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이 메르스 확산 방지 대책을 브리핑하는 모습. 좌측은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
"자칫 정치인들이 메르스 치료하게 생겼다."
아주대병원 김대중(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메르스를 정치적으로 보지 마세요. 제발"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그러는 순간 전문가들이 설 자리는 없다. 특히 의사들은 정치적이지 않다"면서 "잘못 하다가 정치인들이 메르스를 치료하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이 시기 한 말씀씩 거들어야 눈에 띌거라는 판단을 하실 수도 있지만 앞으로 대책 마련이나 고민해 달라"면서 "현 상황을 타개하는 것은 보건복지부와 감염학회 그리고 병의원 의료진들에게 맡겨 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김 교수는 언론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보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메르스란 사실 처음 듣는 병이었기 때문에 특히 의사들이 초동 대응을 잘 못하고, 우왕좌왕, 정부도 갈팡질팡 한 것 같다"고 환기시켰다.
그는 "어제 뉴스를 하루 종일 보니까 이제 거의 맹비난 수준"이라면서 "환자나 보호자를 인터뷰 하면서 병원을 비판하고 있던데 알면서 그렇게 했겠느냐"고 되물었다.
특히 그는 "많이들 지쳐있는데 응원을 더 해 달라"면서 "그냥 손 놓고 도망가고 싶은 의사들도 있을 거다. 사스 때도 다른 나라에서 집단 휴가를 내버린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 앞을 보고 집단지성을 발휘해 달라"고 밝혔다.
이 시점에 서로에게 힘을 주고 함께 헤쳐 나갈 공동체의식이 더욱 필요한 때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김대중 교수는 "이미 또 다른 병원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면서 "최대한 병원 이용을 자제하고, 고열이나 기침, 가래 등 폐렴이 의심되면 메르스 핫라인(043-717-7777)으로 전화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14일까지 아마도 매일 3~5명 어쩌면 10명 정도 확진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동요하지 말라"면서 "다만 지금부터라도 전파 가능성을 최소화해 더 퍼져나가는 걸 줄이자"고 덧붙였다.
그는 "집단지성의 힘으로 잘 극복해 보자. 지금 국제적인 망신이 되었지만 잘 수습한 나라가 되자"면서 "절대 누굴 비난하는 것이나 정치적인 이득을 쫓는 순간 일을 그르칠 수 있음을 명심하자"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