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에 대한 불신임(탄핵)안이 21일 발의됐다.
의협 조현근 대의원은 이날 '임현택 회장 불신임'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임시대의원총회 개최안을 대의원회 측에 전달했다.
이번 불신임안은 임현택 회장이 의료대란 상황에서 사직 전공의들을 분열시켜 문제해결을 어렵게 했다는 점이 주요 발의 이유다.
조현근 대의원은 "2025년 의과대학 정원 증원 1509명을 정부가 발표했고 이미 입시가 시작됐다며 정부는 조정 불가를 주장하고 있다. 취임 이후부터 수 개월간 의협 집행부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의료개혁특위 1차 실행방안 정책이 발표됐지만 의협은 저지 노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조 대의원은 "임 회장은 사직 전공의 대상 분열 시도도 했다. 대표단체인 전공의 비대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성이 없는 개별 전공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이에 대표성을 부여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전공의협의회 의과대학학생협회 등과 사전 협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올특위 발족 브리핑을 열어 내부반발을 일으켰고, 의대증원 문제는 의대생, 전공의와 합의를 전제로 한다는 대의원회 수임 사항을 위반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아직도 힘겹게 싸우고 있는 학생과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정부보다 의협이 더 밉다는 말이 나온다. 현재 의협 집행부는 학생과 전공의뿐만 아니라 의사 회원들에게도 완벽히 신뢰를 잃었으며, 지금의 의협은 사실상 지도부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 이에 하루빨리 현 의협 집행부의 책임을 물어 혼란 상황을 정리하고, 아직 끝나지 않은 투쟁에 불을 지필 새로운 비대위 구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막말 논란으로 협회 명예가 훼손됐다는 이유도 거론됐다.
조현근 대의원은 "임 회장은 10월 17일 청와대 사회수석을 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조현병 환우와 그 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주고 협회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의협에 비판적인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출입을 막고 오보로 낙인 찍어 한국기자협회 규탄 성명이 발표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6월 18일 집회 마무리 발언으로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무기한 집단 휴진 선언을 해 내부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며 "SNS 단체 대화방에서 대전협에 책임을 떠넘기는 표현 등이 유출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조 대의원은 2020년 당시 최대집 전 회장 불신임이 부결된 것을 언급하며 이번에야 말로 회장 탄핵이 꼭 필요하다고 대의원들에게 읍소했다.
그는 "4년 전 요구사항을 확실히 매듭짓지 못하고 날치기 의정 합의로 인해 어이없게 투쟁을 무산시킨 원죄로 인해 4년이 지나 우리 의료계는 위기에 몰리게 됐다. 그런데 당시 대의원회는 투쟁을 무산시킨 회장과 그 집행부의 불신임을 부결시켜 원죄에 일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젠 대의원회도 달려져야 한다. 아무리 선거를 통해 선출된 회장과 그 집행부라 하더라도 회원의 권익에 반하고, 협회의 명예를 실추시키면 가차 없이 불신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만 비극이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조병욱 대의원이 주도한 회장 불신임 관련 대회원 설문조사에선 회원의 85.2%가 불신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왔다. 회장 불신임 임총 개최를 위해선 제적 대의원 246명 중 3분의 1 이상인 83명의 동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