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기사들 모두에서 어느 학술지에 실렸는지 이야기는 없고 그저 영어 논문 영어 논문 하길래 유명하지는 않더라도 어디 SCI journal에는 실린 건 줄 알았다. 그런데 논문이 실린 학술지 이름이 The Korean Journal of Pathology이다. 영문이기는 하지만 대한병리학회에서 발간하는 2012년 기준 impact factor 0.174짜리 학술지이다.
그렇게 영어논문임을 강조하지만 의학논문 검색에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Pubmed로 검색을 해 보면 나오지도 않는 논문이다.” (조국 후보자가 페이스북에 링크한 딴지일보 작성글)
그렇게 영어논문임을 강조하지만 의학논문 검색에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Pubmed로 검색을 해 보면 나오지도 않는 논문이다.” (조국 후보자가 페이스북에 링크한 딴지일보 작성글)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2일 ‘딴지일보 글을 링크한 법무장관 후보자 조국의 페이스북에 관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의견서’를 통해 “대한병리학회 공식잡지가 Pubmed로 검색을 해도 안 나오는 잡지라는 주장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임현택 회장은 “대한병리학회지 공식 저널인 The Korean Journal of Pathology는 Pubmed로 분명하게 검색이 된다. 대한병리학회 공식 학술지의 영문명을 ‘The Korean Journal of Pathology’에서 ‘Journal of Pathology and Translational Medicine’로 바꾼 2015년 이후부터 현재까지도 펍메드(pubmed)에서 검색된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논문 불량 적다는 딴지일보 작성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서 비판했다. 왓슨(Watson)과 클릭(Click)이 1953년 네이처(Nature)지에 기고한 논문인 ‘A Structure for Deoxyribose Nucleic Acid’는 불과 2쪽짜리 논문이었지만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고 이 세상에 혁명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딴지일보 사이트에 글을 쓴 사람이 주장했던 대로 논문 분량이 작아서 실제 연구 내용이 썰렁하다라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없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고등학생이 2주만에 충분히 쓸 수 있는 간단한 논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연구라는 것이 무엇이고, 실험이란 것이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알고 하는 소리인지 의심스럽다”라고 했다.
임 회장은 “아무리 엄청난 연구라고 하더라도 아무리 하찮게 보이는 연구라고 하더라도 연구라는 것은 특정한 분야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한다. 무엇과 또 다른 무엇이 어떠한 연관성이 있다거나 혹은 없을 것이다 등의 가설 아래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간과하거나 부정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특정한 분야에 대한 관심이라는 것은 어떤 주제로 연구를 할 것인지 토론하고 관련된 참고문헌을 폭넓게 읽지 않으면 생기지 않는다. 특히 실험을 기반으로 하는 의과학연구에서 이러한 연구계획 과정이 생략된 경우 이미 다른 연구자가 수행해 밝혀진 사실에 대해 불필요한 연구를 반복하는 낭패를 종종 볼 수 있다”고 했다.
임 회장은 “또한 정해진 주제를 연구할 가설에 대해 가설을 증명할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론을 사용하면서 실험한 후 분석해 그 가설이 옳다는 결론에 이르는 연구방식은 세월이 가도 변하기 어려운 연구의 절대적 흐름이다. 이러한 가설에 대해 하루 종일 실험실에서 수없이 실험을 반복하고 또 반복한 이후 검증돼 정리, 종합된 것이 의과학자들이 교과서에서 읽고 과학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주요 단어나 문장이 된다”고 했다.
특히 임 회장은 이번 연구의 결과를 얻기 위해 소중한 신생아들의 혈액이 이용됐으며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됐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논문 하나를 작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인력과 비용이 필요했는지 진정 아는가. 이번 논문에 나온 실험기법은 몇일 만에 배워서 그 결과가 나올 것 같은가. 백번 양보해서 DNA 추출이나 PCR 을 이용한 유전자 분석이야 임상의사도 쉽게 하기 어려운 분야이니 전문가에게 맡겼다고 치자. 그래서 그 분석결과를 SPSS 라는 프로그램을 써서 비교하는 게 전부인가. 데이터를 SPSS 로 변환하고 비교하는 것이 SPSS 사용법을 모르는 사람이 뚝딱 가능할 것 같나”고 말했다.
임 회장은 “논문 한페이지를 차지하는 표와 그림을 만들기위해 얼마나 많은 실험과 정성이 필요한가. 6-7 페이지 짜리 논문을 작성하려면 몇 페이지를 써야 하는가. 실험결과와 그것이 가지는 임상적 의미를 완전히 숙지하고 있어야 해당하는 참고문헌을 적절한 문장에 붙여 자신의 주장에 근거를 만들면서 논리적으로 결론까지 이끌 어 갈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논문은 영어를 잘 한다고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또한 100% 영문 학술지를 발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연구자들이 영문으로 작성해야할뿐더러 이를 심사하는 리뷰어들도 투고된 논문을 읽고 게재 여부를 판단하고 심사평을 작성해야 한다. 그 후에는 편집자들이 검토를 하고, 마지막으로 출판사에서 책임저자에게 재확인을 한 후 나오는 것이 한편의 논문”이라고 했다.
임 회장은 “이러한 과정만 하더라도 2주는 족히 걸릴 일이다. 실험을 하고 논문을 작성하는 일에 비하면 작성된 논문을 검토하고 출판하는 과정은 약소할 수 있다. 그러나 딴지일보의 글을 변명이 되는 것 마냥 그대로 조국 후보자가 자신의 페이스 북에 걸어놓는 것은 이들에게마저도 용서받기 힘든 일이다”고 했다.
임 회장은 대한병리학회지 폄하에 대해서도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병리학자들은 수술과정에서 떼어낸 사람의 세포 조직에 암을 비롯한 병이 있는지 아니면 정상 조직인지 임상적 최종 판정을 해주는 수술하는 외과 의사들에게 최종 판결을 해준다. 의학이란 복잡하고 고도의 전문성이 있고 사람의 생명을 좌우하는 학문에서 판사와 같은 존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병리학회는 우리나라에서 바로 이런 일을 하는 병리학자들이 모여서 만든 가장 권위있는 단체다. 이런 단체에서 발행하는 공식 논문을 폄하하는 것은 우리나라 의학 수준을 전반적으로 무시하는 처사이며 우리나라 의학수준을 못믿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수술 받아서는 안될 것이다. 믿지 못할 사람들이 암인지 정상조직인지 판정해 주는 수술을 어떻게 받겠는가”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법무장관 후보자라는 자가 이런 거짓 투성의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링크해 자신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과정의 첫 과정이 떳떳하다고 그 근거로 삼는 것은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는 작태이다. 부끄러움과 염치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오늘 당장 사퇴하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번 논란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는 2일 오후 3시 의협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조국 후보자의 의료계 폄하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