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싱가포르 바이오 벤처 기업인 허밍버드 바이오사이언스(Hummingbird Bioscience)는 지난해 12월 227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에 이어 올해 5월 약 80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눈에 띄는 것은 이 회사에 국내 투자자들이 대거 투자한 사실이다.  

이 회사의 시리즈B 투자에는 미래에셋벤처투자와 지앤텍벤처투자가 공동으로 주도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헤리타스 캐피탈(Heritas Capital)과 씨즈 캐피탈(Seeds Capital), 신규 투자자인 중국계 대련캐피탈(Delian Capital) 외에 디에이벨류-길트엣지 파트너스, HB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캐피탈, 우신벤처투자, 키움인베스트먼트-신한캐피탈 등 국내 투자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추가 투자에는 투자형 지주회사인 SK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허밍버드는 18일 바이오코리아 2020 컨퍼런스 첫날 치료용 항체(Therapeutics Antibody) 패널 디스커션 세션에서 시스템 생물한에 기반한 접근법과 신약 물질 발견과 신약 개발에 최적화된 기술 플랫폼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 투자자들은 설립된지 5년 된 싱가포르 바이오 벤처에서 어떤 기회를 엿봤을까. 메디게이트뉴스는 허밍버드의 CEO이자 공동 창업자인 피어스 인그램(Piers Ingram) 박사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허밍버드가 가진 기술력과 향후 전략에 대해 들었다.

인그램 박사는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에서 시스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고 임페리얼 칼리지 연구 그룹장 역임을 포함 학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이후 바이오 제약사의 R&D 컨설팅과 사노피(Sanofi)에서 상용화 전략을 짜는 일을 수행했다. 또한 인시아드(INSEAD)에서 MBA 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시스템 생물학과 면역학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5년 허밍버드를 창립했으며, 앞으로 시스템 생물학과 면역학을 활용한 신약 개발과 발전에 힘쓰고 싶다고 했다.


Q. 허밍버드는 어떻게 설립된 바이오 회사이고, 어떤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는가.

허밍버드 바이오사이언스는 2015년도 신약 후보물질 발견과 신약 개발을 위해 설립됐다. 공동창업자인 제롬 보이드-키르컵(Jerome Boyd-Kirkup)과 함께 시스템 생물학에 현대적인 접근을 통해 신약을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가능하지 않았던 질병과 발병 과정에 대한 이해, 그리고 정확한 타깃을 찾아 성공적인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허밍버드가 가지고 있는 큰 장점이자 이 회사를 설립한 이유다.

우리는 더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더 나은 방법론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까다로운 표적 단백질의 중요한 기능을 확인함과 동시에 이들과 결합하는 항체를 성공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법을 연구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 생물학과 전산 과학에 대한 전문성을 결합해 표적 치료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 플랫폼 개발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이전에는 찾기 어려웠던 표적을 발견해 치료를 할 수 있는 차세대 치료법을 설계하고 발전시켜나갈 수 있게 됐다. 이것이 환자들에게 적합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획기적이고 새로운 방법이라 자부한다.

두 명이서 시작한 회사가 지금은 전임 수석 과학자와 연구진으로 구성된 30명 이상의 팀으로 커졌다. 모두 항체 발견 및 개발의 모든 과정에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항체 발견과 엔지니어링, 약리학과 생산 능력을 지닌 연구팀이 싱가포르에 있고, 임상 개발과 비지니스 개발 및 운영을 전담하는 팀이 미국 텍사스 휴스턴과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있다.

더불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엘리슨(James P. Allison)이 있는 과학자문위원회도 만들었다.

허밍버드는 우리가 가진 과학 역량의 가치를 믿고 있으며 우리가 이룩해낸 진보에 힘입어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의 기술 플랫폼을 통해 HER3 및 VISTA에 대해 어려운 표적에 작용하는 새로운 행동 매커니즘을 구현했고, 전임상 프로그램에서 입증됐듯이 최고의 치료제로 만들어 낼 것이다. 미국암연구학회(AACR)가 발간하는 저널인 분자암치료법(Molecular Cancer Therapeutics)에 HER3 연구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세계적인 연구 기관인 영국 암 연구소(Cancer Research UK), 암젠(Amgen)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고, 텍사스 암 예방 연구 기관(Cancer Prevention and Research Institute of Texas)으로 부터 선별된 기관에만 지급되는 연구 기금을 지원 받았다.

허밍버드는 투자자들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으며 코로나19(COVID-19) 글로벌 팬데믹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리즈 B 추가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성과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


Q. 투자자들이 허밍바이오사이언스의 어떤 점에 주목했나. 특히 다수의 한국 투자자들이 참여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 

투자자들은 '다가올 빅 히트'에 베팅하기를 좋아한다. 혁신적인 기술의 도약과 진정한 시장 변화를 이끌어낼 혁신적인 제품같은 것들 말이다.

