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법원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기각‧각하를 기점으로 정부가 2025학년도 대입 절차를 이달 말 확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전국 의과대학들도 학칙 개정 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의 재판 결과를 전후로 학칙 개정 절차를 보류했던 18개 대학들이 학칙 개정을 위한 평의원회 일자를 잡고 있다.
국립대 중 처음으로 의대 증원 학칙 개정을 부결시켰던 부산대는 오늘(21일) 오후 2시 대학본부에서 재심의를 앞두고 있다.
역시 의대 증원 학칙 개정을 부결한 제주대 역시 오는 23일 재심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학칙 개정안 상정을 철회한 강원대도 오늘 대학평의원회를 열어 학칙 개정안을 심의한다.
충남대는 오는 23일 학무회의와 30일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거쳐 의대 증원 등을 포함한 학칙 개정안을 확정하기로 했고, 순천향대도 이달로 앞당겨 규칙 제·개정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사립대들은 그 속도가 더 빠르다.
차의과대학은 20일 이사회를 열어 2025학년도 기존 정원 40명과 증원분 40명 100%를 모두 합쳐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정원을 80명으로 확정했다.
학교법인 이사회 승인 절차만 남은 곳은 인하대, 가천대, 성균관대 등으로 이달 말 모두 의대 증원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처럼 의대들이 학칙 개정에 속도를 붙이는 이유는 정부의 압박 때문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대는 학칙 개정 부결 이후 교육부로부터 입학정원 5% 감축이라는 징계 등 시정명령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인 20일에도 교육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의대 증원분이 반영된 대입전형시행계획 변경 사항을 오는 24일 심의할 예정이라며 의대 증원 정책 철회가 불가능해졌다고 못 박았다.
이에 교육부는 대교협의 대입전형위원회 심의 의결에 따른 결과를 30일 취합해 공개하고, 각 대학들은 해당 내용을 31일까지 홈페이지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교수들과 전공의, 의대생들의 반발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의대 교수들은 법원에 의대증원 중단 탄원서를 제출하고 29일까지 결정을 내려달라고 촉구했고,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강행에 반대해 여전히 진료 현장 이탈 및 수업 거부를 이어가고 있다.
오늘 학칙 개정을 시행하는 부산대의 경우, 교수들과 의대생들이 학칙 개정 재심의를 위한 교무회의가 열리는 대학본부에서 침묵 피켓 시위를 하기로 했다.
탄원서를 제출한 의대 교수들은 교육부와 대학들을 향해 "재판부 결정 전까지 대입전형 모집 공고를 중단해야 한다"며 "의대생 1만3000여명이 제기한 의대증원 집행정지 신청 3건에 대한 결정을 통해 의대 정원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