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계가 정부의 잔여 백신 운용 시스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오는 12일까지 사용할 백신이 이미 배포돼 접종의료기관에서 접종할 인원 정리가 된 상황에서 9일까지로 예비명단 유예기간을 둔다면 일선 접종의료기관은 큰 혼란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지난 2일 위탁의료기관이 사전예약자를 접종한 후 잔여 백신이 발생하는 경우 사회관계망서비스(네이버, 카카오)를 통해 당일 예약하는 방식을 우선으로 해 운영할 계획이며 30세 이상이면 접종희망자가 당일 예약 가능하다고 밝혔다.

단, 60세 이상은 예외적으로 기존 방식과 같이 의료기관에 전화로 예비명단에 이름을 등록해 잔여백신 발생 시 접종이 가능하도록 하고 기존에 위탁의료기관에서 이미 마련한 예비명단은 6월 9일까지만 유예기간을 두고 사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접종기관에 등록된 10명을 기준으로 백신 1병이 공급되고 있고 실제로는 백신 1병으로 11명에서 12명을 접종할 수 있으므로, 1~2명을 접종기관에서 미리 신청된 예비명단을 이용하거나 당일 SNS에 올려 접종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국 광역시·도의사회장 협의회는 4일 성명서를 통해 "이미 접종할 인원이 모두 정리된 상황인데 9일까지만 유예한다면 일선 접종의료기관의 혼란이 커지고 국민들의 불신도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협의회는 "당일 예약 방식을 네이버, 카카오만을 이용하면 결국 SNS에 익숙한 젊은 층에게 유리한 구도가 돼 고령자에게 기회를 줘 사망률을 낮추려는 정부의 의도와 상충되고 복지부가 주장하는 형평성의 문제도 발생한다"며 "네이버, 카카오에 잔여백신을 등록하면 정상적인 병원업무를 방해할 정도로 전화가 폭주해 SNS 등록도 망설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의료계는 현재와 같이 접종기관 예비명단과 SNS 이용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의회는 "접종기관에서 가지고 있는 예비 명단은 접종기관 인근의 주민이 대다수이므로 카카오, 네이버를 이용해 먼 거리에서 오는 경우보다는 신속히 접종을 할 수 있고 교통 상황 등으로 내원치 못해 백신을 폐기하는 경우가 발생치 않을 것"이라며 "잔여 백신의 운용을 현재와 같이 접종기관 예비명단과 SNS 이용 병행을 강력히 건의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