사건 관련 회의에서 다 배제됐습니다. 꼬리 자르기 해결이 아니라, 병원이 잘못하고 있다고 말했어야 했습니다.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저의 공개소환이 왔고 많이 고통스러웠습니다. 죽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고 너무 힘들었습니다. 당시 정신과에 입원했는데 정신과에서 유족을 지금 만나지 말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래도 유족을 만나 사과하려고 했는데 병원에서 시트로박터균 감염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되면 피의자 입장에서 법정에 설 때 문제가 있다는 조언에 따라 유족과의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사과를 하고 싶었습니다. 머리 속에서 수없이 많이 생각하고 사과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나오는 날 ‘추적 60분’ 방송을 통해서라도 사과하고 싶어서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도의적인 책임과 살리지 못한 마음을 표하고 의료원장님과 유가족이 서로 뵙는 자리에서 나가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병원과 적대적인 사이였고 연락이 없었고 지난해 8월경에 유족과 합의하고 있다고 들었다. 합의를 하면서 더 이상 연락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왔습니다. 사과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마음이 아팠다. 이번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아이들 부모님께 한 분, 한 분 찾아가서 사과하겠습니다.
 
최선을 의료진 입장에서 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에 치료할 때 전과 달리 소홀한 점이 있었나 생각해봤지만, 진료상 소홀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유방암 3차 항암치료를 받은 이후에 백혈구의 정상기능이 회복해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년차 전공의들의 단체 이탈도 있었고 여러 가지 시스템적인 문제도 있었습니다. 유족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느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당시 각각 다른 원인이 있어서 항생제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시트로박터균 감염을 미리 알았다고 하더라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혈액배양 검사는 48시간이 지나야 중간결과가 나오고 5일이 지나서 최종결과가 나옵니다. 시트로박터균도 48시간이 지난 이후에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족들께서 중증 환자라는 말을 듣고 섭섭한 것은 죄송하지만 오해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약물이나 의료가스 사고라고 생각했습니다. 환자들의 위치, 특히 중증구역에 있는 환자들의 위치가 중요했습니다. 중증 환자, 중증도가 있었다면 시트로박터균이 아니라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데서 나온 말입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알리면 어떨까 했고, 보호자의 유족과의 간담회에서 오해를 풀어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간담회에서 기회를 놓쳤습니다. 홍보실장, 홍보과장, 사무부장 등 여러 사람이 유족들이 많이 힘들어할 거 같으니까 더 이상 언론에 시끄럽게 나오길 원하지 않았습니다. 병원과 적대적으로 지냈기 때문에 속상하면서도 힘들었을 유족 때문에 사과하고 싶었습니다.
 
항암 치료를 받은 날 오후에 경찰 공개소환에 임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제시한 증거는 아무것도 없었고 진술만으로 구속하려거나 조기에 마무리하려고 했습니다. 진술거부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 진술거부를 한다고 말했는데, 갑자기 경찰 5명이 조사를 받던 방으로 들어와서 강압적인 협박을 했습니다. 진술거부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열심히 설명했는데 조서에는 작성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의 원인을 바로 알아서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원인을 발견해서 빨리 책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검찰 조사에서도 경찰 조서결과가 많이 담겼습니다. 박 교수와 심 교수의 상반된 진술이 있어서 여러 번 물어봤다. 같은 조직의 입장에서 누구를 옳다고 할 수 없었고 검찰에서도 진술 거부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유족분들게 어떤 말도 위로를 할 수 없지만 오해가 있다면 오해를 푸셨으면 합니다. 한 분 한 분 찾아 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00이 아빠, 00이를 살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박모 교수 너무나도 소중한 아이들을 살려내지 못하고 유족들의 마음의 큰 상처를 드린 것에 대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립니다.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어떻게 아이들을 살려내지 못했을까에 대한 생각이 컸습니다.
 
누구보다 알고 있는 바를 이야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고 말한 것과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했던 이야기가 다른 이야기로 전달받았다. 저희 안에서 분열이 일어났고 이렇게 돌아가는 수사과정을 겪었습니다였다. 수사 과정에서 힘들었던 것은 지난 30년간 의사로서 누구보다 열심히 했는데, 그 30년이 무너져 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4명의 아이를 잃고 너무 마음이 아플 유족을 생각하니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4개월동안인가 말을 하지 않고 밥도 못먹고 있었습니다. 신분증만 갖고 오면 된다고 해서 법정에 나왔는데 갑자기 구속이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냥 제가 없어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밖에 없었습니다. 유족분들의 마음의 상처가 완전히 아물 수는 없겠지만 기도했습니다. 유족분들게 사과 드립니다.
 
아픈 아이들을 위해 30년을 일했습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번 사건을 그냥 잊지 않게, 그동안 못했던 것을 더 잘할 수 있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심모 교수 유족분들 앞에서 어떤 말도 고통을 드릴텐데 죄송합니다.
 
전공의 사건의 원인을 무엇일지 생각은 아직도 사건 당일인 12월 16일에 멈춰있습니다. 한 것을 안했다거나 맞는걸 아니라고 부인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 않은 것과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서 피고인 진술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열악한 상황에서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었을까요. 유족들에게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수간호사 어떤 말도 유가족들께는 변명으로 들리겠습니다. 책임을 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습니다.
 
간호사1 아이와 부모님들께 고통을 준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간호사2 아이들이 좋아서 입사했는데 이렇게 한순간에 떠나서 마음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