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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와 '공존' 실험 나선 나라들...우리는 언제쯤?

    싱가포르∙영국 방역조치 대폭 완화...전문가들 "아직 시기상조,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기사입력시간 2021-07-02 00:34
    최종업데이트 2021-07-02 00:3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팬데믹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일부 국가들이 백신 접종에 힘입어 코로나19와 ‘공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7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기점으로 일상으로 복귀를 기대하는 목소리들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국내 적용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3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봉쇄, 감염자 추적, 신규 확진자 집계 등의 중단을 선언했다. 여행과 모임 관련 제한도 전면 해제키로 했으며, 경증환자는 의료기관을 찾는 대신 자택에서 요양토록 했다.

    델타 변이 영향으로 확진자가 증가세로 돌아선 영국도 이달 19일로 예정된 방역완화 조치를 그대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말 이래 최다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지만 크게 여의치 않는 모습이다.

    두 나라의 과감한 선택은 백신 접종으로 중환자 수와 사망률이 줄어들면서 코로나19를 독감 수준의 질환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로 풀이된다. 실제 아워월드인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최소 1차 접종 이상을 받은 국민의 비율이 영국은 65%를 넘으며, 싱가포르도 56% 수준이다.

    이 같은 싱가포르와 영국의 행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렸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교수는 “현재 변이 등으로 인한 재확산이 어떤 영향을 줄지를 살펴본 후에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본다”며 “이번 선택은 섣부른 감이 있다”고 우려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교수 역시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위험한 선택”이라며 “델타 변이는 치명률이 낮다고 하지만 언제 또 다른 변이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교수는 “두 나라 정도의 접종률이라면 거기서부터는 접종 거부자들과의 싸움”이라며 “기약없이 지금과 같은 방역 수준을 유지할 수 없고, 고령자에 대한 접종도 대부분 이뤄진 상태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가 이 같은 시도를 하기엔 시기상조라는 데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현재의 낮은 백신 접종률로는 재확산 위험성이 크고, 의료기관도 과부하에 걸리게 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9월 초쯤은 돼야 우리도 그런 선택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6월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했던 이들이 2차 접종까지 마치고 효과가 나오는 시점이 9월 초”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률 제고는 물론이고 향후 코로나19와 원활히 공존하기 위한 의료체계 및 제도 정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엄 교수는 “당장 수도권에서 일일 600명가량의 확진자만으로도 대처가 쉽지 않은데, 방역 완화로 쏟아질 확진자들을 의료기관이 다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며 “향후 경증 환자들 대상 자가치료 등이 가능하도록 관련 지침들의 전면 수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라는 전에 없던 병이 하나 추가돼 의료 체계에 부담이 커진 만큼 의료 역량도 확충돼야 한다”며 “특히 만성적인 중환자 병상∙인력 부족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신 접종률 상황에 따라 향후에는 전담병원이 아닌 일반병원에서도 코로나19 환자를 볼 수 있게하고, 원내에서 유행이 생기더라도 극단적 격리 대신 정상적인 진료가 가능하도록 체계를 갖춰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