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은 이계영 정밀의학폐암센터장이 폐세척 액상생검으로 진단된 절제 가능 EGFR 유전자변이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유한양행 3세대 표적항암제 렉라자를 선행 치료하는 2상 임상연구를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임상연구는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 IND승인을 받아 지난달부터 개시됐다.
이는 폐암이 의심되는 120~150여명의 비흡연 혹은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이 교수가 개발한 폐암 진단법인 폐새척 액상생검을 시행, EGFR 유전자변이 폐암을 찾아내 렉라자를 9주 선행 치료 후 수술해 최종 병리 진단·병기를 확인하고 폐세척 액상생검의 조직 일치도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수술 후 최종 병기가 1기로 확인되면 치료를 종료하고 2, 3기 이상으로 확인되면 재발 방지를 위해 3년간 렉라자를 추가로 복용하며 추적 관찰한다.
폐세척 액상생검은 침습적 조직검사 기반의 현재 폐암 진단법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계영 교수가 개발했다. 기관지내시경을 통해 종양이 위치한 부위에 접근해 식염수로 세척하는 기관지폐포세척술(Bronchoalveolar lavage)을 시행하면 폐세척액을 얻을 수 있다.
이 센터장은 폐암 환자의 폐세척액에는 폐암·종양미세환경(Tumor microenvironment)에서 분비된 세포 성분과 세포밖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 혹은 엑소좀(Exosomes)과 같은 나노입자(nanoparticles)가 액상으로 존재하며, 분리한 세포밖소포체에 폐암세포에서 기원하는 EGFR 유전자변이 DNA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해 국제 저명학술지인 Molcecular Cancer(인용지수(IF)=15.302)에 발표한 바 있다.
EGFR 유전자변이 폐암은 국내 폐암의 30-40%를 차지한다. 비흡연, 여성, 동양인, 말초성 폐선암에서 호발하는데, 비흡연 혹은 여성에서 발견되는 폐암 중 65%에서 EGFR 유전자변이가 발견된다.
현재 조직검사 기반의 폐암 진단법은 병변의 크기와 위치가 위험하거나 간유리음영결절 등과 같은 경우는 조기 진단이 어렵고 수술적 절제 후에야 유전자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폐세척액상생검은 기존 방법으로는 조직검사가 불가능한 환자에게도 시행할 수 있으며 3,4기 폐암 환자에서 95% 이상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보인다는 사실이 입증돼 최근 국제학술지 캔서지(Cancers)지 (인용지수(IF)=6.32)에 게재됐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번 연구의 목적은 폐암세포를 침습적인 검사 방법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아도 폐세척액상생검을 통해 조직검사가 어려운 EGFR 변이 폐암 환자를 수술 전에 찾아내고 표적항암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또 부작용이 적은 3세대 표적항암제인 렉라자의 임상적용 분야가 이번 연구를 통해 조기 폐암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건국대병원 이계영 정밀의학폐암센터장은 "지난 20년간 다양한 표적항암제가 개발돼 치료 성적이 많이 향상됐다"며 "최근 수술로 완전 절제된 2, 3기 EGFR 유전자변이 폐암 환자에게 타그리소 표적항암제를 수술 후 3년간 투여한 결과 재발률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후 초기 폐암 치료에도 표적 항암제가 도입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명확한 학술적 임상적 근거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약제비로 인하여 많은 환자들이 아직 의료보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폐세척 액상생검으로 EGFR 유전자변이 폐암의 조기 진단율을 향상시키고 표적항암제 활용도를 확장해 보다 많은 환자를 완치시킬 수 있는 혁신적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