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과 집행부 탄핵(불신임)을 위한 임시대의원총회를 놓고 개최 전부터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임시총회 개최 시기와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여부 등을 놓고 벌써부터 이견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의협 대의원회는 오는 15일로 예정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임총 개최 시기와 비대위 구성의 안건이 성립되는 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임총 개최를 주도한 대전광역시의사회 김영일 회장 등 일부 인사들은 모든 것을 운영위에서 결정하는 현재 임총 개최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즉, 대의원 동의서로 인해 임총개최 요구 조건이 성립됐다면 의장 주도로 지체없이 임총이 즉시 소집돼야 하지만, 추가적인 회의를 통해 이를 결정하는 것 자체가 명백한 정관 위반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의사협회 정관 제4장 대의원회 제17조 5항에 의하면 '임시총회의 소집요구가 있을 때에는 의장은 지체없이 이를 소집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김영일 회장은 "정관대로 임총 요구동의서 조건에 부합되면 즉시 의장은 임시총회를 소집해야 하는 것이 적합하다"며 "이를 다시 의장과 부의장 등 모임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하는 것은 정관을 어기는 행위다. 정관에 따르면 임총 개최 요구가 있다면 운영위 논의 없이 의장이 곧바로 임총을 소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임총 논의 안건 중 '비대위 설치'와 관련된 내용도 도마 위에 올라 있는 상태다.
대의원회는 그동안 비대위 설치가 구체적인 목표가 있을 때에만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즉, 이 같은 이유로 특정한 목적이 없는 이번 '비대위 설치 안'을 임총에서 논의할 수 있을지 여부를 운영위에서 논의하겠다는 게 대의원회 입장이다.
반면 김영일 회장은 이 부분도 정관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임총 소집 요구서 내 비대위의 활동목적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해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는 것이다.
의협 정관 대의원회 운영규정 제26조에 따르면 '의사들의 권익에 심대한 위해가 우려될 경우 또는 심대한 침해가 발생했을 경우에 의사들의 권익보호와 증진 및 권익회복을 위해 총회는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의결할 수 있다'고만 나와있다.
즉, 회원 권익에 위해가 있다면 비대위가 설치될 수 있고 구체적인 비대위 활동 목적과 운영 방안 등은 임총에서 논의될 수 있다는 게 김 회장 측 견해다.
김영일 회장은 "발의된 안건 내용에 대해 추가로 일부 자구 수정이나 보완자료를 요청할 수 있으나, 이것도 발의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원안 그대로 상정해서 전체 대의원들의 의견을 묻는것이 원칙"이라며 "모든 결정은 총회에서 의결권이 있는 대의원들이 직접 판단해 의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박성민 의장은 "관례 상 지금까지 임총 개최마다 대의원회 운영위가 세부사항을 결정해 왔다. 의장 개인이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는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운영위는 각 16개시도의사회 의장과 직역 대표가 포함돼 24명이나 된다. 어느 편으로 치우칠 수 없는 구조"라고 반박했다.
이어 박 의장은 "지금까진 원격의료나 간호법 등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다는 내용을 언급한 것 뿐"이라며 "비대위 관련 내용은 해석의 여지는 있다. 이번 비대위도 포괄적이지만 '의료현안'이라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