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진행되는 유럽 피부과학 및 성병 학회 연례학술대회(EADV 2021)가 막을 올린 가운데 최근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아토피피부염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새로운 임상연구 데이터가 다수 발표되며 향후 경쟁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토피피부염 치료를 위한 최초의 표적 생물학적 제제로 승인 받은 듀피젠트(Dupixent, 성분명 두필루맙)는 장기 유효성과 안전성을 앞세우고 있다.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린버크(Rinvoq, 성분명 우파다시티닙)는 직접비교 연구와 약물을 전환했을 때 효능 및 안전성을 보여주는 연장연구 최신 데이터로 무장했다.
이 외에도 ▲쿄와 기린(Kyowa Kirin)과 암젠(Amgen)이 공동 개발하고 있는 항-OX40 단클론항체 KHK4083/AMG 451 ▲화이자(Pfizer)의 JAK 억제제 아브로시티닙(abrocitinib) ▲레오파마(LEO Pharma)의 인터루킨-13(IL-13) 억제제 애드트랄자(Adtralza, 성분명 트랄로키누맙)가 학회 마지막날 최신임상연구(late breaking) 세션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사노피(Sanofi)와 리제네론(Regeneron)은 이번 EADV 기간 동안 아토피 피부염 관련 듀피젠트 데이터로 ▲장기 유효성 및 안전성 ▲환자의 삶의 질 ▲추가 유효성 및 안전성 분석 ▲리얼월드 분석 ▲환자 교육과 건강 관련 삶의 질, 질병 부담 등 크게 4가지 분야에서 총 20개 이상 초록을 발표한다.
인터루킨-4(IL-4)와 IL-13의 신호 전달을 표적해 조절하는 첫 생물학적 제제인 듀피젠트는 2017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중등도~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고, 국내에서도 2018년 시판 허가를 받아 출시했다. 올해 8월에는 중등도~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공개연장연구를 통해 최대 3년 동안 확인된 장기 안전성 데이터가 국내 제품설명서에도 추가됐다.
이번 학회에서는 중등도~중증 성인 환자에서 최대 172주간의 공개연장연구에서 확인한 장기 치료의 안전성과 2.5년 이상 추적관찰한 장기 효능 데이터와 함께 미국과 캐나다의 PROSE 레지스트리의 리얼월드 데이터를 이용해 최대 18개월간 듀피젠트로 치료받은 환자의 질병 중증도 및 삶의 질 개선 데이터 등을 공개했다.
애브비(AbbVie)의 린버크는 올해 8월 유럽위원회(EC)로부터 중등증~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대한 최초의 JAK 억제제로 승인을 받았으며, 미국 FDA에서 아토피피부염 적응증에 대해 시판 승인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는 린버크와 듀피젠트를 비교 평가한 3b상 일대일 연구인 Heads Up 연구에서 머리와 목, 몸통, 상지 및 하지 4가지 신체 부위에 초점을 맞춘 효능 분석 데이터와 함께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듀피젠트에서 린버크로 전환했을 때 효능 및 안전성 데이터를 보여주는 공개연장연구 최신 데이터도 소개했다.
8월 미국의학협회 피부과학저널(JAMA Dermatology)에 게재된 Heads Up의 24주 결과에 따르면 치료 16주차 린버크(30mg, 1일 1회) 단독요법이 듀피젠트(300mg, 2주1회) 단독요법 대비 깨끗한 피부로 개선 및 가려움증 감소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높게 나타났다. 16주차 가려움증의 조기 감소와 깨끗한 피부로 개선된 비율 등을 포함한 모든 주요 2차 평가변수에서도 린버크는 듀피젠트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더 높은 유효성을 입증했다.
레오파마의 애드트랄자는 아토피피부염 징후와 증상의 주요 원인인 IL-13 사이토카인에 특이적으로 결합하고 억제하는 것으로 승인된 최초의 고친화성(high affinity) 완전 인간 단클론항체로, 올해 6월 유럽에서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중추적 3상 모 시험(ECZTRA 1 및 2)의 전체 52주 및 ECZTEND 임상의 56주를 포함해 애드트랄자로 2년 치료를 받은 환자(n=345)의 장기 효능 결과를 공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2년간 애드트랄자 지속 치료 후 아토피피부염의 정도의 중증도가 계속해서 개선됐으며, 모 시험 베이스라인 대비 중앙값 92.7%의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 개선이 있었다. 가려움증 중등도 및 수면 방해를 포함해 환자가 보고한 결과의 개선 유지는 2년 차에도 입증됐다.
이어 마지막날 최신임상연구 세션에서는 4주마다 애드트랄자 투여했을 때 유지된 반응의 예측 변수를 평가한 사후 분석을 구두 발표한다.
화이자 아브로시티닙은 9월 9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반면 미국 FDA는 최근 JAK 억제제 계열 약물에 블랙박스 경고문을 추가할 것을 요구하고 나선데 이어 아브로시티닙도 안전성 데이터를 검토한다는 이유로 심시가간을 올해 4워로가 7월 두 차례나 연장했다.
이번 학회에서는 국소치료를 받은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아브로시티닙과 듀피젠트의 효능과 안전성을 직접 비교한 26주 무작위 연구 데이터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제 3상 단계에 들어섰음에도 눈길을 끄는 후보물질이 있다. 쿄와 기린과 암젠은 잠재적인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약물로 개발하고 있는 KHK4083/AMG 451이다. [관련기사=암젠, 교와기린과 12억 5000만 달러 규모 아토피 치료제 공동 개발 계약 체결]
이 후보물질은 교와 기린의 특허 받은 탈푸코실화(defucosylation) 기술로 설계돼 항체 의존성 세포 독성(ADCC) 활성을 증강시키며, 아토피피부염 발생에 중요한 활성화된 T 세포를 선택적으로 고갈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학술대회 마지막날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2상 임상연구결과를 공개한다.