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와 수련병원 모두 사직 전공의들에게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원하도록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특히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의 2월 결근으로 인해 연차 수료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굳히기로 했지만 하반기 모집에 지원한 전공의에 대해선 '연차 승급'을 인정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전공의들은 하반기 모집에 지원하지 않는다면 한 연차씩 아래로 다시 지원해서 수련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전공의와 의대교수들은 이 같은 전공의 모집 계획이 오히려 전공의 복귀를 막는 길이라고 비판한다.
29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각 수련병원들은 최근 사직 전공의들에게 향후 전공의 모집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가이드라인 내용에 따르면, 수련병원들은 사직 전공의의 2월 결근을 부득이한 사유로 보지 않기로 하고 연차 수료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즉 2년차 전공의의 경우, 2월 결근을 이유로 1년차 수료를 인정하지 않아 2025년도에 다시 1년차로 지원해 수련을 해야 한다.
반면 2024년 하반기 모집에 지원한 전공의에 대해선 '연차 승급'이 인정된다. 2월 결근에 대한 추가수련을 하지 않아도 승급된 연차로 지원할 수 있도록 특례를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모집에 지원한 2년차 전공의는 연차 승급을 인정받아 그대로 2년차로 복귀가 가능하다.
또한 2024년 하반기에 지원하지 않고 동일과, 동일연차로 지원하려면 2026년 상반기나 돼야 새로 지원이 가능하다. 일례로 2024년도 3년차는 2026년 상반기 지원에서 2년차로 지원할 수 있다.
다만 2025년에 신규 모집한 1년차 정원(TO)이 2026년 2년차 TO가 되므로 전공의들이 2026년 2년차로 복귀를 원할 경우 정원 충돌이 발생해 복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게 수련병원 측 입장이다.
더욱이 수련병원들은 향후 복귀를 원하는 과의 TO가 감원될 가능성도 있어 선발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입대 예정자인 남성 전공의들의 경우, 사정이 더 복잡하다. 사직 전공의들은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입대가 가능하며, 3년 복무 후 2028년 4월 중 제대가 예상된다.
다만 수련병원들은 많은 사직 전공의들의 입대가 예상되면서 입대 시기가 대거 늦춰질 수 있다고 봤다.
A 수련병원 관계자는 "보건복지부가 내린 지침을 기준으로 향후 전공의 모집 일정 등을 안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공의는 "정부와 병원들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끌어들이기 위해 ▲동일과·연차 지원 특례 ▲병역 특례와 더불어 ▲연차 승급 특례까지 적용하며 갈라치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련병원 교수 B씨는 "이런 식으로 전공의 모집을 하게 되면 오히려 전공의들의 복귀를 더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