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는 26일 '경혈 두드러기'를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신의료기술평가 인정을 반대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NECA가 평가한 ‘감정자유기법(Emotional Freedom Techniques)’, 소위 ‘경혈 두드리기’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이하 “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신의료기술이라고 행정예고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신의료기술로 평가해온 의료행위 목록이 거의 800개에 이르고 있고, 보건복지부는 이를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평가결과’로 고시해 왔다.
이에 대해 의쟁투는 “의료는 의학에 기초한 근거중심 학문이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의료의 특성상 안전성과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검증이 필수적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NECA가 ‘경혈 두드리기’를 신의료기술로 평가했다는 것이 매우 개탄스럽다”고 했다.
의쟁투는 “PTSD는 정신건강의학 분야에서도 세분화된 영역에 포함되는 질환이고, 치료 및 통증완화 기술 또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다. 단지 경헐을 두드리는 것으로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의쟁투는 “물론 ‘경혈 두드리기’가 PTSD 환자의 특수한 상태나 심리적인 사유로 통증 완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NECA는 이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통해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면, 무분별한 사용을 막고 국민건강을 보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2015년에 NECA는 “감정자유기법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나, 선택된 문헌 대부분에서 사용대상이 의학적 혹은 임상적 특징이 결여돼있다. 연구자의 객관적 평가 없이 환자의 주관적인 설문 평가만으로 결과가 보고돼 증상 및 삶의 질 개선에 대한 타당한 근거로 보기 어렵다. 아직은 연구가 더 필요한 단계의 기술이라고 심의했다”고 결론내렸다.
의쟁투는 “지금은 어떤 근거로, ‘경혈 두드리기’가 심지어 PTSD 환자에게 유효하다고 판단했는지 밝히기 바란다”라며 "의협은 ‘경혈 두드리기’로 인해 야기될 우리나라 PTSD 환자 치료에 대한 혼란과 치료시기를 놓치는 환자들의 피해, 그리고 국민 의료비 낭비의 책임이 복지부와 NECA에 있다"고 지적했다.
의쟁투는 "지금이라도 복지부와 NECA는 ‘경혈 두드리기(감정자유기법, Emotional Freedom Techniques)’의 신의료기술 평가를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