허밍버드는 현재 시장의 패러다임에 도전하고 있으며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낼 만한 검증된 독점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기술을 집약시킨 플랫폼을 통해 지금까지 최적의 항체를 발굴, 특히 신약을 생산하는데 방해가 됐던 기존의 전통적인 접근방식과 걸림돌을 극복할 것이다. 5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우리는 미래의 신약 개발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가능성과 플랫폼을 증명해 보였다.

근본적으로 우리의 미션은 신약 발견과 개발에 혁신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허밍버드의 관점에서 투자자를 모집할 때 우리와 같은 비전을 가지고 가치관이 같은 투자자들을 우선순위로 고려한다. 그들과 함께 세상의 변화와 최적화된 치료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것이다. 투자자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 생각한다.


Q. 허밍버드만이 가진 특장점, 기술력은 무엇인가.

회사의 중심에는 팀이 있다. 허멍버드 팀은 항체 발견과 연구에 전문성을 가진 30명 이상의 과학자와 연구진들로 구성돼 있다. 허밍버드의 강점은 임원진, 연구진들과 과학 자문 위원들 모두로부터 나온다.

전문적인 구성원들이 있기에 HER3및 VISTA와 같은 매우 까다로운 타겟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매커니즘을 구현하는 차별화된 독점 플랫폼을 개발이 가능했다.

신약 개발에 접근하는 우리만의 방식은 업계의 선두주자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자부한다. 허밍버드가 가진 독특하고 참신한 접근방법은 표적 및 최적의 치료 요법 발견으로 치료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획기적인 치료법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Q. 주요 파이프라인인 HMBD-001과 HMBD-002는 올해 4분기 임상시험허가(IND) 신청 후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 들었다. 이 파이프라인은 무엇을 타깃하고 있으며, 기전은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린다.

허밍버드의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고형암을 치료하기 위한 HER3에 대한 항체 'HMBD-001'과 고형암과 혈액암을 동시에 목표로 하는 항 VISTA 항체 'HMBD-002'가 있다. 

HMBD-001은 위암과 대장암, 폐암, 췌장암을 포함하는 많은 암 유형의 1~2%에 나타나는 NRG1-융합 유전자 발현 환자에게 사용될 예정이다. 환자 수요는 다양하지만 아직 그 효과와 치료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 꼭 필요한 연구 분야다.

암에서 세포 분열 및 종양 성장을 촉진하는 신호 전달 경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하는 HER3 수용체를 차단하려는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HER3을 표적화하는 항체가 HER3이 활성화되는 메커니즘만을 억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되지 않았었다.

HMBD-001은 다른 항체가 도달할 수 없는 단백질의 독특한 영역에 결합함으로써 HER3 활성화를 완전히 차단, 종양 성장의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전임상 결과 HNMD-001이 효과적으로, 그리고 HER3 결합하기 어려웠던 독특한 영역에 결합함으로써 HER3이 HER2/EGFD와 결합해 NRG결합과 무관하게 이성이량체가 형성되는것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류 신호 전달 경로의 활성화를 강력하게 억제하고 결과적으로 종양이 성장하는 것을 억제한다.

또한 HMBD-002를 고형암과 혈액암에 대해 연구하려 한다. VISTA는 T- 세포 활성을 억제하고 종양 형성 및 암에서의 면역 요법에 대한 내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B7 계열의 공동 억제 면역 체크포인트 수용체다. 

HMBD-002는 리간드-결합 및 기능에 필수적인 것으로 예측되는 특정 부위에서 VISTA에 결합해 VISTA를 억제하고 암세포 활성화를 중화시킨다.

전임상 결과를 통해 단일요법으로 HMBD-002의 단일 용랑 투여가 종양 진행을 현저히 감소시키고, 무진행생존율을 연장하며 독성없이 종양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PD(L)-1에 대한 항체와의 병용요법을 활용하면 그 효과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Q. 이번 투자유치 이후 허밍버드의 전략은 무엇인가.

올해 하반기 허밍버드의 주요 프로그램 두 건에 대한 임상 시험이 예정돼 있으며, 더불어 초기 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에 발전에 도움이 될 추가자금 유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허밍버드는 강력한 생물학적 검증과 질병 관련성 분석을 토대로 약물 표적 연구에 힘쓸 예정이다. 우리는 표적을 효과적으로 다루고 조절이 가능한 항체 발견 플랫폼을 설계했고, 이를 활용해 이전의 전통적인 접근법과 다른 플랫폼을 활용한 연구에 한계가 있었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Q. 이밖에 한국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허밍버드는 세계적인 과학기술력을 바탕으로 환자들의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는 진보한 치료제 개발을 하는 회사라는 명성을 쌓고 싶다. 

우리는 인간 생리학 및 질병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전래없이 탁월한 기술을 보유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복잡해진 질병 시스템에 대한 올바른 통찰력을 바탕으로 적절한 치료법을 개발해야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허밍버드가 보유한 시스템 생물학에 기반한 접근법과 기술 플랫폼이 혁신적인 치료법 개발과 결과 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