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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추수술 후 혈종 발생 환자에 1억3000만원 배상 판결…“항혈소판제 중단 고려했어야”

    수술 후 마미증후군 후유증 남은 환자…법원 “약물조절·감염 감별 지연 책임”

    기사입력시간 2026-07-15 02:43
    최종업데이트 2026-07-15 02:4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척추 유합술 후 혈종 제거술까지 받았지만 마미증후군 등 영구 후유증이 남은 환자에게 의료진이 1억3000여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의료진이 수술 전 혈종이 발생하지 않도록 항혈소판제 복용 중단을 고려하지 않은 점과 수술 후 감염 의심 소견에 대한 감별진단이 지연된 점을 과실로 인정했다. 다만 환자 측이 주장한 혈종 진단·치료 지연, 수술 과정상 감염관리 과실, 설명의무 위반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북부지방법원 제12민사부는 최근 환자 A씨가 신경외과 의사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B씨가 A씨에게 1억3615만2260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원고는 6억4056만2611원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일부만 인정했다.

    수술 후 혈종 제거술 받았지만 배뇨곤란·보행장애 등 영구 후유증

    A씨는 2022년 1월 3일 요통과 양하지 저림 등으로 B씨가 운영하는 병원에 내원했고, 같은 날 요추 4-5번 전방전위증, 추간판 팽윤, 중심성 척추관 협착증 진단 아래 요추 4-5번간 신경공 경유 추체간 유합술을 받았다.

    수술 후 A씨는 양하지 통증과 저림, 위약감 등을 호소했다. 의료진은 경과를 관찰하다가 같은 달 6일 좌측 하지 위약감을 확인하고 MRI 검사를 시행했고, 다량의 혈종이 좌측 천추 1번 신경근과 경막낭을 압박하는 소견이 확인되자 같은 날 혈종제거술을 시행했다.

    이후에도 A씨는 양하지 위약감과 저림감, 대·소변 기능 장애, 발열 증상을 보이다가 2022년 3월 퇴원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요추 4-5번 부위에 삽입한 케이지 침강과 위치 이탈로 신경이 압박되는 소견이 확인돼 대학병원으로 전원됐고, 케이지와 척추경 나사못 제거술, 전방 경유 디스크 절제술 및 재유합술을 받았다.

    현재 A씨는 양측 다발성 요천추신경근병증과 마미증후군에 부합하는 소견으로 양하지 근약증, 배뇨 곤란, 보행 장애 등의 영구 후유증이 남은 상태다.

    A씨는 B씨가 수술 전 항혈소판제인 클로피도그렐 복용을 중단시키지 않아 혈종 발생을 예방하지 못했고, 수술 후 혈종 진단과 치료도 지연했다고 주장했다. 

    또 수술 중 감염관리를 소홀히 해 감염이 발생했고, 이후 감염 진단과 치료도 늦어졌으며, 혈종·감염에 따른 마미증후군과 하지마비, 배뇨장애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원, 혈종 치료 지연·감염관리 과실은 불인정…약물조절·감염 감별 지연만 책임 인정

    법원은 이 중 수술 전 항혈소판제 중단 미조치와 수술 후 감염 감별진단 지연만 의료진 과실로 인정했다.

    법원은 척추 수술 후 경막외 혈종은 혈액응고장애가 있거나 수술 전 항혈전 요법을 시행받은 환자에서 발생 위험이 더 높고, 척추 수술처럼 출혈 위험이 높은 수술에서는 항혈소판제 중단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가 수술 전 혈액응고검사를 시행했고 혈종 예방을 위해 배액관을 삽입했더라도, 클로피도그렐 복용을 일정 기간 중단하도록 조치하지 않은 것은 혈종 예방을 위한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감염 대응과 관련해서도 법원은 피고가 2022년 2월 24일경 또는 늦어도 같은 해 3월 15일경에는 수술 부위 감염에 대한 적극적인 감별진단과 치료를 진행했어야 한다고 봤다.

    척추 유합술 후 심부감염은 드물지만 입원 기간 연장, 여러 차례 재수술, 불유합 등 나쁜 임상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요통 증가와 발열, ESR·CRP 상승 등이 있을 때 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법원은 혈종 진단과 치료가 지연됐다는 환자 측 주장은 배척했다. 재판부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1차 수술 이후 A씨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했고, 2022년 1월 6일 왼쪽 발 위약감이 확인되자 MRI 검사를 진행했으며, 혈종이 관찰되자 같은 날 혈종제거술을 시행했다고 봤다.

    수술 과정에서 감염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수술 부위 감염이 발생한 사실만으로 수술 중 무균조작을 소홀히 했거나 감염 예방조치를 게을리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설명의무 위반도 인정되지 않았다. 법원은 수술동의서와 진료기록 등을 근거로 의료진이 수술의 필요성, 방법, 합병증과 후유증 가능성 등에 대해 설명했다고 봤다.

    손해배상액 산정에서는 A씨의 기존 질환 기여도 40%가 반영됐다. 법원은 전체 손해 중 60%를 의료진 과실과 관련된 손해로 보고, 재산상 손해와 위자료 1000만원을 합쳐 총 1억3615만2260원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